
10월1일, 린쭝 수출자유구역에 들어서자 베트남 노동자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길게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베트남인 운전기사는 대만 업체가 운영하는 섬유공장에만 2만명 이상의 베트남 노동자가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끝없이 이어진 노동자의 행렬에서 중국에 이어 베트남이 새롭게 세계의 공장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얘기가 실감났다.
유진 크레베스는 린쭝 수출자유구역에 모두 세 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양식기를 제조하는 1공장과 2공장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고, 양식기 가운데서도 수요가 가장 많은 나이프 생산라인과 명품 브랜드 액세서리를 제조하는 3공장은 1, 2공장에서 50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3공장은 2008년에 인수했다.
양식기 종주국에서 인정한 품질

숟가락과 젓가락에 익숙한 한국 사람에게 양식기는 다소 생소할지 모른다. 서양 레스토랑에서 코스 요리를 먹을 때나 쓰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 그렇지만 서양인은 최소 하루 세 번 이상 사용하는 생활필수품이 바로 양식기다. 이 때문에 양식기의 주 수요처는 유럽과 미국 등 서구 음식 문화권이다. 양식기의 종주국 독일은 가장 큰 양식기 시장이다. 인구도 많고, 무엇보다 좋은 양식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독일의 고급 양식기 브랜드는 대부분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더블유엠에프(WMF)는 15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고, 쌍둥이칼로 친숙한 헹켈스는 28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유서 깊은 회사다. 두 회사 모두 독일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적 명성을 쌓은 이들 회사는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지 못하자, 자신들이 직접 생산한 것과 같은 수준의 최고급 제품을 생산해줄 회사를 찾았고, 유진 크레베스를 파트너로 택했다. 유진 크레베스가 생산하는 양식기는 곧 세계 최고라는 말과 동의어인 셈이다.
유진 크레베스는 연간 더블유엠에프에 1000만달러, 이케아에 800만달러, 헹켈스에 500만달러, 미국 레녹스에 150만달러어치의 양식기를 공급하고 있다. 단순히 주문자상표부착 방식인 OEM (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으로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수의 물량은 디자인과 제품을 자체 개발해 공급하는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제조자개발생산) 방식이다. 유진 크레베스의 제품 개발 능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