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너시스템즈는 인터넷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솔루션 ‘소프트스위치’를 제공하는 회사다. 인터넷전화기를 통해 사람과 사람이 원활히 소통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사물과 사물 간에도 소통이 가능하도록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새로운 세상을 펼쳐 보이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갖고 있다.
강용구 대표이사로부터 1시간30분가량 설명을 듣고 나서야 제너시스템즈가 만드는 제품과 기업 비전에 대해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아는 만큼 이해할 수밖에 없는 첨단기술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제너시스템즈의 대표적인 사업은 인터넷전화를 일반 가정이나 기업에 공급하는 통신사에 ‘소프트스위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소프트스위치란 패킷 기반의 음성과 영상, 데이터가 인터넷에서 원활히 전달될 수 있도록 제어해 인터넷전화와 각종 부가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인터넷전화의 핵심장비를 말한다.
소프트스위치
제너시스템즈는 인터넷전화 핵심 솔루션 ‘소프트스위치’를 만드는 회사다.
과거 전화국 교환기가 하던 역할을 인터넷전화망에서는 소프트스위치가 담당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달라진 점은 기존 전화기가 음성 신호만을 보낼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인터넷전화에서는 음성은 물론 영상과 사진, 데이터까지 한꺼번에 전송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9년 12월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인터넷전화 가입자 수는 6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한 해 동안 300만명의 가입자가 증가했고, 올해에도 300만명가량 사용자가 늘 것으로 예상돼 올 연말쯤이면 인터넷전화 사용자 1000만명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통신업계에서는 5년 내에 인터넷이 연결된 가입자라면 누구나 인터넷전화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너시스템즈는 통신사업자가 가정이나 기업을 대상으로 인터넷전화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하는 핵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070 인터넷전화를 보급하는 8개 기간 통신사업자 가운데 7개 사업자의 기간망을 구축하는 데 제너시스템즈의 솔루션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강용구 대표는 “소프트스위치가 대표적인 제품이지만, 여기서 파생된 제품이 20여 가지에 달한다”며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해 더 많은 부가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초고속 인터넷이 전국에 깔리고 인터넷전화가 보급되면서 예전에 없던 융합 서비스가 구현되고 있다. 과거 전화기는 통화를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됐다면, 인터넷전화로는 영상통화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강 대표의 설명을 잠시 들어보자.
“새로운 융합 서비스를 통해 인터넷전화는 사람과 사람 간 대화는 물론, 기계와 기계 간에도 소통의 툴 기능을 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죠. 우리나라 각지에는 교통 흐름을 관찰하는 CCTV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CCTV에 각각 제어 솔루션을 설치해서 인터넷과 결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묵묵히 자기 구역의 영상을 촬영하고 기록하던 CCTV들이 서로 ‘통신’이란 것을 합니다. 서울에 있는 CCTV로 멀리 떨어진 부산이나 제주도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이건 마치 집에 있던 데스크톱 컴퓨터들이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면서 통신을 하게 된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기업용 교환기 역시 제너시스템즈의 주력 제품이다.
인터넷전화에 사용되는 소프트스위치 외에 제너시스템즈는 스마트폰에서 인터넷전화를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제공하고 있다. 이른바 모바일 인터넷전화가 상용화되는 데에도 제너시스템즈의 기술이 일익을 담당하는 셈이다.
유무선통합 솔루션
기업용 교환기 역시 제너시스템즈의 주력 제품이다. 기업용 교환기는 외부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내선번호를 통해 기업 내 각 전화기에 연결해주는 아날로그 교환기를 인터넷전화 방식으로 진화시킨 것으로, 내선번호를 통해 유선전화기는 물론 무선전화기까지 통합해 사용할 수 있다.
제너시스템즈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민연금공단과 기상청, 대법원, 한국농어촌공사, 정보보호진흥원 등 공공기관은 물론 파주시청과 성남시 수정구청 등 전국 주요 지자체 50여 곳과 GS건설, 하나투어, 흥국생명 등 기업 및 금융기관, 학교 300여 곳에 인터넷전화 방식의 기업용 교환기를 구축했다. 특히 올해 들어 제너시스템즈는 유무선통합서비스와 모바일오피스, 지능형 감시 솔루션을 결합해 공공기관에 필요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너시스템즈가 제공하는 유무선통합솔루션(FMC·Fixed Mobile Conver-gence)은 사무실에서는 무선 WiFi를 통해 사내 인터넷전화를 이용하고, 외부에서는 개인 휴대전화로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메신저와 e메일 등 기업의 통신애플리케이션과 연동이 가능하다.
이 같은 FMC 솔루션은 출시 이후 KT와 SKT, LG U+ 등 국내 이동통신사의 스마트폰 단말기에 Win Mobile, Android OS 버전으로 각각 공급되고 있다.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3월에는 세계적인 휴대전화 제조사인 모토로라와 ‘FMC 클라이언트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제너시스템즈 관계자는 “지난 1월, KT와 함께 서울도시철도공사 유무선통합서비스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이후 공공기관과 기업 등에서 FMC 도입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FMC 솔루션 사업이 올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강 대표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전화가 결합되면 그동안 보이지 않아 통제하기 어려웠던 지역까지 커버할 수 있게 된다”며 “지하철공사에서 선로를 수선할 때 과거에는 작업자가 현장을 다녀와 보고한 뒤 다시 작업하러 들어가야 했다면, 이제는 현장에서 전문가에게 영상을 전송해 함께 상황을 파악한 뒤 곧바로 지시를 받아 필요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 유무선통합서비스를 활용하면 그만큼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현재 출시된 자동제어시스템의 IQ는 70정도”라며 “점차 지능을 높여나가면 자동제어할 수 있는 분야가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너시스템즈는 앞으로 각국 대형 통신사업자가 차세대 공중통신망으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통합 IMS(IP Multimedia Subsystem) 플랫폼’을 9월에 출시하고, CCTV 카메라에 IP를 연결해 영상감시제어는 물론 다자간 영상전화가 가능한 지능형 감시솔루션 ‘IP Surveillance 솔루션’을 10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차별화 경영전략
인재 집합소 제너시스템즈는 탁월한 기술력을 자랑한다.
통신장비는 다른 제품에 비해 특별히 요구되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실시간으로 통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속도’의 문제를 만족시켜야 한다. 전화를 걸어 ‘여보세요’ 했는데, 상대방이 1~2초 후에야 답변한다면 통화하고 싶을까. 더군다나 성격 급하기로는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한국 사람들인데…. 두 번째로는 안정성이다.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쉼 없이 살아 있어야 하는 장비가 바로 통신장비다. 가입자가 증가하는 것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확장성도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통신장비는 까다로운 심사와 검증 과정을 거쳐 채택된다. 제너시스템즈가 국내에서 사용되는 인터넷전화 가운데 70% 이상의 제품에 핵심 솔루션을 제공했다는 사실은 그 기술력이 어떠한 수준에 이르렀는지를 방증한다.
강 대표는 “고객의 요구사항에 대해 완벽하게 대응하는 데 역점을 두면서도 표준기술의 성숙도와 사업의 진화라는 관점까지 함께 고려해 적기에 완성도 높은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밖에도 제너시스템즈는 한발 앞서 고객에게 최상의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기술 선도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창업 초기부터 연구개발 부서와는 독립된 별도의 조직을 운영, 엄격한 내부 품질 통제를 실시하고 있다.
막 창업한 2000년, 10명으로 시작한 제너시스템즈는 10년이 지난 현재 식구가 300명으로 늘었다. 매출 규모에 비해 인원이 많지 않으냐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강 대표는 사람에 대한 투자야말로 곧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을 만큼 사람에 대한 욕심이 많은 편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만드는 제품이 주로 솔루션인데, 그 제품을 연구해서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사람이거든요. 그러니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늦출 수가 없어요.”
해외 의존도가 높은 IT분야에서 자체 기술력으로 무장해 해외시장에까지 진출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기술력을 갖춰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사람에 대해 욕심을 내고 투자를 아끼지 않은 강 대표의 의지는 한발 앞선 제품 출시를 통해 한발 앞서 세계 시장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과 맥이 닿아 있다. 강 대표의 사람에 대한 욕심 덕이었을까. 제너시스템즈는 탁월한 기술력을 자랑한다. 이미 등록한 특허가 59건이나 되고, 특허를 출원해놓은 기술도 32건에 달한다.
2000년 창업 당시 제너시스템즈의 목표는 “사람과 기술을 통해 망과 서비스를 통합하는 것”이었다. 10년이 지난 2010년 현재 인터넷전화가 활성화되면서 그 목표는 어느 정도 현실화되고 있다. 그러나 강 대표의 비전은 한걸음 더 나아가 있다. M2M(Machine to Machine), 즉 사람과 사람의 소통에 그치지 않고, 사물과 사물끼리도 서로 원활히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툴(Tool)이 갖춰져 있어야 합니다. 툴이 없다면 소통 자체가 불가능하니까요. 데이터나 음성, 사진과 영상 등 이 모든 것이 소통하기 적합한 툴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비전이자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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