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푸드트럭 단장 후 월 매출 20% 성장
동네 카페가 버틴 시간, 금융이 만든 ‘숨구멍’
“코로나19 때 KB금융 없었으면 진즉 문 닫았죠”
‘KB착한푸드트럭·KB마음가게’는 삶 지켜주는 금융 동행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서울쉬퐁’에서 강석 대표가 고객 주문을 받으며 응대하고 있다. 조영철 기자
그 옆으로 행정안전부 주관 사업으로 서울시와 동대문구가 지정·운영하는 ‘착한가격업소’, 파란색 ‘착한가격’ 인증 패널, KB금융이 설치한 홍보 모니터가 여기저기 설치돼 있다. 홍보 모니터 화면 속에서는 이 가게의 주인장 강석(41) 대표가 커피를 내리고 케이크를 굽는 영상이 반복해서 상영된다. 손님이 없는 시간 평일 오전 한산한 때 카운터 안에 서 있던 강 대표가 모니터를 흘끗 쳐다보고는 씩 웃는다.

경기도 하남시 아파트 단지에서 ‘맛디아’ 정항진·편미숙 대표가 닭강정을 조리하며 고객 주문에 응대하고 있다. 조영철 기자
위기의 동네 카페 살린 작은 금융 버팀목
“코로나19 당시에는 매달 마이너스 300만~400만 원을 기록했어요. 그때 KB금융의 대출 지원이 없었다면 이 가게는 진즉 문 닫았을 거예요.”‘서울쉬퐁’은 애초 ‘아빠 셋이 모여 만든 유기농 디저트 카페’로 출발했다. 시간이 지나며 두 명은 각자의 사정으로 빠져나갔고, 강 대표 혼자 가게를 지켜왔다. 코로나19 팬테믹이 확산되자 매출은 곤두박질쳤다. 거리두기 기간 내내 가게는 손님보다 한숨이 더 자주 드나드는 공간이었다. 그 와중에도 그는 가격을 크게 올리지 못했다. 동네 주민들이 주로 찾는 가게에서 빵값과 커피값을 급하게 인상하는 건 마음이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우연히 알게 된 것이 KB금융의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 이른바 ‘KB마음가게 캠페인’이었다. 강 대표가 국가유공자 집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KB금융 측이 “생활안정자금 대출이 있다”며 상품을 소개했다. 강 대표는 KB국민은행 ‘나라사랑대출’과 연계된 생활안정 대출 300만 원을 두 차례 지원받은 데 이어 사업자금 2000만 원을 한 번 더 지원받았다. 그는 “그때는 정말 숨 쉴 구멍이 하나 생긴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단지 대출만 해준 것이 아니었다. 카페 한켠에 설치된 홍보 모니터를 통해 강 대표와 가게의 이야기를 담은 1분 남짓 영상을 제작해 줬다. 영상은 KB금융그룹 공식 유튜브 채널과 서울 시내 60여 곳 마음가게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함께 송출된다. 강 대표는 “은행이 우리 같은 가게의 이름을 한 번 더 불러준다는 것 자체가 심적으로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고 주변 경쟁 점포 몇 곳은 결국 문을 닫았다. 정리되는 가게가 늘어날수록 ‘서울쉬퐁’의 역할은 자연스레 커졌다. 동네 주민들이 “여긴 아직 버티고 있다” “국가유공자 집안에서 정직하게 장사한다”고 서로 입소문을 냈다. 강 대표는 “매출이 기적처럼 갑자기 늘어난 건 아니지만 위기 때 버텼기에 고객들이 우리 가게를 찾아준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여전히 힘들지만 영업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KB금융의 지원이 만들어준 가장 큰 결과”라고 말했다.
카페 입구 밖으로 나오자 평일 낮의 조용한 골목이 눈에 들어온다. 이 골목의 공기를 지켜낸 것은 케이크나 커피만이 아니라 그 뒤에 서 있는 한 사람과 그를 버티게 한 금융의 뒷받침이었다.
APEC에서 뜨거운 반응, 노란 푸드트럭의 반전
단풍이 짙어가던 가을 오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 도로 한쪽에 노란 푸드트럭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광판에는 귀여운 닭 캐릭터와 함께 ‘최고의 닭강정’이라는 문구가 번쩍인다. 트럭 상단에는 큼지막한 영문 상호가 박혀 있다. ‘Matdia, Sweet & Crispy Korean Chicken’. 바로 ‘맛디아’ 닭강정 푸드트럭이다.노란 모자와 앞치마를 두른 부부 정항진(69) 대표와 편미숙(64) 대표가 분주히 움직인다. 트럭 한켠에는 ‘APEC 참가자들, 한국 치킨과 K-푸드에 열광하다’라는 문구와 함께 국제회의장에서 찍은 사진이 붙어 있다. 노란 푸드트럭 앞에서 각국 대표단 외국인 인사들과 주먹을 맞대고 브이(V) 포즈를 취한 장면이다. 정 사장은 주문이 밀려드는 와중에도 웃으며 말했다.
“요즘은 저 사진 보고 ‘여기가 그 APEC에 나온 푸드트럭이냐’고 물어보는 분이 많아요. 손님들이랑 얘기할 거리가 하나 더 생긴 셈이죠.”
부부의 장사는 원래 순두붓집에서 시작됐다. 작은 식당 하나를 꾸려 수십 년을 버텼지만 정 대표의 어깨 건강이 나빠지면서 ‘다른 일을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가게를 아들에게 넘기고 2017년 푸드트럭 닭강정 영업을 시작했다. 문제는 장비였다. 기름 온도는 늘 들쭉날쭉했고 낡은 튀김기는 사용하기에 불편했다. 환기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여름이면 트럭 내부는 찜통이 됐다.
그러던 중 2024년 가을 KB금융의 ‘KB착한푸드트럭’ 프로그램 공고를 접했다. 청년과 시니어 등 소자본 창업자가 많은 푸드트럭 사업자를 대상으로 영업 환경 개선과 판로 확대를 돕는다는 내용이었다. 부부는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서를 냈고, 60명의 지원 대상자 가운데 한 팀으로 선정됐다.
장비·대출·행사로 이어진 KB 소상공인 동행 모델
이후 ‘맛디아’ 푸드트럭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외관은 KB금융의 시그니처 색인 회색과 노란색으로 새 단장했고, 상단에는 “This food truck is powered by KB Financial Group to support local small business owners”라는 문구가 붙었다. 내부에는 최신형 튀김기와 온도조절장치, 환기 시스템까지 갖추게 됐다. 기자가 취재 현장에서 본 튀김기는 일정 온도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알려주고 기름이 일정 수준 이상 식지 않도록 제어한다. 정 사장은 “같은 온도에서 일정한 시간만큼 닭을 튀기니까 바삭하고 담백해 맛있을 수밖에 없다”며 “덕분에 닭강정 맛이 더 안정적으로 나와 손님들의 재구매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말했다.실제 매출도 달라졌다. KB착한푸드트럭 사업에 선정된 이후 새 디자인과 장비로 영업을 시작한 지 1년 남짓. 부부는 월 매출이 이전보다 증가했다고 말한다. 편 사장은 “월 매출 평균을 내면 20% 이상은 확실히 늘었다”며 “트럭이 깔끔해지니까 아이 손잡고 오는 손님이 많아졌고, 동네 아파트 단지에서도 ‘요즘 푸드트럭 중에 제일 믿음 간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자랑했다.
‘맛디아’라는 상호에는 사연이 있다. 부부는 성경 속 인물 ‘맛디아’에서 상호를 따왔다. 죽은 가룟 유다를 대신해 제비를 뽑아 사도로 선택된 인물로, 두드러진 인물은 아니었지만 결국 택함을 받은 존재라는 상징에 끌렸다. 편 사장은 “묵묵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KB금융에서 우리 푸드트럭을 골라줘서 참 신기했다”고 말했다.
그 ‘기회’가 극적으로 드러난 현장이 바로 지난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상북도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이다. KB금융은 이 행사에서 ‘KB 푸드트럭 파크’를 운영하며 ‘KB착한푸드트럭’ 사장들이 운영하는 8대의 트럭을 행사장으로 초청했다. 떡볶이, 순대, 어묵, 붕어빵, 닭강정 등 한국식 분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자리였다. KB는 하루 판매 예상 분량만큼 금액을 지원하고, 푸드트럭 사장들은 매출 걱정 없이 자신의 음식을 마음껏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한 고객들에게 나눠줄 수 있었다.
그중 큰 반응을 얻은 곳이 ‘맛디아’였다. 프라이드, 양념, 바비큐 등 세 가지 맛의 닭강정을 한 컵에 2~3조각씩 담아 나눠줬다. 호주에서 왔다는 한 참가자는 “한국 치킨이 맛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여기 와서 처음 먹어보니 소문대로 정말 맛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 스마트팜을 공부하러 온 유학생 봉사자는 “양념 맛이 제일 인기 많다”며 “하루 종일 닭강정 냄새만 맡아도 배가 고프다”고 웃었다.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2024 APEC CEO 서밋’의 ‘KB 푸드트럭 파크’ 행사에서 ‘맛디아’ 정항진 대표가 외국인 참가자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장항진 대표
동네 장사에서 국가 행사까지, 소상공인의 무대 넓어지다
정 사장은 그날을 떠올리며 “외국 손님들이 ‘Very crispy! Amazing!’을 연발하며 엄지를 치켜드는데, 그 표정을 보고 있으면 다리가 아픈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양손에 닭강정 집게를 든 채 각국 대표들과 주먹을 맞대고 손가락 하트를 만들고 브이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이어지는 그의 말이다.“푸드트럭을 하면서 국제회의에 초대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우리 같은 영세 사업자가 국가 행사장에 서게 된 건 KB금융이 뒤에서 밀어준 덕분이죠. 그날 이후로 손님들에게도 ‘우리 닭강정이 APEC에서 인정받았다’고 자신 있게 말하게 됐어요.”
KB금융의 소상공인 지원은 대출이나 일회성 기부로 끝나지 않는다. ‘KB착한푸드트럭’은 영업 환경 개선과 장비 교체뿐 아니라 사회봉사 현장, 재난·재해 지역, APEC 같은 국가 행사에 소상공인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판로를 넓혀주는 프로그램이다. ‘KB마음가게 캠페인’ 역시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에도 착한 가격을 지키는 동네 식당과 카페를 대상으로 지원금과 매장 스토리를 담은 홍보 영상을 제공하고, 전국 537곳의 매장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용 홈페이지 ‘KB마음가게’도 운영한다. 상호·업종·대표 메뉴·연락처·위치를 한눈에 볼 수 있고, KB금융그룹 공식 유튜브에 올라온 130여 편의 마음가게 영상도 바로 연결된다. ‘할머니 토스트’ 사연처럼 인공지능(AI) 기술로 돌아가신 시어머니를 재현해 사장님의 눈물을 자아냈던 영상도 이 프로젝트의 일부다. KB금융은 이러한 지원을 바탕으로 소상공인과 고객,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선순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대출과 장비 지원, 홍보 영상과 행사 참여 기회 제공은 숫자로만 보면 그 규모는 크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지원을 받은 사람들의 삶에서는 분명한 변화가 생겼다. ‘서울쉬퐁’은 코로나19 사태를 버텨낸 끝에 동네 주민들의 ‘단골 카페’가 됐고, ‘맛디아’는 새 장비와 디자인, APEC 행사 참여를 계기로 월 매출을 20% 이상 끌어올린 푸드트럭이 됐다. KB금융의 ‘작은 도움’은 그렇게 오늘도 누군가의 노란 앞치마와 동네 카페 진열장 안에서 조용히 작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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