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양 광둥성 당 서기.
시진핑(習近平)-리커창(李克强) 쌍두마차 시대로 예상되는 중국 차세대 지도부는 후진타오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 등 현 지도부 2인과 장쩌민(江澤民) 전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후 주석 및 원 총리와 더불어 제4세대 지도부의 ‘핵심 3인방(트로이카 체제)’ 중 한 명으로 불리던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 등 4명이 사실상 결정한다. 비록 사전에 전·현직 고위지도자가 베이다이허(北戴河)에 모두 모여 협의를 하지만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사람은 바로 이들 4명이다.
차기 후계자 등 지도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1세대 지도부 핵심인 마오쩌둥(毛澤東)은 다른 사람과 상의하지 않고 혼자 결정했다. 스스로 2세대 지도부 핵심이라고 말한 덩샤오핑(鄧小平)은 후계자를 포함한 중국의 차세대 최고지도부를 결정하면서 주위 사람과 상의를 하긴 했지만 결국 자신의 의중대로 했다. 하지만 장 전 주석이나 후 주석은 마오나 덩과 같은 카리스마를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제5세대 지도부는 제3세대 지도부의 핵심인 장 전 주석과 제4세대 지도부의 ‘권력 3인방’이 치열한 물밑 협상과 타협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제18기 지도부, 즉 중국의 차세대 지도부가 출범할 날이 2년도 채 남지 않았지만 18기 중앙정치국의 상무위원이 몇 명이 될지, 누가 이 안에 들어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최종 목적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는 여전히 안개에 싸여 있고, 이곳까지 다다르는 길목엔 아직도 변수가 더 많은 셈이다. 따라서 앞으로 남은 2년간 18차 당 대회가 열릴 때까지 중국 정계는 어느 때보다도 더 치열한 권력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누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유력할지 대략 추정해볼 수는 있다. 우선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수는 9명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16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부터 상무위원 수는 9명이었다. 17차 당 대회를 앞두고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수가 15기처럼 7명으로 다시 줄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으나 17기에도 그 수는 변하지 않았다. 따라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18기에도 상무위원 수는 달라지지 않을 듯하다.
2012년 출범할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아홉 자리 중 두 자리는 현 상무위원인 시진핑 국가부주석과 리커창 부총리가 차지할 것이다. 이들은 18기는 물론 19기에서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서 2022년까지 중국을 이끌어갈 가능성이 높다.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에 무려 15년간 앉아 있게 되는 셈이다.
제4세대 최고지도부의 최고권력자가 된 후 주석은 1992년에 정치국 상무위원이 됐다. 따라서 후 주석은 이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서 18년을 근무했다. 앞으로 2년이 더 남았으니 그의 상무위원 재직기간은 20년이 될 전망이다. 권력서열 2위인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각각 10년간인 정치국 위원과 정치국 상무위원을 역임할 예정이다. 1992년 후진타오와 우방궈에 각각 한 끗발씩 밀려 정치국 후보위원에 그친 원 총리는 5년 뒤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한 데 이어 2002년엔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됐다.
18기 상무위원 유력
17차 당 대회 직전 시진핑, 리커창과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며 ‘4대천왕(天王)’으로 불리던 리위안차오(李源潮) 당 중앙조직부장과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시 서기도 18차 당 대회 직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올라갈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이들 4인방과 함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람은 왕양(汪洋) 광둥(廣東)성 서기와 왕치산(王岐山) 부총리다. 이들은 경력이나 배경 등에서 ‘4대천왕’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막상막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언제든 선두다툼에 가세할 수 있는 강자다. 전문가와 중화권 언론들은 이들 6명을 ‘육호(六虎)’, 즉 6마리의 호랑이라고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