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호

호르무즈 해협 완전 개방? “갈 길이 멀다”

10개 조항 중 ‘軍과 조율’ ‘기술적 제약’이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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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26-04-08 1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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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해협 완전한 개방에 이란 동의”

    • 이란 외무장관 “軍과 조율” 등이 전제 조건

    • 외교 전문가 “호르무즈 개방은 이란 최후 카드, 쉽게 포기 않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7일(현지시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2주간의 휴전안을 수용한다”고 밝혔지만 중동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란이 해협을 조건 없이 개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국 모두 2주간 휴전에는 동의했으나 해협 개방에 대한 시각차가 커 종전 합의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군과의 조율’ ‘기술적 제약 고려’ 등 해협 개방 조건

    트럼프 대통령은 4월 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며 즉각적이고 안전한 개방에 동의한다는 조건 아래, 2주간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며 “이는 양측 모두에 적용되는 휴전”이라고 밝혔다. 이어 휴전 결정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가 이미 모든 군사적 목표를 초과 달성했으며, 이란의 장기적 평화 및 중동 평화을 위한 최종 합의에 매우 근접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같은 날 X(구 트위터)를 통해 “이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중단된다면 이란 무장군은 방어 작전을 중단할 것”이라며 “2주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안전한 통항은 ‘이란 무장군(軍)과의 조율’ ‘기술적 제약에 대한 충분한 고려’를 전제로 가능할 것”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4월 7일(현지시간) X(구 트위터)에 공개한 이란 외교부의 성명. 호르무즈 해협 항행에 관해서는 “이란 무장군과의 조율, 기술적 제약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명시돼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4월 7일(현지시간) X(구 트위터)에 공개한 이란 외교부의 성명. 호르무즈 해협 항행에 관해서는 “이란 무장군과의 조율, 기술적 제약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명시돼 있다.

    이란 최고 국가안보회의도 성명을 내고 이란이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국가안보회의는 “적은 이란 국민을 상대로 벌인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전쟁에서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이고 참혹한 패배를 당했다”면서 자신들이 요구한 10개 조항을 미국이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성명에는 “해당 조항은 이란군의 조정하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것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들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이란이 독보적인 경제적‧지정학적 지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협상 중에도 손은 항상 방아쇠 위에 있으며, 적의 작은 도발에도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란이 밝힌 10개 조항은 △원칙적으로 미국의 비침략 보장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유지 △우라늄 농축 인정 △이란에 대한 모든 주요 제재 해제 △이란 기관과 거래하는 외국 기관에 대한 모든 2차 제재 철폐 △이란을 겨냥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 종료 △이란 핵 프로그램에 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결의안 종료 △역내 모든 미군 전투부대 기지 철수 △친이란 저항 세력에 대한 전쟁 종료 △이란에 전쟁 피해 보상금 지급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중동 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확신과는 달리 “이란의 발언을 분석하면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 개방되기까지 갈 길이 멀어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이란 등 중동지역에서 외교관으로 일한 전직 외교부 관계자는 7일 ‘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이란의 유일한 협상카드인데 이를 2주간 휴전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 측 발표에서도 ‘군과의 조율’ ‘기술적 제약에 대한 고려’를 언급한 것을 보면 해협 개방 방식을 두고도 미국과의 협상의 여지를 열어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외교계 관계자도 “이란 측 발표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겠다는 내용은 없다”면서 “이란이 이번 공격으로 주요 산업 시설의 타격이 큰 만큼 호르무즈 해협을 열어주더라도 통행료를 받는 등의 다양한 조건을 통해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려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국가안보회의는 오는 10일부터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시작되는 미국과의 협상이 최대 15일간 진행될 예정이며, 상호 합의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것이 종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10개 조항의 세부 사항이 최종 확정될 때만 전쟁 종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美 -이란, 종전 ‘세부 사항’ 합의가 관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의 일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며 즉각적이고 안전한 개방에 동의한다는 조건 아래, 2주간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는 내용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의 일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며 즉각적이고 안전한 개방에 동의한다는 조건 아래, 2주간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는 내용이 있다.

    양측이 이란의 10개 조항 종전안에 대해 어떻게 합의하기로 했는지에 대해 미국 정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이란으로부터 10개 항목을 제안받았다. 이는 협상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기반이라고 믿는다”며 “과거 논쟁의 대상이 된 거의 모든 사항에 대해 미국과 이란은 합의에 도달했고, 2주의 기간을 두면 합의를 확정하고 성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 당국자들도 이번 휴전이 모즈타바 하메네이 신임 최고지도자의 승인을 받았다고 한 만큼 향후 합의 과정에서 양국 수장이 세부 사항을 놓고 어느 선에서 합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NYT는 이란 당국자 3명의 발언을 인용해 이란이 파키스탄의 중재 노력과 주요 동맹국인 중국의 막판 개입 끝에 휴전 제안을 수용했다고 전했고, 중국도 이란에 유연한 태도와 긴장 완화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준 기자

    박세준 기자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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