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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 ‘우회전’한 안병직 뉴라이트재단 이사장

“‘통일’은 국민 속이는 말, 盧와 DJ는 대선 새판 짜려 한다”

극적 ‘우회전’한 안병직 뉴라이트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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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J 방북, ‘돈 좀 가져와 골짜기에서 놀다 가라’는 것
  • 남북공조 폐기하고 한미일 동맹으로 선진화 힘써야
  • 학생운동은 1987년 6·29선언으로 제 역할을 다해
  • 노 대통령 주위엔 일할 만한 사람이 없다
  • 일제시대에도 조선 경제는 성장했다
  • 운동권세력, 권력은 창출했지만 지식은 창출 못해
극적 ‘우회전’한 안병직 뉴라이트재단 이사장
봄비치고는 꽤 성깔 있게 쏟아지던 토요일 오후, 안병직(安秉直·70) 서울대 명예교수가 머물고 있는 과천의 아파트를 찾았다. 울창한 나무숲에 에워싸인 오래된 저층 아파트는 안 교수가 일본으로 떠나기 전까지 거주하던 집. 2001년 서울대에서 정년퇴직한 후 일본 후쿠이(福井) 대학 초빙교수로 지내온 그는 큰 뜻을 품고 옛 둥지로 돌아왔다.

‘신동아’는 당초 안 교수에게 기고를 부탁했다. 지난 4월26일 발족한 뉴라이트재단 이사장을 맡은 그는 1960∼70년대 ‘골수 사회주의자’로 학생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런 그가 1980년대 중반, 사상 전환을 한 데 이어 일흔의 나이에 뉴라이트 운동의 선봉에 서서 ‘민족주의적 자주노선에 대항하는 국제협력노선 추구’를 천명하게 된 일련의 과정을 직접 기술해주기를 바랐던 것.

그러나 그는 수술을 받은 뒤라 글을 쓰기 어렵다며 고사했다. 4월초 척추 협착증 수술을 받은 그는 글을 쓰는 대신 식탁 의자에 꼿꼿한 자세로 앉아 인터뷰에 응했다. 1965년부터 40년 넘게 강단에 선 노(老)교수는 4시간 동안 쉼 없이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들려줬다.

-일본 생활은 완전히 정리하신 겁니까.

“정년이 내년 3월이에요. 한국에서 벌인 일도 있고, 척추수술까지 받게 돼서 학교에 퇴직 처리를 해달라고 했는데 일단 경과를 보자고 합니다.”



-일본에선 어떤 강의를 하셨습니까.

“동아시아 경제사죠. 학부 과목명은 동아시아 경제사, 대학원 과목명은 동아시아 비교 경제 사회론인데, 내용은 마찬가지예요. 중국, 일본, 한국의 경제성장사 비교 연구죠.”

학문 종착점은 ‘동아시아 성장사’

안 교수는 “내 학문의 종착점이 왜 동아시아 비교 경제성장사인가 하는 게 중요하다”며 자신의 역사인식 방법론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한참을 설명했다.

안 교수의 전공은 한국 근대경제사, 그중에서도 일제 강점기 경제사다. 1965년 서울대 경제학과 전임강사로 임용된 그는 강의를 위해 조선 후기부터 현대까지의 한국 경제사를 연구했다. 한국 근대사의 흐름을 어떤 시각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선행 연구가 없었던 터라 서구자본주의 발달사를 기준으로 놓고 한국 경제사를 보는 방식이었다. 안 교수뿐 아니라 당시 한국과 일본 경제사 연구자 대부분이 그러했다. 자본주의가 제대로 발달하려면 영국의 자생적인 자본주의 발달사와 과정이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알려진 대로 영국은 16세기 중반에 태동한 자본주의가 18세기 후반∼19세기 초반에 걸쳐 본격적으로 성립했다. 자본주의 맹아로부터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을 거쳐 초기 자본주의→산업자본주의→독점자본주의→국가독점자본주의로 진행되는 게 자본주의 발달사의 통설. 그런데 한국이나 일본, 중국의 경제사는 그러한 통설에 들어맞지 않았다.

일본 경제사 연구의 주류인 강좌파(講座派)에선 서구 자본주의 발달사에서 왜곡된 일본의 경제사를 ‘반봉건적 자본주의’라고 규정했다. 메이지유신은 시민혁명이 아니며, 일본 농촌에서는 여전히 반봉건적인 경제 행태가 지속되고 있고, 도시 일부에서 나타나는 자본주의적 경제 범주의 발전도 반봉건적 관계 위에 떠 있는 하나의 성에 불과하다는 것. 이러한 강좌파 이론을 이어받은 오스카 히사오(大塚久雄)는 한국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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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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