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별명은 ‘독종’이다. 근성으로 똘똘 뭉친 데다 남보다 두 배 이상 노력하는 스타일이라 붙은 닉네임이다. 1992년 성남고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한 박종호는 원래 오른손을 쓰는 타율 2할대의 평범한 내야수로 공격보다는 수비 전문 선수였다. 그러나 전 LG 김용달 타격코치(현 현대 코치)의 권유에 따라 스위치 타자로 변신한 뒤 기량이 급성장, 유지현 송구홍 등과 함께 막강 LG 내야진의 대들보가 되었다.
메이저 리그에서는 스위치 타자가 보편화돼 있지만 국내에선 장원진(두산) 최기문(롯데) 등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박종호는 특유의 끈기로 국내에서 가장 완벽하게 스위치 타격을 소화하는 선수로 도약했다. 1998년 현대로 이적한 후, 이듬해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생애 처음으로 3할 타율(0.301)을 기록하더니 2000년에는 타격왕(0.340)에 올랐다. 2003시즌을 마친 뒤에는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삼성과 4년간 22억원에 계약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재능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노력만 하면 얼마든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박종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