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호주의 대표적 미술관 중 하나인 COFA 갤러리에서 6월말부터 20여 일간 ‘노혜신 도예전시회’를 열어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한국인 최초로 이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연 그는 전시 작품 대부분이 판매될 정도로 주목할 성과를 거뒀다.
그의 작품은 심미성을 근간으로 하면서도 도예품 특유의 기능성을 갖춰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노 교수의 작업 스타일 또한 호주인들에게 커다란 감명을 줬다. 그의 작업실이 자리잡은 곳은, 200년 전 영국에서 유배된 죄수들이 지은 감옥을 변형한 국립예술학교. 그는 눈만 뜨면 사암을 쪼아야 했던 죄수들의 비극적 삶을 떠올리면서, 1년 내내 작업실에 스스로를 가두고 호주의 흙에 한국의 예술혼을 불어넣었다.
국립예술학교 머렌 에슨 교수(도예과)는 호주의 미술 계간지 ‘세라믹스’에 “죄수들이 축조한 평화로운 캠퍼스가 과거의 혼을 작품에 투영시키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전개하도록 만들었다. 노혜신의 호주작업 1년이 향후 작품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겠다”고 썼다.
그는 최근 공관을 이전한 시드니 주재 대한민국총영사관이 공관 내에 문화공간을 꾸민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신의 대표작 한 점을 기증해 교민들에게도 기쁨을 안겼다. 노 교수는 “우리의 섬세하고 철저한 조형능력을 새로운 문화적 환경 속에서 표현할 수 있었음을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감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