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꿀 와인’ 미드는 오래전 유럽 전역에서 널리 음용되다가, 인구가 증가하고 상대적으로 벌꿀 공급이 줄면서 가격 상승이 불가피했다.
- 이 때문에 포도가 잘 자라 저렴한 가격으로 포도주를 만들 수 있는 지중해 지역에서는 점차 인기가 떨어졌지만, 포도 재배가 되지 않는 영국이나 북유럽에서는 인기가 여전했다. 덴마크를 배경으로 한 작품 ‘베오울프’에서 축제의 술로 미드가 중요하게 등장하는 것도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이다. 같은 스칸디나비아 지역인 노르웨이 등지에서는 신혼부부가 결혼하고 한 달 동안 이 술을 마시는 관습이 있었기 때문에, 꿀(honey)과 한 달(month-moon)이라는 말이 합쳐져 그 유명한 ‘허니문(honeymoon)’이란 단어가 탄생했다.
영화 ‘베오울프’
이 영화를 만든 저메키스 감독은 1980년대 세계적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 시리즈를 비롯해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Who framed Roger Rabbit, 1988),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1994), ‘폴라 익스프레스’(Polar Express, 2004), ‘크리스마스 캐럴’(A Christmas Carrol, 2009) 등으로 우리에게도 매우 친숙한 거장이다. ‘포레스트 검프’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그는 리투아니아 출신 아버지의 성을 가지고 있으나 그 자신은 미국 태생이다. 그는 일부 비평가들로부터는 특수효과에만 관심이 있는 감독으로 비판받기도 하나 대체적으로는 영화 발전을 위해 의미 있는 시도를 하는 감독으로 평단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 ‘베오울프’는 신과 인간, 괴물과 영웅이 공존하는 혼돈의 시대에 덴마크를 무대로 기트족의 지도자 베오울프가 식인괴물 그렌델과 그렌델의 어머니,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베오울프 자신의 아들이기도 한 불 뿜는 용 등 세 상대와 차례로 벌이는 싸움을 그린 작품이다.
고대 스칸디나비아 서사시 ‘베오울프’
507년 덴마크의 흐로드가르(Hrothgar, 앤터니 홉킨스 분) 왕은 전투에서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대연회장 헤롯에서 신하들과 함께 질펀한 주연을 벌인다. 그런데 인근에 살면서 소음을 매우 싫어하는 괴물 그렌델(크리스핀 글로버 분)이 연회장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견디다 못해 이곳을 습격한다. 그렌델은 연회장 안의 많은 사람을 무참히 학살하나 흐로드가르 왕만은 해치지 않는다. 사실 그렌델은 그의 괴물 어머니와 흐로드가르 왕 사이에서 불륜으로 생긴 반인반수의 사생아였다. 이런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젊은 왕비 웰소우(로빈 라이트 분)는 평소 왕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어쨌든 흐로드가르 왕은 그렌델에 의한 더 이상의 살육을 방지하기 위해 총신 운페르드(존 말코비치 분)에게 대연회장을 폐쇄할 것을 명령한다. 그리고 앞으로 그렌델을 처치하는 영웅에게는 왕국이 가지고 있는 황금의 절반을 포상금으로 줄 것이라고 인근 모든 지역에 알리라고 말한다. 그 후 수많은 영웅호걸이 황금을 노리고 그렌델과 싸우러 왔으나 모두 속절없이 목숨을 잃고 만다.
마침내 기트족(현재의 스웨덴 지역에 살던 민족)의 젊은 영웅 베오울프(레이 윈스턴 분)가 그렌델과 맞서기 위해 부하들과 함께 덴마크에 도착한다. 베오울프는 그의 능력에 대한 운페르드의 의심을 일축하고 그렌델을 반드시 없앨 것을 흐로드가르 왕에게 약속한다. 그는 우선 폐쇄했던 대연회장을 다시 열도록 하고 그곳에서 부하들의 노래로 그렌델을 유인한다. 또다시 들려오는 소음에 발끈한 그렌델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연회장을 습격하기 위해 나타나지만, 베오울프의 용맹한 대적에 그만 팔 하나를 잃는 치명상을 입고 도망가는 신세가 된다. 그렌델은 간신히 그가 사는 동굴에 도착하나 심한 상처 때문에 결국 죽고 만다. 그렌델 어머니는 그렇게 죽어가는 아들을 지켜보면서 비통해한다.
유리항아리에 담긴 ‘미드’.
왕위에 오르는 베오울프
흐로드가르 왕의 부탁을 한 번 더 들어주기로 한 베오울프는 최측근 부하 위글라프(브렌든 글리슨 분)만을 대동하고 그렌델 어머니가 살고 있는 동굴로 향한다. 베오울프는 동굴 앞에 위글라프를 남겨두고 황금 뿔잔과 운페르드가 선물한 보검을 들고 홀로 동굴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괴물이기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형상을 한 그렌델의 어머니(안젤리나 졸리 분)를 만난다. 그런데 그렌델의 어머니는 베오울프에게 적대감을 보이기는커녕 그녀에게 죽은 그렌델을 대신할 아들을 하나 만들어달라고 유혹한다. 그러면서 그녀의 소원만 들어주면 베오울프를 왕으로 만들어주는 동시에 엄청난 부와 함께 영원히 남을 위대한 전설의 주인공이 되게 해주겠다고 제안한다. 베오울프는 매력적인 그녀의 유혹을 차마 뿌리치지 못한다.
동굴에서 나온 베오울프는 그렌델의 어머니 대신 죽은 그렌델의 머리만을 들고 흐로드가르 왕국으로 돌아와 그렌델의 어머니 역시 자기 손으로 처치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사실은 그녀에게 주고 온 황금 뿔잔도 그녀와 싸우는 도중 동굴 물속에 빠뜨려 잃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그렌델 어머니의 매력에 대해 들어서 잘 알고 있는 웰소우 왕비는 베오울프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지 않는다. 다만 젊고 용맹한 베오울프에 대한 호감 자체는 숨길 수 없었다. 흐로드가르 왕 역시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다가 결국 사실로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는 곧 세상의 허망함을 느끼고는, 베오울프에게 왕위와 함께 모든 재산, 심지어 젊은 왕비 웰소우까지 맡기고 자신은 자살을 선택한다.
장면은 바뀌어 어느덧 베오울프가 왕이 된 지도 50년 세월이 흘렀다. 충성스러운 부하 위글라프의 도움을 받아가며 그간 많은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었지만 늙어가는 몸은 어쩔 수가 없다. 쇠약해져 가는 몸과 함께 지나간 인생에 대한 허무감이 점점 짙게 엄습하는 것도 막을 수 없다. 웰소우 왕비도 이미 늙어 베오울프의 옆자리를 애첩 우르술라(알리슨 로만 역)에게 넘겨준 상태였다. 그리고 그녀와 운페르드는 당시 신흥 종교로 북구에 전파된 기독교 신자가 돼 있었다(북구에 기독교가 전파된 역사적 시점을 고려할 때 사실 관계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데 베오울프는 운페르드의 몸종이 우연히 황무지에서 황금 뿔잔을 발견한 것을 계기로 과거 그렌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아들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런데 그 아들은 불을 내뿜는 무시무시한 용으로 과거 흐로드가르 왕의 일까지 포함해 아버지들의 죄를 처단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베오울프 왕국을 불바다로 만든다.
이제 베오울프는 자신의 왕국을 위협하는 괴물이자 한편으로는 자신의 아들이기도 한 용과 최후의 일전의 준비한다. 그는 천신만고 끝에 마침내 용의 급소를 공격해 그 심장을 제거함으로써 용을 처치한다. 그러나 그 역시 싸움 때문에 큰 상처를 입고 지쳐 죽어간다. 그런 그를 보며 오랫동안 그를 보좌했던 충신 위글라프는 ‘우리는 이제 영웅이 되기에는 너무 늙은 모양이다’고 한탄한다.
위글라프는 자식이 없던 베오울프의 평소 유언대로 왕위를 이어받는다. 그리고 고인이 된 전설적 영웅 베오울프의 마지막을 위해 배에 그의 시신을 싣고 성대한 수장(水葬)을 치러준다. 그의 죽음은 웰소우와 우르술라, 운페르드뿐만 아니라 몰래 그의 시신을 찾아온 그렌델의 어머니에 의해서도 애도된다.
영화 베오울프의 원작인 고대 영웅 서사시 베오울프는 8세기에서 11세기 사이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작자 미상의 작품이다. 모두 3182줄의 이 작품은 10세기 말경에 만들어진 필사본이 유일하게 전해지는데 현재 런던의 대영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이 작품은 게르만 민족의 영웅서사시로서 완전히 보존되고 있는 가장 오래된 작품이며 고대 영어로 기록돼 있기 때문에 영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영미 국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고문을 가르치듯 이 작품을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실제 영화에서 운페르드로 출연한 유명한 배우 존 말코비치는 고교 시절 이 시를 배웠다고 말한다. 그리고 당시 수업 시간에 시 내용 중 일부를 암송하지 못하면 선생님에게 쥐어박힐 때도 있었다고 회상한다.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신혼부부는 한 달 동안 ‘벌꿀술’ 미드를 마시는 관습이 있어 ‘허니문(honeymoon)’이란 말이 생겨났다.
원작과 다른 줄거리의 영화
그런데 영화 베오울프의 내용 중 일부는 시나리오 작가(닐 게이먼, 로저 아바리)가 영화를 위해 원작과는 달리 재미있게 해석한 부분들이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베오울프가 그렌델 어머니를 죽인 것으로 돼 있는 원작과는 달리 영화에서는 그가 그렌델 어머니의 유혹에 넘어가, 그 결과 그녀와의 사이에 아들을 두었다는 설정이다. 작가는 이런 해석이야말로 그렌델 어머니와의 대적과 용과의 결투 사이에 있는 50년이라는 긴 이야기 간격을 보다 의미 있고 자연스럽게 연결해줄 수 있는 발상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런 기본 설정을 위해 원작에서는 베오울프가 그의 고향인 기트랜드(스웨덴)로 돌아가 왕이 됐다고 되어 있지만, 영화에서는 덴마크 흐로드가르 왕국에 그대로 머무르면서 왕위를 이어받는 것으로 만들어졌다. 그렌델 어머니가 아름답고 매력적인 미녀로 등장해 남자들을 유혹한다든지, 이런 그녀와 관계를 맺어 그렌델을 낳게 된 흐로드가르 왕의 이야기도 이런 맥락에서 만들어진 줄거리다. 그런 면에서 그렌델 어머니 역으로 관능미 넘치는 안젤리나 졸리를 선택한 것은 정확한 판단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줄거리의 변형은 고대 영문학을 전공하는 전문가의 입장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영화를 감상하는 일반 관객으로서는 훨씬 드라마틱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전개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고대 스칸디나비아의 영웅과 왕들을 다룬 전설적 서사시에 근거를 둔 이 영화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술 하나가 시종일관 상당한 의미를 지니면서 등장한다.
먼저 영화가 시작하면서 웰소우 왕비가 술을 가득 따른 아름다운 황금 뿔잔을 손에 들고 흐로드가르 왕국의 대연회장 안을 걸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이 술의 정체는 바로 이어서 흐로드가르 왕이 가마를 타고 연회장으로 들어오면서 술을 가져오라고 크게 소리치는 장면에서 금방 알 수 있는데 바로 ‘미드(Mead)’라는 이름의 술이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술인 미드는 연회장 안의 대형 나무통에 가득 담긴 상태로 연회장 내의 모든 사람에게 자유롭게 제공된다.
미드라는 술 이름은 이후에도 영화에서 계속 등장하는데 왕의 최측근 신하인 운페르드가 그의 하인에게 술을 재촉할 때도 언급되고, 심지어 주연이 베풀어지는 대연회장의 이름조차 미드홀(Mead Hall)이다. 미드라는 술 이름은 마침내 바다를 건너온 기트족의 용사 베오울프가 흐로드가르 왕을 대면하는 자리에서 “그렌델이라는 괴물도 처치하고 한편으로는 그 유명한 흐로드가르 왕국의 ‘미드’도 마실 겸 해서 왔노라”고 말하는 데서 그 상징성이 더욱 부각된다. 그 후 미드는 베오울프가 그렌델 어머니를 만나고 와서 그녀를 처치했다고 거짓말을 해 노고를 치하 받을 때도, 웰소우 왕비가 따라주는 술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그야말로 당시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술이라면 곧 미드를 뜻할 정도였던 것이다.
그러면 원작과 영화에서 이토록 비중 있게 등장하는 미드라는 술은 과연 어떤 술일까? 미드는 한마디로 말하면 벌꿀로 만든 와인 즉 ‘벌꿀 와인(Honey Wine)’이다. 미드가 만들어지는 기본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 즉 벌꿀에 원래부터 존재하는 당 성분에 효모가 작용하기만 하면 화학반응에 의해 알코올이 생성돼 미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우연히 벌꿀에 물을 타서 적당히 희석된 상태에서 그냥 두는 일이 생기면 주위 환경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효모에 의해 알코올 발효가 저절로 일어날 확률이 생긴다. 그만큼 자연 상태에서 쉽게 술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벌꿀 와인 미드는 포도가 어느 정도 으깨져 즙이 나와야 발효가 일어나는 포도주나, 싹이 튼 곡물이 반드시 필요한 맥주보다 오히려 더 오랜 역사를 가진 인류 역사상 최초로 만들어진 술일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신혼부부가 한 달간 마신 술
미드는 오래전 한때 유럽 전역에서 널리 음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인구가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벌꿀의 공급이 부족하게 됐고, 이를 재료로 만드는 미드의 가격 상승도 불가피했다. 이 때문에 포도가 잘 자라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보다 맛있는 포도주를 만들 수 있는 지중해 지역에서는 점차 그 인기가 퇴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포도 재배가 되지 않는 영국이나 북유럽에서는 미드가 여전히 인기를 유지했다. 덴마크를 배경으로 한 작품 베오울프에서 축제의 술로 미드가 중요하게 등장하는 것도 이런 역사적 배경과 관련이 있다. 특히 같은 스칸디나비아 지역인 노르웨이 등지에서는 신혼부부가 결혼하고 한 달 동안 이 술을 마시는 관습이 있었기 때문에, 꿀(honey)과 한 달(month-moon)이라는 말이 합쳐져 그 유명한 ‘허니문(honeymoon)’이란 단어가 탄생하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이렇게 북유럽을 중심으로 꾸준히 음용되던 미드는 종교개혁이라는 예기치 않은 사회변화 때문에 역사적으로 또 한 번 힘든 상황을 맞는다. 16~17세기 유럽 전역을 휩쓴 종교개혁의 열풍으로 이전에는 수많은 양초를 사용해가며 화려한 의식을 수시로 거행했던 교회에서 더 이상 과거처럼 화려한 의식을 치르지 않아 양초 수요가 크게 줄어들게 됐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당시 양초를 만드는 주 재료였던 벌꿀 왁스에 대한 수요가 줄었고, 이 때문에 수입이 반 이상 준 양봉업자들이 자구책으로 벌꿀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벌꿀 가격의 상승은 필연적으로 미드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는 미드의 대중적 인기가 떨어지는 원인이 됐다. 다만 와인을 생산 못하면서 종교개혁의 영향도 크게 받지 않았던 폴란드나 정교회(orthodox church)에 속해 있던 러시아 등에서는 미드가 그 명맥을 유지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유럽 전체적으로는 침체를 면할 수가 없게 되면서 자연적으로 미드는 한동안 대중적으로는 잊힌 술이 됐다.
그러나 이렇게 역사적인 굴곡을 경험했던 벌꿀 와인 미드는 최근 그 오랜 침체기에서 벗어나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제품이 소개되면서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색다른 트렌드의 술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벌꿀에 효모, 산, 영양소 첨가
그러면 미드를 만드는 과정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미드는 앞서 언급한 대로 포도주에 비해 그 제조 과정이 간단하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희석된 벌꿀(보통 꿀의 당분 농도는 70~80% 정도인데 이를 22% 정도로 조절)에 어떤 효모든 접촉시키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이렇게만 해서는 좋은 맛의 미드를 만들 수 없다. 보통은 양질의 벌꿀에 와인에 사용되는 상업적 효모를 사용하고 여기에다 벌꿀에는 없는 신맛을 보충하기 위해 산(구연산이나 주석산)이나 기타 영양소 등 약간의 첨가물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드라이’한 맛의 미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3주 정도, 그리고 ‘스위트’한 종류의 미드는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벌꿀을 사용해 4개월 정도 발효시킨다. 발효 후에는 소정의 정제 과정을 거친 후 포도주와 같이 숙성 과정을 거치게 된다. 보통 1년 정도 숙성시키는데, 숙성 과정을 생략하면 효모 냄새가 나면서 향이 부족하고 종종 혼탁한 미드가 만들어진다.
미드는 만드는 방법과 첨가 성분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된다. 즉 당도에 따라 스위트, 드라이, 그리고 중간 형태로 나누어지며, 탄산가스의 존재 여부에 따라 비발포성(still) 타입과 발포성 타입으로 나누기도 한다. 또 아무런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은 전통 미드와 더불어 최근에는 다양한 첨가물을 사용하는 제품이 많이 소개되는데 이 경우 첨가물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벌꿀 술’이라는 이름의 술이 있기는 하나, 이는 소주에 벌꿀을 주로 벌집째로 넣어서 가정에서 담그는 술 형태로 만든 것이다. 이 때문에 벌꿀 자체를 발효시켜 만든 전통 벌꿀 와인 미드와는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벌꿀이 건강 이미지를 갖기 때문에 만일 미드와 같은 본격적인 벌꿀 술을 만들어 팔면 상업적으로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실제 인터넷상에서 보면 책에서나 외국 여행 중에 미드라는 술을 맛본 뒤 국내에서도 이 술을 구할 수 있는 곳을 찾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어쨌든 여러분도 혹시 미드라는 술을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반드시 신혼부부가 아니더라도 그리고 한 달이 아니라 단 일분만이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미드의 새롭고도 달콤한 유혹에 그야말로 허니문처럼 한번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