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철은 경상도에, 법륜은 서초구에 공천”
- “안철수도 무지개 같은 신비주의 벗어야”
근본적으로 여당 사람들은 돌아선 민심을 끌어안을 묘책이 없어 노심초사하고 있다.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4월 총선이 두려운 것이다.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지사 공관에서 김문수 지사를 만나 요동치는 정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얼마 전 한국정책학회가 주는 정책대상을 수상했는데….
“그냥 주더라고요. (웃음) 정책학회에서 새로운 면모가 뭐 있나 하고 봤는데 우리가 좀 괜찮게 한다고 평가한 것 같아요.”
▼ 서울시장도 어떤 정책을 펴고 있고 다른 광역단체장이나 장관도 그렇게 할 것인데 굳이 수상한 이유는 뭘까요?
“경기도만 하고 있는 것이 있죠.”
배석한 김용삼 대변인은 “정책학회 회원들이 수도권 규제완화를 이뤄낸 점을 평가하더라”고 설명했다. 또 수도권 환승할인제, 위기가정 무한돌봄, 꿈나무 안심학교와 같은 파격적인 교통·보육정책이 정책 전문가들에게 특별하게 인식됐다는 이야기였다.
“다들 풍비박산 났어요”
▼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정치권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보궐선거 발생 원인이 전면 무상급식 논란에서 비롯했는데 지사께선 오세훈 전 시장과는 의견이 달랐죠?
“오 전 시장이 생각을 그리 하는 것은 좋아요. 그것이 결국 주민투표로 갔습니다. 주민투표로 가는 것도 좋아요. 그런데 사직을 해버렸기 때문에 결국 굉장한 포퓰리스트가 되었습니다. 포퓰리스트 중의 포퓰리스트가 됐어요.”
▼ 한나라당으로선 뜻밖의 상황 전개겠죠?
“도둑을 잡으러 가다가 도둑을 안방에 들어오게 한 꼴이죠. 서울시장 내준 데 그친 것이 아니라 당 체제가 무너지고 안철수를 불러왔어요. 거기에다 2012년 대선 전체에 영향을…. 나비효과라고 하죠. 그것 하나가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왔습니다.”
▼ 오 전 시장이 이런 것을 예상하지 못했을까요?
“글쎄요. 예상하고야 그렇게 하겠어요.”
▼ 오 전 시장은 앞으로 정치적으로 재기할 수 있다고 보나요?
“재기를 못한다는 것과는 다르다고 봐요. 당내에서 오 전 시장이 아주 잘한다고 다들 응원도 많이 했어요. 용기 있는 결단이라고 했어요. 그 사람들 지금 다 어디 갔는가요? 계속 용기 있었다고 해줘야 하는데. 지금 없어요. 풍비박산이 났습니다. 이제 언론은 박원순을 계속 영웅으로 보도해요. 대통령보다 보도를 더 많이 해줍니다.”
청년층 분노가 여당을 표로 심판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많은 사람이 이런 해석에 공감한다. 그러나 정치 탓만 하지 말고 각자가 자기 인생을 책임지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모든 원인을 불합리한 사회구조에 돌리는 습관은 오히려 자기발전을 저해한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한나라당이 젊은 층을 대변하거나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 한나라당이 젊은 층과 소통 못하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 이번 보궐선거에선 청년층이 반(反)한나라당 쪽으로 유난히 쏠리더군요.
“MB(이명박 대통령)가 레임덕으로 말기에 왔어요. 우리는 보육과 교육을 포퓰리즘으로 이야기하니 20~40대의 정서와 안 맞는 거죠.”
▼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전체적으로 그런대로 인정해줄 만한 것이 있어요. 그러나 제일 먼저 민심이 이반된 것이 부동산이에요. 수출도 잘되고 밖에 나가면 아주 코리아 원더풀이다 그러는데, 안에선 자기 집값 다 떨어지는 거죠. 집 가진 사람은 다 억대씩은 떨어졌어요. 건설, 건축 위축되고 내수도 사라졌어요. 그러니 약속한 747이 깜깜한 이야기가 됐어요.”
▼ 집값이 오르면 오른다고 걱정하는 여론이 생깁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너무 오르면 무주택자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무주택자보다 유주택자가 더 많아요. 경기도의 경우 자가(自家) 보유 비율이 60%가 넘어요. 이게 다 가라앉고 있는 거죠. 과거에는 집값이 내려도 조금만 내렸어요. 그런데 지금은 너무 많이 떨어져요. 집 한 채가 재산의 전부인데….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중산층이 아니고 서민으로 전락하는 거죠. 주변에 이런 분이 많습니다.”
▼ 이런 것이 집권여당에 대한 불만으로 바뀌는 건가요?
“당연하죠. 매달 월급 타서 대출 이자 메우기도 어려운데 집값은 뚝뚝 떨어지죠. 집 팔려니까 팔리지도 않아요. 화가 나지 않겠습니까?”
서울 택시면허시험 겨우 턱걸이
▼ 이명박 정부는 실용을 추구해왔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결정적으로 보금자리주택 정책이 잘못됐어요.”
▼ 왜 그렇습니까?
“보금자리 한다고 하니까 모두 집 안 사고 그것만 당첨되기를 기다리는 거예요. 이게 로또예요. 청약 들어간 사람만 400만입니다. 그러니 다른 민간주택이 팔리지 않아요. 보금자리 가격이 워낙 싸니까. 로또 부추기는 이런 정책 하면 안 됩니다. 나머지 정상적인 시장과 가격이 다 무너져요. 정상적인 건설회사, 부동산업자, 매수자, 매도자, 지역사회 다 무너져요.”
▼ 보금자리주택 정책이 이젠 지지부진하지 않나요?
“거의 중단됐어요. 진도가 안 나갑니다. 안 나가지만 이미 너무 늦었어요. 건설 쪽이 다 무너졌어요.”
▼ 이명박 정부의 인사에 대한 비판이 많았는데요. 자기 사람만 쓰거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을 기용하면서 민심이 멀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초장부터 그랬죠. 자기 말 잘 듣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자기와 가깝거나. 두 부류죠. 도대체 인사에 감동이 없어요. 굉장히 커요.”
▼ 최근 1대 99 사회 논의가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데요. 시해에도 이어질까요?
“우리가 세계에서 제일 극단적으로 갈 수 있죠.”
▼ 정치권력만 집권여당이 가지고 있지 국민의식은 진보진영이 이미 점령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기존의 진보에 중도성향인 야당 사람들, 소위 손학규 이런 사람들이 합류했어요. 이들은 대통령이 되는 것이 목표지 좌우는 문제가 안 됩니다. 권력에 미쳐 있어요. 반면 현 정권은 권력의 꿀단지를 혼자 독식하는 데에만 골몰합니다. 그러니 아주 좁게 인사하고 공천도 기득권자 중심으로 해요. 국민은 여기에 절망하는 거죠. 기성정치에 대한 이런 반감이 안철수 바람으로 표출되는 겁니다.”
▼ 정부도 위기를 인지하는지 최근 무상보육을 확대하기로 했는데요.
“국·공립 어린이집도 많이 짓고 보육비 지원도 늘려야 해요. MB의 철학적 관점과 비전 위에서 이런 정책을 만들었다면 똑같은 돈을 쓰고도 박수를 훨씬 많이 받았을 거예요. 선거 앞두고 허겁지겁 하니까 가치가 반감됩니다. 나는 보육에 대해 이 양반한테 처음부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중요하다고. 그런데 안 통해요. 하는 시늉하다가 돈 없다고 하다가 마지막에 선거 다가와서 하려고 하니 약발이 안 받아요.”
김 지사는 최근 서울시 택시면허시험을 봤다. 면허증이 나오는 대로 택시를 몰고 서울시내 여기저기를 다닐 계획이다.
▼ 시험은 어렵지 않았나요?
“어려워 몇 점 못 얻었어요. 68점인가.”
▼ 커트라인은?
“60점. 턱걸이했어요. 법규와 지리 시험인데 서울 지리가 간단치 않아요. 길 이름 어려워요. 예상문제지 다 풀었는데 예상문제지에서 안 나와요.”
▼ 면허증 받으면 바로 택시운전 하나요?
“한번 하려고요. 법인에 일일취업해서. 근로계약서 써야 해요.”
▼ 경기도에서 자주 택시 몬 것으로 아는데 서울까지 진출하는 이유는?
“역시 택시는 서울이죠. 경기도는 수원 같은 대도시가 아니면 콜이나 대기형이죠. 서울은 전형적인 배회형이고. 처음에는 도봉구 같은 곳에서 하려고 해요. 경기도 의정부 쪽으로 오가는 분 많아요.”
박원순 향한 냉소
▼ 박원순 서울시장과 업무협의차 만났을 텐데 인상이 어떠하던가요?
“좋은 분이죠. 전직 서울시장 때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국장들이 버스요금 같이 올리기로 합의했어요. 11월26일부터 100원씩 올리자고. 그런데 인천과 우리는 올렸는데 이분이 이것을 안 지키는 것이죠.”
▼ 당초 합의와 달리 서울시만 안 올리니 정치적으로 부담이 된다?
“굉장히요. 우리는 안 올리면 버스회사가 파업해요. 대신 버스회사를 안 도와줍니다. 반면 서울시는 시민 세금으로 버스 한 대당 하루 53만원 수입이 되도록 보존해줘요. 그러니 서울 버스는 파업이 없죠. (박 시장은 요금 안 올려) 시 재정이 압박받아도 좋다는 것이죠. 시민은 당장 자기주머니에서 돈 안 나가서 좋고 시장은 인기 누려서 좋고. 박 시장이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고수예요. 나도 그 정도 수는 되지만 돈이 없어요. 우리는 세금을 그렇게 쓸 능력이 없어요.”
김 지사는 한나라당의 진로와 관련해 “박근혜 전 대표 혼자 해보겠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의 울타리를 허물고 바깥에 있는 세력과 같이 회의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박근혜 전 대표 중심의 비대위가 쇄신을 주도하는 방안에 대해 어떤 생각인가요?
“혼자 이 당을 끌고 나갈 형편은 아닌 것으로 봅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지분도 많고 인기도 제일 높지만 바깥에 있는 젊은이들과 같이 손을 잡고 위기를 벗어나가는 게 낫지 않을까요? 내가 주장하는 것은 비상국민회의 방식입니다. 박근혜 혼자 해보겠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에요. 일대 대개혁을 해서 당의 울타리를 허물고 바깥에 있는 세력과 같이 회의를 해야 합니다.”
▼ 일전에 안철수 교수도 끌어와야 한다고 했는데 안 교수가 과연 한나라당 쇄신에 합류할까요?
“내가 볼 때 안 교수는 민노당도 아니고 민주당도 아니에요. 중간에 있어요. 저쪽에 조금 가까운 듯하지만 여기에도 걸쳐 있어요. 우리가 ‘같이 회의하자’고 하고 지분도 제안하고 ‘여기 와서 같이 해보자’고 할 수 있어요. 그러면 안 교수는 ‘아이고, 한나라당 가봐야 경선해봐야 내가 되지도 않을 것 아니냐’ 이렇게 말하겠죠. 그러면 우리는 ‘당신이 경선 방식을 내봐라. 받아들이겠다’고 하면 되고요.”
▼ 안 교수에게 지분도 준다고요?
“안 교수가 자기 따르는 사람들 규합해 당 만들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우리 당에 오라고 하면 되죠. 그에게 국회의원 자리 한 30석 떼어주면 되지 않나요? 박경철은 경상도에 공천하고, 법륜은 서초구에 공천하고. 이렇게 과감하게 제안하면 되죠. 박근혜 전 대표가 하려는 것은 이런 스타일이 아니에요. 잘 해야 하는데 걱정이에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봐야죠. 박근혜만 추종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안돼요. 여당 살릴 다른 길이 있을 수 있어요.”
▼ 여권의 경우 현재로선 박근혜 중심으로 총선을 치르는 분위기인데요.
“박근혜와 바깥 세(勢)가 잘 어울리는 게 이상적이죠. 박근혜 형편이 좋으면 안철수와 둘이 함께 하는 게 내가 볼 땐 제일 좋고. 박근혜 전 대표 능력에 달려 있는 것 아닐까요?”
“국민이 묻는데 웃기만 해”
안 교수는 총선에 나가지 않고 신당을 만들지도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대선 출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김 지사는 안 교수가 정치를 할 것이라면 정책검증을 피해선 안 된다는 단서를 붙였다. 이어지는 김 지사와의 대화다.
▼ 안 교수가 대통령이 된다면 국가를 잘 이끌어 갈 수 있을까요?
“검증이 있어야겠죠. 저 양반이 외교안보에 대해 어떤 식견을 가지고 있는지, 북한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미 FTA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한미동맹은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질문이 들어갈 겁니다.”
▼ 예를 들어 안 교수는 한미 FTA에 대해 찬성이냐 반대냐 둘 중의 하나는 택해야 하는데요. 어느 쪽을 택하든 상당수 지지자를 실망시킬 것 같은데요.
“이런 것을 말 안 하고는 정치를 못하는 것이죠.”
▼ 말해야 하는 순간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정치참여를 미루는 것이 아닐까요?
“노출 없이 갈 수는 없죠. 답을 해야 합니다. 답 안 듣고 투표장 가서 찍을 수야 없죠.”
▼ 그 대답을 언제 해야 한다고 보나요?
“국민이 물을 때 답해야 합니다.”
▼ 언론이 국민을 대신해 안 교수에게 많이들 묻고 싶어하고 있어요.
“언론이 안 교수를 대선후보급이라고 보고 묻고 싶은데 본인이 자기 존재를 확정 안 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일정한 국민적 요구가 있음에도 계속 응답을 않고 웃고만 있어선 안 되겠죠. 돈 좀 내놓고 하면 대통령 되는 것이 아니지 않나요?”
▼ 안 교수가 대선에 출마한다고 가정할 때 그는 언제까지 정책검증을 받지 않고 시간을 끌 수 있나요?
“12월 대선에 임박해 후보 등록할 때는 질문을 받아야겠죠. 극단적으로 봤을 땐요. 그러나 하늘의 무지개가 높고 아름답다고 해도 그렇게 신비스러운 모습으로는 오래 못 갑니다. 조금 있으면 없어지죠. 안 교수가 무지개 같은 자태를 계속 견지한다면 현실정치에서는 오래가지 못 하겠죠.”
“벼슬이 아니라 원수예요”
김 지사는 한나라당 비상기구에 외부인사와 기존 한나라당 인사의 비율이 50대 50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했다. “당이 이번 기회에 기득권자의 절반 이상을 털어내야 한다. 구들목이나 아랫목이나 안방은 과감하게 비워 국민이 볼 때 ‘아, 저 사람’ 하는 사람을 앉혀드려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 그런 자리일수록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선수(選數)가 무슨 상관인가요? 3선 했다는 것이 대한민국에선 벼슬이 아니라 원수예요. 오래할수록 표가 더 안 나와요. 넌더리를 냅니다.”
▼ 수도권 중진의 경우 인물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선거에서 계속 이긴 것이 아닐까요?
“취약지역은 그럴 수 있죠. 홍준표 전 대표 지역 같은 곳은 한나라당으로선 어려운 곳입니다. 그런 곳은 홍 전 대표 같은 사람이 나가는 것이 낫겠죠. 그러나 강남권은 사람 그냥 가져다놓은 거잖아요. 누구를 공천해도 표 더 나오지 덜 나올 이유가 없어요. 아주 참신한 사람 데려다가 싹 밀어내야 해요. 대중적 이미지가 있는 사람도 아니고 별 덕도 없어요. 혼자 그냥 있는 것이죠. 나는 그렇게 봐요.”
▼ 그러나 공천이 공정하지 않으면 말이 많이 나올 텐데요. 현역이라고 불이익을 받는다면 역차별이 될 수도 있겠고요. 지사께선 ‘나가수’ 식 공천방식을 언급한 적도 있었죠?
“경선방식에 여러 형식이 있겠는데 지금은 시간이 없어요. 너무 늦었어요. 나경원 전 의원이 2011년 상반기 공천제도 고치자고 했어요. 그때부터 법 개정에 나섰다면 새로운 경선을 도입할 수 있었을 거예요. 최소한 기본은 갖춰서 개방형 국민 경선해야 하는데 지금은 안돼요. 그렇다면 전통적 방식밖에 없죠.”
▼ 전통적 방식이라면 전략공천 이런 거요?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분류해서 하는 것인데 좋은 방식은 아니죠. 그러나 이외엔 답이 없죠.”
▼ 과거 김영삼 정부 때 여당이 전략공천으로 젊은 피들을 수혈한 것으로 압니다. 지사께서도 그때 공천을 받아 정치에 입문했다고 들었는데요. 이번에도 이런 방식으로 해서 바꿔나가야 한다고 보나요?
“보통 지역마다 여론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공천을 합니다. 그때 YS도 여론조사를 해서 봤어요. 그러나 여기에만 의존하지 않았어요. 여론조사로는 인지도 높은 기성정치인이 절대 유리하니까요. 우리 같은 사람은 여론조사에서 2등 하기도 힘들었어요. YS는 시대정신 같은 것을 고려해 공천했어요. 이 사람들이 당선돼 지금까지 다 성공한 것이죠.”
▼ 예를 들면, 가정법이지만 비대위 체제나 비상국민회의 체제가 이재오 전 장관을 배제의 대상으로 삼으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거기서 결정이 그렇게 나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나는 그렇게 봐요. 받아들여야 해요.”
▼ 친이명박계는….
(질문을 끊으며) “친이계는 지금 없어요.”
▼ 과거의 친이계는….
(다시 질문을 끊으며) “과거는 없고 현재만 있습니다. 현재 친이는 없어요. 친박밖에 없어요. 이런 것 자체를 다 털어야 합니다. 박근혜 자체가 친이, 친박 이러고 앉았다간 다 죽어요. 대통령 하기 싫으면 그러고 있으면 됩니다.”
“우린 별로 저주하지 않아요”
▼ 당이 해체 단계에 이르면 이 대통령의 당적 문제는 어떻게 되나요?
“대통령이 자기 입장을 정하지 않겠어요? 당을 해체하는 정도가 되면 중립적 인사로 남지 않겠습니까? ‘내가 새로운 당에 또 들어가야 돼’ 이럴 순 없는 것 아닌가, 그렇죠? 대통령이 그렇게 말하진 않을 것 같고. 그렇다 하더라도 당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은데.”
▼ 대통령 레임덕이 더 심해지나요?
“덜 심하지. 지금처럼 정치에 신경 안 쓰고 일만 열심히 하면 되고.”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이 최근 이명박 이상득 이재오 홍준표 박근혜 책임론을 꺼낸 것과 관련해 김 지사는 공감을 나타냈다. 김 지사는 “홍준표 전 대표가 특별히 책임질 건 없다. 네 명은 확실히 있다”고 했다.
▼ 이명박 대통령과 이상득 의원 두 분은….
“제일 큰 책임이 있죠. 제1 책임.”
▼ 이상득 의원은 2선 후퇴했다고 말해왔는데요.
“그렇게 보는 사람 없잖아요? 그런 사람 있나요? (동생이) 대통령 당선되자마자 의원직 사퇴하고 야인으로 지냈으면 지금보단 상황이 좋았겠죠. 본인이나 대통령한테.”
▼ 이재오 전 장관은 무슨 책임이 있는지.
“억울한 점도 있겠지만 2인자처럼 알려진 것 아닌가요?”
▼ 박근혜 전 대표는 여당 내 야당처럼 인식되는 것도 사실인데요. 그런데도 박근혜 책임론을 이야기한다면 어떤 이유인가요?
“책임질 일은 대통령이 주로 많이 했지만 최근 들어 당이 박 전 대표로 쏠려 있어요. 대통령 다음으로 책임지라면 박근혜죠. 김문수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어요. 박 전 대표에게도 잘된 일이에요. ‘MB만 문제’라고 하면 좀 그렇지 않나요?”
▼ 일부 언론에서 정몽준 전 대표와의 연대론이 나오던데요.
“특별히 (연대) 할 것 있나요. 해봐야 별것도 없어요.”
▼ 일전에 당헌당규 개정된다면 당대표가 되어 총선에서 여당을 도울 생각이 있다고 했는데….
“그때는 그랬어요. 지금은 박근혜 1인한테 너무 몰려 있어요. 그때보다 훨씬 더. 상황이 달라졌어요. 지금은 때가 아니죠.”
▼ 최근 야권연대 움직임, 파괴력은 어떻게 보시는지.
“저 사람들은 목표가 있으면 어떤 변신이라도 서슴지 않는 굉장히 목표지향적인 사람들이니까. 무엇인가가 나온다고 봐요. 안 나오지는 않을 거예요. 우리는 자원 자체가 많지 않아요. 개인의 목표밖에 없어요. 저 사람들은 명백한 목표가 있어요. 반한나라당. 한나라당은 완전히 악이죠. 반면 우린 저쪽을 별로 저주하지 않아요. 그저 그래요. 우리 당에 있는 분이 뜨거운 애국심을 토로하는 걸 본 적이 없어요. 신파조라도 그런 게 있어야 정치가 되는데….”
▼ 총선 때 야권이 단일화를 이룰 가능성이 높겠군요.
“통합은 안 되어도 연합 공천은 할 것 같아요. 이럴 경우 수도권에서 경쟁력이 상당할 겁니다. 이미 레임덕이 왔고 MB정부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져 있어요. 새바람이 불 수 있어요. 바로 반한나라 바람이죠. 우리 쪽에서 이보다 더 강한 바람이 불어줘야 덮고 나갈 수 있는데 아직 미풍이죠.”
▼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면 바람이 불 수 있다고 보나요?
“조금은 낫겠지만 그 바람이 새바람은 아니죠. 늘 보던 바람이죠.”
▼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한나라당이 야당에 압도적으로 밀리고 있죠?
“제일 취약한 분야라고 그러죠.”
▼ 긍정적인 관점으로 보자면 SNS는 청춘의 눈높이에 맞춘 쌍방향 소통을 지향하는 것 같아요.
“우리 당 정치인 중에는 내가 블로그에 가장 열성인 편이에요. 열심히 글 올려요. 4만명 조금 넘습니다. 박근혜 전 대표도 십 몇 만 정도죠. 유시민 대표가 20만? 그런데 유 대표는 블로그 별로 하지 않아요. 경기도는 광역 시·도 중 가장 앞서나갑니다. 이번에 SNS 소통 상도 받았고요. 전담팀을 만들어 도민들이 글 올리면 바로 답해주고 해결해드리죠. 아주 반응이 좋아요.”
“김제동인들 못 끌어올까”
김 지사는 “나야말로 민정당 부수자고 싸운 사람이고 공화당 민정당을 원수로 생각한 사람이다. 그런 나도 한나라당에 들어왔다. 내가 만약 박근혜만큼의 지지도와 당권을 갖고 있다면 김제동인들 못 끌어올 일이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은 사람이다. 새 인물 영입 여부가 여당의 운명을 가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