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이익뿐 아니라 사회 이익도 같이 추구
- 한국 진출 45주년, 오일쇼크·외환위기 때 정부 지원
- 다양하고 열린 글로벌 조직문화
- 12년 장수 은행장
‘하와이안 셔츠’ 기업문화
올해로 씨티은행(Citibank)은 창립 200주년을 맞이했다. 이는 특히 은행산업에서는 예외적인 기록이다. 1812년 6월 16일 뉴욕 상인 10여 명이 200만 달러를 출자해 만든 작은 은행이 200년 동안 지속하면서 160개국에 2억 명의 고객을 거느린 거대한 글로벌 은행으로 성장한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7월 6일 금요일 오후 하영구(59) 한국씨티은행장을 만났다. 한국씨티금융지주 회장이기도 한 하 행장은 정장이 아니라 화려한 색감의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기자를 맞았다. 여름철엔 전 영업점 직원이 이런 옷차림으로 고객을 맞이한다고 했다. 하 행장이 전하는 200년 기업의 비결은 뜻밖에도 간명해 보였다. 미래를 내다보는 명쾌한 비전과 인재육성, 신뢰 지키기. 그는 또 “기업이 자사 이익뿐 아니라 사회적 이익도 같이 추구하지 않으면 앞으로 고객으로부터, 사회로부터 사랑받기가 쉽지 않다”며 지속가능경영을 강조했다.
씨티은행이 한국에 들어온 것은 1967년. 첫 지점 개설 후 45년이 지났다. 고객층 확대와 지점망 확충을 위해 2004년 한미은행과 통합한 씨티은행은 현재 전국 220여 개 지점에서 기업투자금융, 소매금융, 맞춤형 자산관리(PB), 신용카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또 국내에 고객 자산관리서비스를 최초로 선보였고, 24시간 365일 서비스가 가능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처음 도입한 곳이기도 하다.
“기업이 가진 비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씨티은행이 아시아에 진출한 것은 110년 전입니다. 당시 일본 필리핀 인도 중국 싱가포르에 진출했어요. 지금 봐도 글로벌 비전을 갖고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기업을 구성하는 인재 육성도 핵심 요소입니다. 은행그룹이니 금융 고객의 가치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서 경영의 방향을 설정해왔습니다.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도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그런 것이 씨티은행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하 행장은 200년 은행 역사가 곧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며 사회와 소통한 역사였다고 강조했다. 씨티은행이 자금을 지원해 이룰 수 있었던 대역사(大役事)가 대표적 사례들이었다.
1866년 씨티은행은 미국과 유럽을 잇는 해저 통신케이블을 설치하는 데 자금을 지원했다. 당시 서신을 교환하려면 선박으로 13일씩 걸렸는데 케이블 연결 뒤 불과 수분 만에 통신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두 대륙을 더욱 가깝게 만들었다.
1904년부터 10년간 건설된 파나마운하 사업에도 씨티은행은 대규모 자금을 지원했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이 운하가 개통되자 항해 거리가 1만3000km 단축됐고, 해운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1970년 보잉747 개발에도 자금을 지원해 뉴욕과 런던 사이를 논스톱으로 운항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이 기종의 개발로 비행시간과 항공 운임이 크게 줄어 항공여행 시대가 앞당겨졌다.
금융권에서도 씨티은행은 양도성예금증서(1961), ATM(1962), 신용카드(1967)를 최초로 선보이며 창의적인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주도해왔다.
한국 경제와 나란히 성장
한국에 진출한 뒤에는 한국 경제와 나란히 성장했다. 1970년대 씨티은행은 국제석유파동으로 외환부족에 시달리던 한국 정부에 2억 달러의 신디케이트 차관을 제공해 한국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여했다. 이 공로로 당시 한국지사장이던 필립 셔먼 씨는 한국 정부로부터 수교훈장 숭례장을 받았다. 이밖에도 씨티은행은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5000만 달러 자금 지원, 1978년 포항제철 제4기 고로 증설에 1억 달러 무보증 차관 제공 등으로 한국 기간산업 구축에 기여했다.
1998년 외환위기 때는 240억 달러 단기외채 만기 연장 협상에서 당시 윌리엄 로즈 씨티은행 부회장이 큰 역할을 해내 한국의 국제 신인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로즈 부회장은 이 공로로 수교훈장 흥인장을 받았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는 한미통화스왑계약 체결을 막후에서 지원해 로즈 부회장 등이 당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필요할 때 친구가 진짜 친구(A friend in need is a friend indeed)인데 씨티가 한국에 바로 그런 친구”라는 인사를 받기도 했다.
한 기업에 사회와의 소통은 요즘 유행어로 번역하면 지속가능경영이다.
▼ 은행이 지속가능경영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건 지속가능경영은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우리에게 지속가능경영은 기업을 성장시켜서 고객에게 만족을 주고, 직원을 계속 고용해서 일자리를 제공하며, 책임 있는 금융으로 경제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2007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시장만능주의인 신자유주의에서 규제가 따르는 새로운 자본주의 패러다임으로 넘어가면서부터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기업이 자사의 이익뿐 아니라 사회적 이익도 같이 추구하지 않으면 앞으로 고객으로부터, 사회로부터 사랑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책임 다하는 금융
▼ 환경 분야에서 지속가능경영 사례는 어떤 것이 있는지요?
“씨티은행은 1997년 유엔환경프로그램에 가입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을 지속해왔습니다. 2005년부터 6년 동안 온실가스를 10% 줄였고, 2007년부터는 향후 10년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50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12년까지 이 가운데 364억 달러를 집행했습니다. 한국씨티은행도 5년 전부터 종이청구서를 e메일 청구서로 대체해 절약한 비용을 서울의 동네숲 조성에 투자했어요. 광장동, 명일동, 수서동, 반포2동, 청량리 동네숲이 그 사례들입니다. 6000여 명의 한국씨티 임직원은 일상에서 폐지 재활용과 전등 끄기 등 소비 절약을 생활화하고 있습니다.”
▼ 은행이 고유 업무 외에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입니다. 한국씨티의 경우 책임 있는 금융기관으로서, 또한 여러 나라에 근거지를 둔 글로벌 기업으로서, 철학이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회에 긍정적 영향력을 크게 미칠 주제를 선정해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합니다. 또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은 외부의 훌륭한 파트너와 협력해 사회공헌활동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올해 씨티은행의 ‘지역사회 공헌의 날’은 200주년 기념일인 6월 16일이었다.
“지역사회 봉사는 씨티은행이 200년 동안 지속할 수 있게 해준 지역사회에 보답하고,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7년 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글로벌 프로그램입니다. 올해는 세계 92개국에서 10만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참가했어요. 한국씨티은행에서는 전국적으로 51개 봉사활동에 4300여 명이 동참했습니다.”
글로벌 네트워크 강점
▼ 직원이 봉사활동에 참여하면 가산점이 부여되는지요?
“참여도를 계량화하지는 않지만, 각자의 목표에 사회공헌활동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어요.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결국 근무할 때도 열정을 갖고 한다는 것입니다. 상관관계가 있어요.”
▼ 씨티은행의 핵심 가치와 철학은 무엇인지요?
“고객을 중심에 두고 항상 고객을 섬겨야 한다는 것이 첫째입니다. 일관성 있는 리더십, 끊임없는 이노베이션, 책임 있는 금융도 씨티의 핵심가치입니다.”
▼ 씨티은행이 윤리경영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금융의 핵심이 윤리경영에 있으니까요. 이는 또 4대 핵심 가치 가운데 하나인 책임 있는 금융과 통하는 개념입니다. 씨티은행은 전 세계 160여 나라에 진출한 글로벌한 금융기관으로서 국가별로 다른 문화와 체계 속에서도 통하는 공통의 기본 윤리 기준을 갖추고 이에 입각한 윤리경영을 강조하고 있어요. 씨티은행그룹의 모든 임직원은 매년 윤리강령(Code of Conduct)·준법(Compliance)·자금세탁방지(AML) 교육 등의 윤리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해요.”
씨티은행은 무엇보다 ‘글로벌’ 은행이라는 점에서 국내 다른 은행들과 구별된다. 국내 다른 금융기관들이 외환, 파생, 해외채권 발행, 신탁 등의 분야에서 씨티은행을 활용하는 것만 봐도 씨티은행의 존재감을 알 수 있다. 씨티은행은 또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국 기업에 무역거래, 해외통화 관리 등의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 글로벌 은행으로서 씨티은행의 현지화 전략과 성공요인은 무엇인지요?
“해외 진출은 가능한 한 빨리 해야 합니다. 씨티은행이 한국에 진출한 1967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142달러 수준이었어요. 진출 뒤에는 한국의 경제발전과 궤를 같이했습니다. 각 나라의 문화와 금융환경 등을 잘 알 수 있는 사람은 현지인이니까 현지 인재를 양성하고 그들이 글로벌 인재가 되도록 했고요. 특히 국경이 없는 글로벌 은행으로서의 장점을 특화하려 한 것이 성공요인이었다고 봅니다.”
▼ 씨티은행이 한국 진출 이후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요?
“글로벌 은행이 겪는 어려움은 사실 분명합니다. 브랜드 이미지가 자국 것이 아니라 외국계라는 것이지요. 어떻게 하면 고객들에게 자국 은행과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여질 것인가 하는 점이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1982년까지 씨티은행은 기업금융과 투자업무를 주로 했는데, 이후 개인 상대 비즈니스로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더 많은 고객과 만나기 위해 더 많은 지점이 필요했는데, 2004년 한미은행을 인수해 그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 은행장 님의 경영 소신은 무엇인지요?
“금융은 신뢰가 가장 중요합니다.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게 됩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특히 윤리적인 부분을 강조합니다. 개인적 신조는 ‘이상을 높이 갖고 길게 보고 가되 냉철한 머리에 뜨거운 가슴으로 다가간다’입니다.”
▼ 씨티은행 기업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지요?
“저희 은행에 있다가 나가서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일을 하는 분이 많은데, 특히 여성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건 씨티은행의 독특한 기업문화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씨티은행은 한국 진출 당시부터 남녀를 동등하게 대우했습니다. 2006년부터는 은행에 다양성위원회를 두고 제가 직접 주재하고 있습니다. 사내에서 성별, 출신지역, 전공, 학력 등으로 인한 차별이 없도록 노력해왔어요. 또 여성의 권익 강화와 네트워킹을 위해 여성만으로 구성된 여성위원회를 두고 있습니다.”
서울 다동 한국씨티은행 사옥에 설치된 200주년 기념 조형물 앞에 선 하영구 행장.
“10여 명이 있습니다. 외국인이 있다는 점도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최근 명동에 생긴 지점은 ‘스마트 뱅킹(smart banking)’ 지점이라고 들었습니다. 기존 지점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요?
“스마트 뱅킹 개념은 2년 전 미국과 일본에서 처음 생겼어요. 전화로 치면 일반 휴대전화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기존 은행 지점에선 대면 서비스를 받는 것이 기본이었지만, 스마트뱅킹 지점에선 최신 기기를 이용해 본인이 필요한 정보나 서비스를 직접 찾고 거래할 수 있습니다. ”
▼ 거래에서 기업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지요?
“기업고객과 개인고객의 비중은 어떤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그런데 자산 기준으로 볼 때 기업과 개인 고객이 절반씩 차지합니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한국씨티은행과 거래하는 경우도 많은데, 국내와 해외로 나누면 3대 1 정도 됩니다. 이는 해외업무가 극히 제한되어 있는 국내 은행들과는 차별되는 면입니다.”
▼ 개인고객이 다른 국내 은행이 아니라 씨티은행을 방문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기본적으로 씨티도 국내은행입니다. 국내은행이면서 글로벌한 은행이지요. 개인고객이 씨티를 선택할 때는 국내 다른 은행의 동일한 상품을 선택하는 것과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겠지만, 우선 글로벌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또 자본 충실도, 리스크 관리, 200년 역사 등의 측면에서 신뢰성이 있다고 여기기 때문 아닐까요? 특히 외환업무나 해외증권을 안전하게 맡기는 보호예수업무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없으면 수행하기가 힘들어요. 국제현금카드(ICC)를 발급받으면 해외 어디에서건 낮은 수수료를 물고 ATM을 이용할 수 있어요. 씨티은행은 또 해외 투자상품을 국내에 소개해 국내 맞춤형 자산관리(PB) 서비스 시장을 이끌어왔어요.”
한국씨티은행의 총자산은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약 59조 원이다. 2011년 총수익은 1조7149억 원, 당기 순이익은 4569억 원. 한국씨티은행이 견실한 이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영업 포트폴리오가 어느 특정 분야에 편중되지 않고 고르기 때문이다. 하 행장은 “올해도 수익 증가 구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에서 신용 여건이 악화해 대손충당금이 늘어날 경우 당기순이익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등급 본사보다 3단계 위
▼ 유로존 위기가 우리나라 금융권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요?
“유로존 위기는 지불능력의 위기입니다. 유동성 위기는 돈을 더 찍어내면 되지만 지불능력 위기는 근본적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유럽 각국은 자산을 팔거나 세금을 더 걷고 덜 써서 안고 있는 부채를 털어내야 하는데 정치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서 쉽게 합의가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이유에서 유로존 위기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점에서 대응하고 있습니다. 은행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본과 유동성입니다. 씨티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 비율이 16.22%로 다른 은행들보다 높습니다.”
▼ 국내의 가계부채가 900조 원을 넘어서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가계부채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대출의 상환방식이 분할상환으로 바뀌고,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가야 하겠지요. 개인의 부채는 부동산 구입으로 인한 것이 가장 많습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집값이 하향 안정돼야 하고 고용이 확대돼야 부채규모가 줄어들 겁니다.”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최근 씨티그룹의 무디스 신용등급을 A3에서 Baa2로 떨어뜨렸다. 반면 계열회사인 한국씨티은행의 무디스 신용등급은 기존과 동일한 A2로 유지됐다. 지주회사보다 3단계나 높은 셈이다.
“먼저 씨티그룹 차원에서는 이번 무디스 평가의 기준이 너무 과거 지향적이었기에 이번 평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즉각 밝혔습니다. 한국씨티은행이 씨티그룹의 신용도보다 높게 평가된 이유는 씨티은행그룹 소속이긴 하지만 현지법인이고 자본 충실도, 유동성, 예금 규모 등의 측면에서 위기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다고 무디스가 평가한 겁니다. 본사에 의존하는 게 많다면 신용등급 평가도 그 영향을 크게 받았을 겁니다. 그러나 한국씨티은행은 외화건 원화건 본사 의존도가 높지 않습니다. 특히 원화는 예금 규모가 대출 규모보다 훨씬 크고 건전합니다. 외화의 경우 본사에 의존하는 비율은 12%밖에 되지 않습니다.”
▼ 우리 은행산업의 문제점은 무엇인지요?
“해외 진출 문제가 쉽지 않습니다. 또 은행 업무가 크게 차별화되지 않고 있어요. 앞으로 고령화 사회와 저성장 사회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등이 은행산업 공통의 숙제입니다.”
100년 후를 생각한다
하 행장은 경기고,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 캘로그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씨티은행에 입사한 건 1981년.
“제가 대학을 졸업했을 때는 무역회사나 종합상사가 인기 있었습니다. 중동건설 붐도 있었고 해서 해외에 대한 관심이 커지던 시기였지요. 저는 유학 경험도 있었기 때문에 글로벌 회사에서 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더욱이 씨티은행은 글로벌한 회사였고, MBA 경력을 인정해줬거든요.”
▼ 12년간 은행장직을 맡아왔는데, 특별한 비결이 있다면.
“직원과 고객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을 때나 힘들 때나 직원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같은 목표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요즘 하 행장은 조지 프리드먼의 책 ‘100년 후(The Next 100 Years)’를 읽고 있다. 국제정세 분석가이자 미래 예측가인 저자가 21세기 정치, 경제, 문화, 트렌드를 분석한 책이다. 하 행장은 “이 책을 읽으며 200년 역사를 가진 기업의 향후 100년을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