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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전면전쟁계획’ 실체

“개전 3~5일내 한반도 석권”

北 ‘핵전면전쟁계획’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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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북한군 1, 2제대 통합해 초강력 속도전 준비
  • ● 한미연합군 피해 중앙고속도로 쪽 우회 기동
  • ● 경보병부대 사전 투입해 주요 시설 먼저 장악
  • ● 미사일로 美 증원군 제압, 한국민 공포심 극대화
  • ● 한국판 비대칭 전략 ‘참수계획’으로 대응해야
北 ‘핵전면전쟁계획’ 실체

북한군 전차부대의 기동훈련. 북한은 기동부대인 2제대를 해체해 1제대에 배치함으로써 핵전면전쟁 준비를 마쳤다.

“한미동맹에 기초해 싸우면 우리가 월등하게 이기지만 미군을 제외하고 남북한이 1대 1로 붙으면 우리가 불리하다.”

조보근 국방부 국방정보본부장의 이같은 국회 발언이 비난을 사자 김관진 국방장관은 “남북 간 전쟁 시 북한은 멸망하게 될 것”이라며 긴급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다른 질문에 대해서는 “한국군 전력은 북한의 80% 수준”이라고 답해 혼란을 가중시켰다.

조 본부장의 다른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수도권을 타격의 중심으로 한 북한군의 비대칭전력 증강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북한군은 휴전선 인근 100km 이내에 전체 병력의 70%인 70만 명, 전체 화력의 80%인 8000문의 포와 2000대의 전차를 배치하고 있다는데 사실인가?”라고 질문하자 조 본부장은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조 본부장은 1990년대 중반 시작된 북한의 전력증강 실태와 대규모 군 구조 개편, 그리고 개편된 북한군 주력부대의 최전방 추진 등에 대해 설명했다. 언론은 크게 주목하지 않았지만, 이 설명은 과거의 대(對)북한 군사위협평가와 크게 다른 것이었다.

필자는 공개정보를 중심으로 강성대국 건설기(1998~2012) 북한의 군사전략 변화를 연구해왔다. 그 결과 한미연합군에 대한 구조적 열세를 역전시킬 수 있도록 전력구조를 대규모로 개편했음을 파악했다. 북한은 핵·WMD(대량살상무기)·장사정포·특수전 전력을 집중 증강시켰고, 재래식 전력을 전진 배치했다. 그리고 이 둘을 융합해, 미군이 한반도로 증원군을 보내기 전인 개전 3~5일 내 전쟁을 종결한다는 ‘핵전면전쟁계획’을 은밀히 추진해왔다.



이를 증명한 것이 조 본부장의 답변이다. 이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정설이 된 ‘북한은 경제난으로 인해 전면전쟁을 수행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대북위협평가를 완전히 뒤엎는 얘기였다. 북한이 핵심전력을 최전방으로 추진한 것은 전면전을 할 의도가 있다는 분명한 증거다. 핵 개발에 전력을 기울인 것도 전면전을 하겠다는 뚜렷한 노선 선회다. 그러나 언론은 조 본부장의 고언(苦言)에만 주목하고, 그가 고언해야만 했던 충정(衷情)은 외면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우리는 ‘북한이 심화한 경제파탄으로 붕괴하고 있다’는 첩보에 지나치게 경도돼 있었다. 이 때문에 김정일 특명으로 북한이 핵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통신선로를 지중화하고, 군 구조와 전력구조를 개편해 전진 배치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를 비롯한 북한 고위급 망명자와 여러 정보자산이 같은 정보를 제공하는데도 계속 무시했다.

국지도발 → 전면전

김정일이 강성대국 건설을 선포한 1998년까지 북한군은 ‘3단계 공격작전 전략’을 갖고 있었다. 이를 위해 전연지대(최전방)에 기갑여단 특수전여단 포병여단 등을 거느린 4개 전연 군단을 ‘제1제대’로 배치했다. 그 후방에 전차군단 기계화군단 포병군단을 ‘제2제대’로 두고, 그 뒤에는 기계화군단과 포병군단을 ‘제3제대’로 배치했다.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처럼 1·2·3제대로 연속 공격을 퍼부어 승리를 확정짓는, 전형적인 ‘제파식(諸波式)’ 공격을 위한 배치였다.

제1제대의 기습공격으로 어디엔가 돌파구가 뚫리면, 대기하고 있던 제2제대를 그곳으로 집중 투입해 돌파구를 확대 개척하고 밀고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으로 제3제대를 집어넣어 2제대 엄호하에 한반도 전역을 석권한다는 것이 3단계 공격작전이었다. 돌파구를 뚫지 못한 제1제대의 다른 부대들은 한국군 부대와 계속 대치함으로써 한국군이 돌파당한 쪽을 보강하기 위해 부대를 이동하지 못하게 막는다.

그 시기 우리 군은 북한군이 160여 만t의 탄약과 150여 만t의 유류, 120여 만t의 식량을 확보하고 있어 3~6개월간 전쟁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상당히 공세적인 준비였기에 한미연합군은 북한군 위협이 대단히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그런데 1990년 유럽에서 냉전이 막을 내리고 공산권의 정치·경제·군사적인 연대가 붕괴되자 “북한군은 전면전을 수행하기 어려워 국지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쪽으로 평가를 바꾸게 됐다.

이러한 인식이 확산돼 한미 국방당국은 국회와 언론을 상대로 “북한군이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답변과 설명을 거듭했다.

그러나 최근 강성대국 건설기에 북한이 대대적인 군사개편을 했고 핵과 미사일 등 비대칭전력을 증강시킨 것이 확인되면서 북한이 ‘속전속결의 전면전’을 할 수 있다는 쪽으로 평가가 급선회했다. 에서 보듯이 북한은 강성대국 건설기 21개이던 군단을 15개로 축소하고, 63개이던 지상군 사단을 90개로 증편했다. 이는 제2제대를 형성했던 전차·기계화·포병군단을 사단으로 개편해 제1제대를 이룬 전연군단 산하로 추진한 결과다. 군단을 줄이고 사단을 늘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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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민 │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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