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독면을 쓰고 모의 시가지 전투를 하는 동원예비군. 이들이 입소하지 않으면 육군은 완편작전을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도 제2의 6·25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제2의 6·25전쟁은 핵전쟁으로 비화할 수도 있기에 우리는 총력으로 맞서야 한다. 전면전에 대비한 ‘작전계획 5027’은 허점이 없는지 재검토하고, 미국·일본과의 동맹과 협조 관계도 재점검해야 한다. 국가 동원 태세도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 전면전에서 승부를 확인하는 것은 최초 전투에 투입된 현역이 아니라 동원된 예비전력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승부를 확인하는 동원 전력

전시에는 공익요원이나 제2국민역 등을 소집하고, 입대 연령이 된 모든 장정도 징집한다. 보통 부대는 전체 구성원의 30% 정도가 부상이나 전사를 당해 작전에 참가하지 못하면 와해된 것으로 보고 임무를 다른 부대에 넘기고 후방으로 빠져 나와 재편성된다. 예비군과 징집된 청년들은 새로 창설한 부대에 들어가거나, 전투 중 상당한 피해를 당해 작전할 수 없게 된 부대를 보충해준다. 그래서 전면전의 승부를 확인하는 것은 예비전력이란 말이 나왔다.
북한은 천안함·연평도 사건 같은 국지도발을 할 수도 있다. 박근혜 정부는 북한이 도발하면 반드시 보복하겠다고 거듭 천명했고 한미 연합군은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응한 작전계획을 완성해놓았다. 따라서 북한이 도발하면 한반도는 순간적으로 불꽃 튀는 제한전·국지전에 돌입하고 양측 모두 전면전을 의식해 동원령을 내리는 단계로 갈지도 모른다.
이때 한국이 놀라운 응징력을 발휘해 승리를 거듭한다면, 이번에 ‘피도 눈물도 법도 없는’ 장성택 처형을 지켜본 김정은 측근들이 ‘한국의 힘’에 놀라 김정은을 배신할 수도 있다. 그로 인해 ‘내란’을 의미하는 북한 급변사태가 일어난다면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내전으로 고통받는 북한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다국적군 파병을 승인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북한과 마주한 한국이 가장 많은 병력을 파병해야 한다. 그런데 위기에 빠진 김정은 세력이 중국에 파병을 요청한다면 사태는 매우 복잡해진다. 이런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한국은 중국과의 일전도 불사한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북한 내부와 서해 양쪽에 전운이 감도는 상황을 상정하고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이 때문에 북한 급변사태도 동원령을 요구한다고 봐야 한다.
부분동원 시스템이 없다
그렇다면 우리의 동원체계는 완벽한가. 북한은 우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770여만 명의 노농적위군과 90여만 명의 교도대를 갖고 있다. 따라서 산술적으로 본다면 우리 예비군은 노농적위군보다 두 배 이상 강한 전력을 발휘해야 한다. 과연 우리 예비군은 그런 전력을 갖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의 동원체계는 전혀 완벽하지 않다. 주먹구구에 가까울 정도로 허점투성이다.
우선 정교한 부분동원 체계가 없다. 6·25전쟁의 기억 때문에 전면전을 상정해 나름대로 총동원 체계는 갖춰놓았으나 부분동원 체계는 갖추지 못했다. ‘전쟁이 나면 총동원을 하면 되지, 왜 부분동원을 걱정하느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현실을 알면 부분동원이 총동원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앞에서 전쟁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전력의 48%를 예비군으로 채워야 한다고 했는데, 이 48%의 예비군을 동원하는 것이 바로 부분동원이다. 그리고 순차적으로 여타 부분동원을 해 총동원이 완성된다. 전쟁은 화재와 같아서 초기 진압이 매우 중요하다. 소수를 동원하는 초기 진압에 실패하면 총동원을 해도 불을 끄는 것이 어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