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의원(왼쪽에서 세 번째)은 12월 8일 신당 창당 준비기구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안철수와 함께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안 의원은 호남과 수도권에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의 지지세가 약하고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텃밭이었던 호남에서 6월 지방선거는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신당 후보 간 맞대결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과연 호남 표심은 어느 당 후보를 택할 것인가.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며 민주당 후보에게 또 기회를 줄까, 아니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안철수 신당 후보를 지지할까.
PART 1 광주·전남
광주ㆍ전남지역을 비롯한 호남권은 오랫동안 민주당의 텃밭이었다. 그러나 2012년 대선 직후부터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민주당으로는 안 된다’는 실망감과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 최근 안철수 신당 창당이 가시화하자 분위기는 더욱 심상치 않다. 어느 쪽이 우세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 결국 광주·전남은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지역 주도권을 놓고 겨룰 핵심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홍성장 | 전남일보 정치부 기자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실행위원 선정 작업이 한창이던 지난 9월, 광주·전남지역에선 이채로운 장면이 목격됐다. ‘내가 안철수 신당 ○○구청장 후보로 나갈 것’이라며 공언하고 다니는 이가 부쩍 늘어난 것. 광주·전남지역 실행위원이 발표되자 실행위원에 포함된 이들은 자신이 안철수 신당의 기초단체장 후보라도 된 듯 의기양양해했다. 공직 사회에도 지방선거를 겨냥한 고위 공직자들의 퇴직 바람이 불었다. 정년을 3~4년 앞둔 광주시청 국장급(3급·지방부이사관) 인사가 안철수 신당 후보로 모 구청장 선거에 나가기 위한 결정이라며 갑작스럽게 명예퇴직을 했다. 얼마 뒤 정년을 1년 앞둔 또 다른 국장급 인사도 ‘○○구청장 안철수 신당 후보’로 나간다며 명예퇴직을 신청했고, 곧이어 또 다른 국장급 인사도 같은 선택을 했다. 전남도청 모 국장도 같은 이유로 공직을 떠났다.
광주·전남지역의 관심은 안철수 신당에서 어떤 인물을 내놓을 지에 쏠려 있다. 민주당보다 열세인 지역적 기반을 뒤집으려면 참신하고 역량 있는 인재를 영입해야 하기 때문.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 선거에 나설 안철수 신당 후보군으로 여러 인사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나 아직 파괴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안철수 신당은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되, 뚜렷하게 지지세를 확보할 만한 요소를 못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민주당 후보군은 벌써부터 당내 경선을 염두에 둔 본격 행보에 나서고 있다. 호남을 향한 민주당의 바람은 ‘미워도 다시 한번’이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연패했지만 정통 야권의 뿌리를 통해 계승된 민주당을 외면하지 말아달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
광주시장
강운태-이용섭 리턴매치 주목
윤장현 등 ‘안철수맨’ 파괴력은 미지수

민주당 후보로는 강운태 시장과 이용섭 의원 간 대결 양상이 뚜렷하다. 이들은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경선에서 한 차례 대결한 바 있다. 당시 강운태 시장이 37.80%의 지지를 얻어 37.35%를 얻은 이용섭 의원을 0.45%p라는 박빙의 차로 누르고 광주시장 후보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