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지리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시장붕괴 직전까지 갔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주식시장은 어느 정도 회복한 편이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펀드라는 말만 나오면 여전히 몸서리친다. ‘뼈아픈 추억’ 때문이다.
펀드 판매를 주도했던 은행도 마찬가지다. 11월13일자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펀드 부실판매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면서 은행창구에서 펀드에 가입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한다. 어떤 직원은 펀드에 가입하러 온 고객에게 “요즘 펀드에 가입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연말 소득공제를 앞두고 연금저축에 가입하는 게 좋다”고 권할 정도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신동아’는 12월호에 펀드 관련 기사를 쓰기로 했다. 펀드가 인기 없는 요즘에, 펀드에서 높은 수익률을 내는 펀드매니저를 인터뷰해서 그 비결이 뭔지 그리고 바람직한 펀드투자 방식에 대해 물어보기로 했다.
인터뷰는 11월6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있는 마이애셋자산운용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한국거래소(KRX) 맞은편 건물 6층이었다. 국내 최고의 수익률을 올린 펀드 매니저들이 일하는 사무실치고는 매우 소박했다. 한상수 본부장(상무), 전성문 운용팀장, 조항서 과장 등 3명이 ‘마이애셋 트리플스타’라는 펀드를 운용한다.
▼ 우선 펀드를 소개해주세요.
“저는 지난해 8월에 마이애셋자산운용에 들어왔습니다. 당시만 해도 마이애셋자산운용에는 개인이 가입할 수 있는 리테일 펀드가 없었습니다. 제가 전 직장인 동양투자신탁에 있을 때 리테일 펀드를 운용해 회사 주력상품으로 키운 경험이 있고, 회사의 도약을 위해선 개인투자자의 자금을 유치해야 한다고 판단해 리테일 펀드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회사에 칭기스칸펀드라는 기존 펀드가 명맥만 유지하고 있었는데 펀드 판매회사가 제가 예전에 있었던 대한투자신탁증권(하나대투증권)이었어요. 그래서 신규 펀드를 만들기보다는 이 펀드를 손봐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9월25일 고객들에게 일일이 이해를 구하고 새로운 투자철학과 목표를 설명한 뒤 ‘마이애셋 트리플스타’를 출범시켰습니다.”
1억원으로 시작한 펀드
▼ 기존 펀드 규모는 어땠나요.
“약 20명의 고객이 있었고 펀드 규모가 1억원 정도였습니다.”
▼ ‘마이애셋 트리플스타’의 투자철학은 뭔가요.
“저희는 세가지 업종군에 투자합니다. 첫째는 스타성장주입니다. 스타성장주는 삼성전자와 같은 업종 대표주입니다. 스타전환주는 현재 업종 대표주가 아니지만 2~4등 하는 기업으로 업종 대표주가 될 수 있는 기업입니다. 마지막으로 스타기대주는 꿈을 갖고 있는 주식으로 당장 1,2년 안에는 안 되겠지만 3년 5년 10년이 지나면 스타전환주가 될 수 있는 주식입니다. 중소형주에 많아요. 우리 펀드는 주식을 이렇게 분류한 뒤 스타성장주에 40%, 스타전환주에 30%, 스타기대주에 20%를 투자합니다.”
▼ 그렇다면 나머지 10%는 어떻게 관리하나요.
“현금 등 유동성으로 갖고 있습니다. 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할 때 10%를 현금으로 가지고 있으면 그만큼 덜 빠진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나아가 현금성 자산을 리스크가 없는 절대수익률에 투자해 3%의 수익만 올린다고 해도 사실상 13%의 현금을 가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보너스 포인트’입니다. 예를 들어 일반 공모 시장의 경우 상장에 비해 경쟁이 덜 치열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노력해서 분석하면 의외로 안정적이고 절대수익률을 올릴 기회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