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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 혁신의 기수 박맹언 총장

“국제화 특성화 실용화 바탕으로 3개 이상 분야 세계 10위권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

부경대 혁신의 기수 박맹언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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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부경대 제쳐두고 국립대 혁신 거론할 수 없어
  • ● 대외부총장은 ‘주식회사 부경대 CEO’
  • ● ‘안방의 국제화’ 프로그램 어학연수보다 효과 좋아
  • ● 연구 중심보다 적극적인 실용화로 승부
  • ● 교수 구조조정 혹독하게 준비
부경대 혁신의 기수 박맹언 총장
부산에는 국립대가 네 곳이다. 부산대, 부경대, 한국해양대, 부산교대가 있다.

부산지역 4년제 대학은 모두 14곳. 도시 규모에 비해 국립대가 많은 편이다. 부산교대를 제외하고 규모가 큰 종합대학이어서 국립대끼리의 생존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쟁 속에서 요즘 부경대에는 국립대 최고, 최초 혁신 대학이라는 수식어가 뒤따른다. 지난해 8월 취임한 박맹언 총장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 혁신사업 때문이다.

1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그는 ‘변화에 둔감한 국립대’라는 이미지를 털어내기 위해 혁신적인 정책을 하나씩 도입해왔다. 최근 국립대를 권역별로 묶어 하나의 대학으로 통합하자는 교육과학기술부의 ‘권역별 국립대 통합안’은 박 총장이 총장선거 당시 내세운 공약 가운데 하나다. 기자들과 만날 때도 늘 강조한 사안이었다.

교육과 연구영역을 맡는 학무부총장, 재원을 발굴해 대학에 지원하는 대외부총장 신설도 그가 취임하자마자 도입했다. 분교가 있는 국립대를 제외하고 부총장이 2명 있는 곳은 부경대뿐이다.

올해 국립대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뉴욕에 국제협력 전진기지 구실을 할 ‘부경대 국제재단’을 세운 것도, 중앙정부의 연구 및 재정지원 사업 유치를 위해 서울 광화문 인근에 서울사무소를 개설한 것 도 다 그가 총장이 되기 전부터 구상하던 일이었다.



부산 남구 대연동 소재 부경대 대연캠퍼스 총장실에서 취임 1주년을 맞은 박 총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정원의 10% 영어권 국가에서 유치

▼ 취임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생각보다 할 일이 많았고 바쁜 시간이었어요. 앞으로 지방 국립대가 살아남기 위해 어떤 모델을 선택해야 할지를 특히 고민했죠. 몇 가지 결론을 내렸습니다. 특성화, 국제화, 실용화가 그 해답이더군요. 우선 우리 대학의 해양수산, 지구환경·에너지, 나노·바이오, IT 융합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에요. 지질 해양 수산 대기 위성 등 국내 5개 학회 회장을 모두 부경대 교수들이 맡을 정도로 교수진도 뛰어납니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하겠지만 해양·수산 분야의 ‘미세조류은행’과 ‘수산질병관리원’은 국내에서 유일합니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 해양수산 LMO(형질전환생물) 평가기관으로 지정했을 정도예요. 이런 특성화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겁니다. 여기에는 안정적인 재정이 필수적인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는 재임기간 중 발전기금 1000억원을 조성할 계획이에요. ‘주식회사 부경대 CEO’라고 부르는 대외부총장을 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물론 저는 대외부총장보다 더 많이 뛰어야겠지요.”

▼ 다른 지방 국립대와 차별화된 국제화 프로그램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안방의 국제화’, 즉 IaH(Internationalization at Home)라고 이름 지었어요. 다른 대학이 학생들의 언어능력 향상을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 해외로 보내고 있습니다. 반면 저희는 영어권 나라 학생들이 부경대로 유학 오는 방법을 택했어요. 방학기간에 외국학생 20명가량을 부산으로 불러들입니다. 항공료, 기숙사비를 모두 무료로 지원합니다. 대신 학생들은 우리 학생 1명과 기숙사 룸메이트가 돼 한 달간 영어로만 대화하도록 했죠. 여기에 도우미 학생 3명을 붙여 하나의 영어 클럽을 만들었어요. 이렇게 했더니 미국에 어학연수를 보내는 것보다 비용이 70%나 절감됐습니다. 대신 학생들의 영어실력은 쑥쑥 올라가더군요. 올해엔 어떻게 알았는지 자매결연 대학도 아닌데 미국, 호주, 독일 6개 대학생들이 부경대 외국인 학생 초청 프로그램을 인터넷으로 신청했어요. 외국 학생들로서는 공짜로 한국 문화와 여행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을 수밖에 없죠. 반응이 매우 좋아 이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매년 정원의 10%가량을 영어권 국가에서 유치할 생각도 있어요. 외국 유학생들이 낸 등록금을 부경대 학생을 해외로 보내는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죠. 외국 10개 대학과 복수학위 인정 협약을 맺고 올해 영어권 3개국 4개 대학과 학생, 교수 교환 및 국제공동연구 협정을 맺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지방대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국제화 이외의 다른 대안은 별로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지방 국립대로는 처음으로 미국 유명 교수를 초빙해 영어로 강의하는 ‘서머스쿨’이나 무려 600억원을 들어 조성할 계획인 한국형 유엔빌딩인 ‘국제교육평화센터’, 20층과 17층짜리 초현대식 건물인 기숙사도 외국인 유학생 유치용이라고 보면 됩니다. 다시 말해 부경대를 선택하면 미국에 가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힐 수 있고 유학생의 등록금으로 해외유학을 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거죠. 참고로 부경대 한 학기 등록금은 인문 사회계열은 200만원, 자연 수산 공과계열은 220만~240만원입니다. 참 저렴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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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각│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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