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호

국내 보험영업 정상에 선 이근우, 한광수 씨 인터뷰

“연 5억원 넘게 번 비결? 주말 없이 하루 3~5시간 자고 뛰었다!”

  • 공종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ong@donga.com│

    입력2009-09-07 1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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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는 10여 년 전에 정신과 의사와 함께 직업별 스트레스 지수를 조사해 그 결과를 기사화한 적이 있다. 10개 직군을 조사했는데 스트레스 지수 1등이 보험회사와 자동차회사의 영업직이었다. 당시 조사를 담당했던 전문가는 “매일 숫자로 실적이 드러나는 것이 이유”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매일 숫자와 싸우는 보험영업을 하면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이들의 1등 비결은 뭘까.
    국내 보험영업 정상에 선 이근우, 한광수 씨 인터뷰

    경쟁이 치열한 보험영업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근우씨(왼쪽)와 한광수씨

    보험사에서 영업을 담당하는 FC(재무컨설턴트)의 꿈은 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백만달러 원탁회의) 회원이 되는 것이다. 미국 MDRT 본부가 책정한 기준에 따르면 ‘수수료 기준’으로만 연간 7463만원의 소득을 올려야 회원이 될 수 있다. 그런데 FC들은 수수료 말고도 기타 소득이 있어 대체로 억대연봉자로 봐도 무리는 아니다. 그 다음 단계인 COT(Court of the Table)는 MDRT의 3배, 그 다음 단계인 TOT(Top of the Table)는 MDRT의 6배 실적을 올려야 한다.

    TOT 회원 자격은 ‘수수료 기준’으로 연간 4억4781만원이상의 소득을 올려야 주어진다. 국내 보험업계는 2009년에 77명의 TOT를 배출했다.(지난해 수수료 실적 기준.) 전체 보험업계 FC는 25만여 명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TOT 77명은 ‘상위 0.03%’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TOT 회원은 보험업계에서 ‘신의 경지에 오른 보험인’으로 평가받는다.

    ‘신동아’는 8월6일 이 중에서 PCA생명 FC로 일하는 이근우(46)씨와 ING생명 FC인 한광수(54)씨를 인터뷰했다. 이씨는 올해 4월 ING생명에서 PCA생명으로 회사를 옮겼다. 한씨는 이씨보다 나이가 8살이 많지만 FC 경력은 짧다. 그는 이씨를 ‘보험업계의 전설’이라고 평가했다.

    ‘상위 0.03%’에 들어간 비결

    ▼ 보험영업에 뛰어든 계기는.



    (한광수)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한국은행에 들어갔어요. 한은에서 15년, 금융감독원에서 5년 일한 뒤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창투사 최고경영자(CEO)로 3년 일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ING생명에서 일하던 후배를 만나 FC를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요. 그런데 ‘필’이 꽂혔습니다. 언젠가는 월급쟁이를 그만두고 내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당시 나이 51세. 사실 FC로는 꽤 늦은 나이였습니다. 또 항상 ‘갑’의 위치에 있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보험영업을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어요. 잠실 선착장에 차를 대놓고, 행주대교까지 걸어가면서 고민했어요. 하루 꼬박 걸렸지만 답이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일단 한 달간 훈련을 받으면서 천천히 결정하기로 하고 FC교육을 받았어요. 그리고 3년4개월이 지났어요.”

    (이근우) “상대를 졸업한 뒤 대기업에서 10년 동안 기획과 재무 업무를 한 뒤 중소기업으로 옮겼어요. 재무와 세무업무를 하면서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까지 구축하는 일을 맡게 됐어요. 2003년 ERP 구축을 끝낸 뒤 진로를 고민했어요. 그런데 제가 5년 동안 중소기업에서 일하면서 회사 비용을 1년에 5억원 가량 줄여줬어요. 제조업체 마진은 보통 5,6%에 불과해요. 당시 일하던 기업은 매출이 100억원 정도였는데 1년에 비용을 5억원 절감한 것은 매년 50억원의 추가 매출을 가져다준 것과 엇비슷합니다. 그런데 회사 창립기념일에 표창장을 받았는데 팀 회식비로 10만원이 나오더군요. 토, 일요일도 없이 밤낮으로 일했는데 보상이 이 정도예요. 그때 마침 보험회사에서 일하던 후배를 만나 제안을 받았어요. 당시 후배는 제가 재무와 세무를 다 해봐 FC활동에 유리할 것이라고 하더군요. 실제로 저는 중소기업에 근무할 때 세무조사도 겪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자기 능력껏 일하고 적절한 보수가 주어지는 일을 해보자, 그리고 내 능력을 시험해보자고 결심했어요.”

    ▼ 두려움은 없었나요.

    (이근우) “당시 나이로 40세였어요. 쉬운 결정은 아니지요. 더구나 보험회사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잖아요. 아직도 그렇지만. 부모님은 제 결정을 존중했지만 입사 후 한 사람도 소개해주지 않았어요. 그런데 저는 결정을 내리면 뒤를 돌아보지 않아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객지생활을 해와 독립성이 강한 편입니다.”

    ▼ 입사 후 실적은 어땠나요.

    (이근우) “9월에 입사했기 때문에 첫 해 종합실적은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다음해인 2004년에 MDRT에 들었어요. 억대 연봉자가 된 거지요. 2005년부터 4년 연속 TOT에 들었습니다. 꿈같은 실적입니다. 목표는 앞으로 6번 TOT를 이뤄서 TOT 종신회원이 되고 싶어요. 아직까지 한국에 종신 TOT는 없어요.”

    (한광수) “저는 5월부터 일을 시작해 첫해부터 MDRT에 도전했는데, 됐습니다. 이듬 해에 바로 TOT 회원이 되려고 했는데 그게 안됐어요. 그래서 두 번째 연도에는 COT, 그리고 작년에 TOT에 들었습니다. 올해도 TOT가 목표입니다.”

    국내 보험영업 정상에 선 이근우, 한광수 씨 인터뷰

    사무실상패 앞에 선 이근우씨. 그는 인터뷰 날짜에 고객과의 면담약속이 없어 편한 복장이었다. 왼쪽사진은 TOT증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내려본 적 없어

    ▼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한광수) “세상에 공짜가 없습니다. 보험영업 실적은 정확히 뿌린 대로 거둡니다. 매일 밤12시나 새벽 1시에 들어가서 새벽 5시에 일어납니다. 수면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요. 지하철에 타면 바로 잠을 잡니다. 전에는 치약과 칫솔을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녔는데, 책을 꺼낸 뒤 잠그지 않은 채 잠들었다가 가방에 있던 치약 칫솔이 밖으로 쏟아져 나와 창피했던 적도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어 오전 5시부터 5시10분까지 1분 단위로 자명종이 울려야 겨우 일어납니다. 지방 출장이 있는 날은 정말 행복합니다. 버스를 타면 무조건 잠을 자거든요. 고속버스를 타고갈 때 휴게소에서 내려본 적이 없습니다. 곤히 잠을 더 자기 위해서입니다. 화장실도 가지 않아요. 아예 화장실에 가고 싶은 생각도 나지 않아요. 전에는 아침식사를 걸렀는데, 이제는 활동량이 많아 반드시 아침을 먹습니다. 아침을 먹지 않고는 체력적으로 버틸 수가 없어요. 밥심으로 일한다는 말이 맞아요. 주말에도 반드시 사무실에 나옵니다. 밤에도 사무실을 지키면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끊임없이 연구합니다. 집은 하숙집이에요. 가족과 제대로 이야기할 시간도 없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컸고, 집사람도 성당활동 때문에 바빠 가족들이 불만을 가지지 않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제가 원래는 골프를 좋아했는데 FC를 시작한 뒤 골프 칠 시간이 없습니다.”

    (이근우) “하루가 25시간이었으면 좋겠어요. 집이 인천인데 새벽 5시에 일어나 5시 반에 출발하면 서울 테헤란로에 있는 사무실에 6시15분이면 도착합니다. 저는 출근길 교통체증을 모릅니다. 처음 1년 반 동안은 제가 항상 사무실문을 열었어요. 지방출장 갈 때는 사무실에 일찍 출근할 수 없지만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하루를 일찍 시작하려고 합니다. 8시 반 아침 회의 전까지 고객데이터를 모두 검토합니다. 그래서 회의가 끝나자마자 바로 밖으로 나가 활동을 시작할 수 있어요. 저는 올해 4월 회사를 옮기기까지 275주 연속 3W(보험용어로 매주 3건의 신규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을 의미)를 해왔습니다. 3W를 하기 위해선 활동량을 늘리는 수밖에 방법이 없어요. 대학입시 때 ‘4당5락’(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낙방한다)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사실 고교를 졸업하고 재수를 해야 할 상황이었는데, 그렇게 1년 동안 또 공부해야 한다는 게 싫어서 재수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와서 절대적인 활동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잠을 줄일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때 4시간도 자봤는데 1시간 더 줄여보자고 마음먹고 그 때부터 하루에 3시간씩 잤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몸이 ‘3시간 수면’에 적응했어요. 저는 육체적으로도 그렇게 강인한 편은 아니에요. 감기에도 자주 걸립니다. 그런데 정신력만큼은 스스로 인정하는 편입니다. 무슨 일을 하건 최선을 다하고 뭔가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해요.”

    ▼ 이 선생님이 한 선생님에 비해 1,2시간 덜 자는 것 같은데요.

    (한광수) “저를 합리화하려는 게 아니라 나이 차이가 있잖아요.(웃음) 나이가 들면 잠이 없어진다는데 저는 잠이 많아요. 하루에 4시간은 자야 해요.”

    ▼ 한 선생님은 나이가 50세가 넘어 보험영업을 시작했는데 불이익을 경험하지는 않았나요.

    “그런 점은 없었어요. 보험회사가 지급한 무거운 007가방을 들고 다니면서 처음 영업을 할 때에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고 ‘얼마나 살기 힘들면 저렇게 보험영업을 한다고 나왔을까’하고 생각하지 않을까 신경이 쓰였어요. 그런데 고객은 그런 편견을 가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열심히 살고 정직하고, 자신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줬어요. 영업의 ‘영’자도 모르던 제가, 보장성 보험 한 개도 든 적이 없던 제가, ING가 보험회사인지도 모르던 제가 50세가 넘어서 새로운 일을 했고, 3년 동안 많은 것을 이뤘어요. 한국에 50세가 넘어 보험영업을 시작한 뒤 저와 같은 실적을 낸 FC는 없습니다. 아마 전세계에도 없을 것입니다. ‘비공인 세계신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졸지 않기 위해 과속

    ▼ 계산을 해보니 국내 보험업계 FC 중 TOT 비율이 약 0.03%입니다. 두 분이 영업 시작부터 탁월한 실적을 낸 건 인맥이 탄탄하거나 부잣집 출신이어서 주변에 고액의 보험상품에 가입할 잠재적인 고객이 많았던 덕은 아닌가요.

    (이근우) “보험업계에선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 시장을 갖고 있는 것이 매우 유리합니다. 이럴 경우 주말에 골프 마케팅을 하는 등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입니다. 그런데 제 주변에는 고액 보험에 가입할 인맥이 없었어요. 보통 직장인, 주부, 시장 상인 등 자영업자가 주요 고객입니다. 가까운 친구들은 모두 외국에 있어요. TOT 회원이 되기 위해선 상당한 계약금액을 따내야 하는데 저처럼 소액계약을 해서는 쉽지 않아요. 그래서 몸으로 뛰어야 했어요. 처음에는 제가 학교를 다니던 대구에 출장이 많았어요. 대구서 새벽 1시에 출발해 서울에 4시에 도착하면 오전 6시 일 끝난 동대문시장 상인과 면담이 잡혀 있죠. 30분만 자고 사무실에 출근한 적도 있어요. 피로는 눈으로 터집니다. 고속도로를 운전하는데 갑자기 최루탄을 맞은 것처럼 눈물이 비 오듯 쏟아지기도 합니다. 그러면 휴게소에 들러 세수를 하고 다시 차를 몰고 갑니다. 대구에서 올라올 때 하도 졸려 긴장하기 위해 속도를 시속 140~ 150㎞로 내기도 했죠. 시속 100㎞로 달리면 졸리거든요. 비만이나 고혈압으로 사망한다면 진정한 FC가 아닙니다. 진정한 FC는 그럴 여유가 없어요. 다른 사람을 앞서려면 잘 것 다 자고, 친구 다 만나고 할 여유가 없어요. 일하다 세상을 떠나야지요. 지금은 수면시간이 약간 늘어나서 하루에 3~4시간을 잘 수 있어요. 1년에 자동차로 뛴 거리가 10만㎞에 육박했어요. 거의 영업용 택시수준이에요.”

    ▼ 처음 보험 영업을 시작했을 때 쉽지 않았을 텐데요.

    (한광수) “초보일 때 엄청 당했어요. 교육 받은 대로 우선 지인시장을 시작으로 영업을 했어요. 전 직장에서 저를 따르던 후배가 있었어요. ‘선배 보는 재미로 출근한다’고 말하던 후배였어요. 약속을 해서 사무실을 찾아갔는데, 내 명함을 보고 나더니‘선배님 죄송한데 제가 회의가 있어서…’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는 거예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어요. 너무 상처를 받아서 그 뒤 그 직장에는 한 번도 가지 않았어요. 이젠 내공이 쌓여서 그 후배도 이해할 수 있어요. 가까운 사람에게 받는 상처가 커요. 의사인 제 막내동생이 청약서에 사인까지 했는데 나중에 제수씨가 전화를 걸어와 ‘아주버님, 저 도저히 못하겠다’고 거절의사를 전해온 일도 있어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제가 가장 노릇을 하면서 키운 동생이에요. 보험 시장이 이렇습니다. 제 와이프도 아직까지 한 건도 소개해준 적이 없어요.”

    (이근우) “보험영업을 하면 인간관계가 완전히 물갈이된다는 말이 있어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정말 친했던 친구가 모른 체하고, 엉뚱한 사람이 자기 일처럼 도와줄 때도 있어요. 초기에 상처를 많이 받았지요. 보험에 대해 설명조차 하지 못하고 헤어질 때도 많아요.”

    국내 보험영업 정상에 선 이근우, 한광수 씨 인터뷰

    늦깎이로 FC를 시작해 성공한 한광수씨. 오른쪽은 TOT 증서.

    잘 들어야 고객 마음을 연다

    ▼ 거절당했을 때 기분이 어떤가요.

    (한광수) “지금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경험만큼 소중한 지식은 없어요. 자꾸 거절당하다보면 이길 수 있는 힘이 조금씩 생겨요. 현장에서 그걸 느껴야 해요. 이제는 ‘고객은 거절할 의무가 있다’라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지금도 100명을 면담하면 계약에 이르는 사람이 30명 정도예요. 나머지는 거절해요. 이정도면 계약성공률이 굉장히 높은 편이에요. 중요한 것은 타석에 자주 들어서는 것이에요. 그러면 타율이 높지 않더라도 안타를 많이 치게 돼요. 그게 모여서 계약이 됩니다.”

    ▼ 어떻게 해야 고객의 마음을 열 수가 있나요. 어떻게 해야 TOT 회원이 될 수 있나요.

    (한광수) “영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잘 들어야 해요.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설득하는데 최고의 방법은 듣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말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질문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고객이 가려운 데가 어딘지,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잘 알아야 합니다. 집중도 하고 눈도 마주치고 맞장구도 쳐줘야 합니다. 상대방의 관심이 골프인지, 자녀들의 특목고 준비인지 등을 잘 파악해서 대화를 이끌어가야 합니다. 사실 저는 대화에서 거의 말을 하지 않고 듣기만 했는데 나중에 ‘한광수, 정말 말을 잘 하더라’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어요. 고객 자녀가 서울대에 합격했으면 ‘방법 좀 가르쳐주세요. 이건 기사감이에요’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미리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해요. 한번은 고객의 자녀가 3명인데, 2명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다른 자녀에 대해선 이야기를 하지 않는 거예요. 나중에 친해지고 나서 장애아가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때 제가 뭐라고 한 줄 아세요. ‘안 됐구나’가 아니라 ‘사모님 참, 그것을 이겨내시고. 인간극장에 나올 얘기들입니다. 대단하십니다’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진실되게 다가가면 고객들이 달라져요.”

    (이근우) “성공에는 성실 근면 정직 책임이 기본적으로 따라붙어요. 한 달이 일주일처럼 지나가요. 성공하지 못한 FC는 시간에 여유가 많아요. 그런데 제대로 FC를 하려면 24시간론 부족해요. 상담은 물론 기존고객관리 시간도 만만치 않아요. 연락을 오랫동안 하지 않으면 섭섭해 하는 고객도 많아요. 그런데 습관이 무서워요. 정신은 ‘쉬어야 한다. 이러다간 죽는다’고 말하는데, 몸이 돌아다니고 있어요. ‘유체이탈’을 경험했어요. 섬뜩했습니다.”

    ▼ 고객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한광수)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돼요. 제일 좋은 것이 얼굴을 보여주는 것이에요. 여의치 않으면 전화를 해요. 전화가 귀에서 떨어지면 안 되고, 구두가 땅 바닥에 붙어있으면 안 된다는 말을 자주 해요. 통화량이 많아 한달에 보통 휴대전화요금이 25만원이 나와요. 기존 고객에게는 하루 50통씩 전화를 합니다. 생활화가 됐어요. 꼭 일이 없더라도 ‘도와드릴 게 없느냐’고 전화를 합니다. 처음에는 귀찮아하던 고객도 있는데, 이제는 좋아하시더라고요. 이게 차별화라고 생각합니다. 실적이 좋은 사람은 전문성에서 차별성이 있고, 활동량에서 차별성이 있고, 고객관리에서 차별성이 있습니다. 현재 고객 수는 300명이 넘어요. 어마어마한 숫자예요. 매일 저녁 잠자리에 들 때 내일 만날 고객 생각을 하면 가슴이 막 뛰어요. 빨리 아침이 오기를 바라죠.”

    (이근우) “가장 좋은 것은 직접 만나는 것이에요. 그래야 고객에게 신뢰를 줘요. 제 고객이 500명이 넘는데, 어떤 물건을 보면 ‘○○네 아기를 주면 참 어울리겠네’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해외여행을 가도 제 선물보다 평소에 신세진 고객선물을 더 많이 사와요. 그러다보니 제 차에는 고객에게 줄 선물이 항상 넘쳐요. 제게 고객은 가족이에요. 전에 가족들과 함께 쇼핑몰에 갔다가 삼겹살을 사는데, 갑자기 저처럼 삼겹살을 좋아하는 고객 얼굴을 떠오르는 거예요. 그 고객이 우리 집과 쇼핑몰 사이에 있어서 두 가족이 먹을 분량의 삼겹살을 사서 돌아가는 길에 고객 집에 들러 함께 나눠 먹은 적이 있습니다. 고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저는 즐겁습니다. 전에는 제가 고객을 찾아가는 영업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고객들이 저를 찾아올 때가 많아요.”

    음주 상담은 없다

    ▼ 그러다가 마음이 풀어지는 것 아닌가요.

    (이근우) “성공 단계로 들어가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자만이에요. 자신을 낮추지 않으면 무너질 수 있어요. 저는 고객과 통화량이 많아 휴대전화가 견디지 못해 1년에 한두 차례 교체해야 해요.”

    ▼ 고객과 저녁식사도 하나요.

    (한광수) “예. 그러나 혹시 술 마시는 자리에선 보험 상품 얘기를 절대 하지 않아요. 집중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해요. 어찌됐건 술을 마시는 영업은 하지 않았어요. 또 술을 마시면 다음날 활동에 즉각 지장을 주기 때문에 술을 마실 여건도 되지 않아요. 저는 술도 잘 마시지 못하고, 담배도 피우지 못해요. 그래도 사람을 매우 좋아하는데 술을 마시지 않고도 얼마든지 고객과 잘 지낼 수 있어요. 고객을 위해 고객 아들이 군입대할 때 논산훈련소까지 함께 따라간 적도 몇 번 있어요. 때로는 고객 분이 원할 때도 있어요. 그러면 조카 군입대에 같이 간다는 생각으로 동행합니다.”

    (이근우) “저는 원래 술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술자리 분위기는 좋아해요. 하지만 고객과 만날 때 술을 마시면서 영업을 한다는 건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정 술을 좋아하는 고객이 있으면 술자리에 함께 하긴 합니다. 하지만 고객은 한두 잔 정도 해도 저는 같이 마시지 않습니다. 몽롱한 상태에서 컨설팅을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술 마신 다음날 영업을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술 깨느라 비몽사몽 시간을 허비할 것입니다.”

    ▼ 일을 하다 보면 슬럼프도 있을 텐데….

    (이근우) “슬럼프가 오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조금만 방심하면 기존 계약자가 바로 눈치 챕니다. 현실은 냉정해요. 만 6년 동안 잠도 안 자고 목숨 걸고 일해온 성과가 무너지면 안 되잖아요. 제가 올해 ING생명코리아 챔피언상을 받기 직전 호텔에서 두 시간 동안 소감문을 준비했어요. 대체로 이런 내용이었어요. ‘이제 최고 위치에 섰다. 부러울 게 없다. 그런데 아침에 늦잠 자고 싶고, 쉬고 싶을 때가 있다. 초심을 유지하지 않으면 무너질 수 있다. 종신회원이 되려면 TOT 6번이 남았다. 기득권을 미련 없이 던져야겠다.’ 그래서 올해 4월 ING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어요. 한 회사 상품이 아니라 여러 회사의 다양한 상품, 세무, 부동산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토탈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올해 4월 회사를 옮겼어요.”

    ▼ 일이 힘들 때 극복하는 요령이 있다면.

    (한광수) “저는 항상 메모를 해요. 수첩을 4개 가지고 다니는데 1번 수첩은 일정표, 2번은 영업일지, 영업일지라는 게 반성문이죠. 3번과 4번은 저의 마음을 다지는 결의를 적은 글입니다. 지하철에서 자기암시를 위해 메모를 해요. 거절당했을 때에는 항상 분석을 해요. 이런저런 이유로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메모를 하는데 일종의 반성문이지요. 실패를 통해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워요. 경험만큼 좋은 노하우가 없어요. 깨지고 넘어져봐야만 뭔가를 배우고 용기도 얻어요.”

    기자는 한씨의 양해를 구해 그의 메모를 봤다. 이런 말들이 적혀 있었다.

    “남의 돈 얻기가 참 쉽지 않구나. 다들 어렵구나. 나 스스로 생각해도 정말 성실하구나. 확신이 설 때까지 물러서지 말자. 나는 화려한 연고시장도 없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성공할 운명을 타고났고, 성공인자를 갖고 태어났다.”

    3년 동안 매달 찾아간 고객감동 스토리

    ▼ ‘신동아’ 독자에게 성공비결을 전해준다면.

    (한광수) “변화 트렌드에 잘 적응하는 사람이 성공해요. 운도 맞아야 하고요. 제가 짧은 기간에 여기까지 온 것은 구체적인 목표설정을 했기 때문이에요. 그것도 역량보다 약간 넘치게 목표를 설정했어요. 저는 시작부터 ‘노 스킵 3W’를 정했어요. 보통 5일 근무일 중에 3일이 공적인 휴무이면 건너뛰어도 ‘3W’가 계속되는 것으로 인정해줘요. 그런데 저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주에 했어요. 171주째 이어온‘노 스킵 3W’는 제게 생명 같은 것이에요. 두 번째는 활동량이에요. 활동량 앞에 ‘엄청난’ 이라는 형용사가 필요해요. 마지막으로 열심히 공부했어요. 아, 그리고 연락이 없던 친구한테서 전화가 올 때가 있지요. 아마 부탁이 있어서 전화했을 거예요. 그러면 힘이 닿는 한 도와주세요. 저는 그렇게 살아왔어요.”

    (이근우) “우리는 고객에게 꿈을 심어주는 일을 해요. 그런데 정작 FC 본인이 꿈이 없으면, 고객에게 꿈을 줄 수가 없어요. 본인이 우선 가슴에 큰 열정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매순간 최선을 다하면 돈과 명예가 따라와요. 제 고객 중 한 분은 충청도 지방유지인데 그동안 은행만 거래하던 분이었어요. 그런데 3년이 지나서 제 고객이 됐어요. 3년 동안 한 달에 세 번씩 내려갔더니 마음을 열었어요. 지금은 제 VIP 고객입니다. 제 VIP 고객은 월 납부 보험금이 2000만원이 넘습니다. 계속 내려가서 그 분을 만나고, 새로운 정보를 전해주는 등 끊임없이 노력했어요.”

    ▼ 고객에게 재무컨설팅을 해주시는데 본인들의 자산 투자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짜나요.

    (이근우) “저도 똑같습니다. 부동산도 있고, 보험도 가입하고, 은행펀드도 있고. 그런데 저는 해보지 않은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고객처럼 노후 준비를 위해 연금, 종신보험, 보장성 보험도 가입했습니다. 너무 저축에만 신경 쓸 경우 나이가 들어 몸이 아파 병원비가 많이 나오면 어려움을 겪을 수가 있어요. 우리가 보장형 보험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요. 많은 사람이 잘 모르는 내용인데 보험을 통해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이 많습니다. 한국 사람은 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요. 지금 부동산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데 말입니다. 부동산시장의 큰손들은 이제 부동산투자도 시세차익보다는 수익추구로 방향을 바꾸고 있습니다. 역세권, 다가구 다세대 주택, 원룸 등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 보험의 장점은 뭔가요.

    (한광수) “저는 은행에 불만이 많아요. 돈이 필요할 때는 대출을 회수하고, 경기가 좋아 대출금이 필요 없을 때에는 대출경쟁을 하거든요. 그런데 정반대가 보험이에요. 햇볕이 쨍쨍 날 때에는 우산 준비하라고 말하고, 비가 올 때 우산 받쳐줘요. 노후에 돈을 드립니다. 그게 보험의 매력이에요. 파고다공원 주변에 한번 가보세요. 참 어려운 노인이 많아요. 그런데 저는 그렇지 않으리라고 보장할 수 있겠어요.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예요. 부동산에도, 주식에도 리스크가 있어요.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짜야 해요. 다윈도 변화에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고 말했잖아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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