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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도 사업도 몰입해야 성공한다

골프도 사업도 몰입해야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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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업이든 운동이든 예술이든 몰입하는 사람만이 성공하는 것은 당연한 진리다. 이른바 ‘골프 도사’로 불리는 사람들에게 비결을 물어보면 예외 없이 골프에 몰입해 연습한 경험을 이야기한다. 하루 3시간씩 10년을 몰입해보라. 1만 시간 동안 몰입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정도로 꾸준한 노력을 들인다면 골프뿐만 아니라 그 어떤 일이든 성공하게 될 것이다.
골프도 사업도 몰입해야 성공한다
“뭐든지 몰입하면 성과가 나오게 마련입니다. 대충대충 하면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없어요, 사업도 그렇고 골프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 전 레이크사이드CC에서 ㈜진로 윤종웅 사장과 골프를 함께했다. 소주 전문업체인 진로는 2001년부터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전세계 증류주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주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맹렬함이 필수요소라는 것을 윤 사장은 이미 젊은 시절부터 깨닫고 있었다고 한다. ROTC 11기인 그는 1973년 소위로 임관했는데 첫 근무지가 백마부대로 잘 알려진 9사단 예하부대였다. 베트남에서 막 철수한 그의 소대는 모두 상병 이상의 파월용사로만 구성되어 있었다. 신참 소위가 이들을 이끌기 위해서는 오직 맹렬하게 솔선수범하는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윤 사장에게 무언가를 제안하면 그는 ‘안 된다’ ‘못 한다’는 말 대신 ‘한번 해봅시다’라는 말을 한다. 그만큼 매사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 자신감의 배경에는 하이트 맥주의 성공신화가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 마케팅 전쟁 사상 최대 승부라고 불리는 하이트와 OB 간 ‘맥주 전쟁’에서 대역전극을 펼칠 때 그는 하이트 맥주의 영업본부장이었다. 야전사령관이었던 것이다. 그는 이 승리를 바탕으로 1997년 사장에 취임해 2007년까지 8년간 하이트 맥주의 승리를 이끌다가 2007년 4월 진로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에는 더 큰 전쟁터인 소주시장의 총사령관으로 부임한 것이다.



맥주 전쟁의 승리 신화

“먼저 나 자신을 테스트해봅니다. 나 자신을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가보면 부하들이 감내할 수 있는 한계점을 알 수 있죠.”

언젠가 그는 18홀을 돌면서 홀당 맥주 한 캔씩 18캔을 마신 적이 있는데 그와 대적하려고 했던 동반자들은 라운드 후 모두 기어서 나왔다고 한다.

윤 사장과는 20년쯤 전 내가 하이트 맥주 회사에 강의를 하러 다니면서부터 친하게 지냈고 술도 여러 번 함께 마셨다. 그때 윤 사장의 주량은 ‘무제한’이었다. 신기한 것은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다음날 아침이면 멀쩡한 얼굴로 출근한다는 것이다. 그 비결을 물었더니 답은 두 가지였다. 첫째, 너무 늦은 시간에는 마시지 않는다. 늦어도 밤 11시경에는 잠자리에 들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한다. 둘째, 부지런히 걷는다. 골프장에서도 카트를 타는 대신 열심히 걷고 길거리에서도 되도록 걸으며 주말에도 열심히 걸어 다닌다. 야외나 공원에서 걷기도 하지만 시장통이나 번화가를 걷다보면 시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윤 사장은 키가 크고 체격이 좋다. 골프 스타일도 호쾌한 편이다. 드라이브 비거리가 240야드 전후로 장타이고 아이언 샷도 정교하다. 그와 라운드하다보면 이리저리 재는 꼼꼼한 스타일이 아니고 곧바로 시원하게 스윙하기 때문에 설렁설렁 치는 것 같은데도 스코어는 80타 전후를 유지한다. OB를 내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그가 골프장에 나오는 목적은 좋은 스코어를 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동반자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날 레이크사이드CC 동코스에서 그가 기록한 점수는 83타였다. 더 잘 칠 수 있었는데 일부러 그렇게 친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이날 내 점수는 82타였기 때문이다.

“윤 박사, 술 많이 드시지 마세요. 아무리 좋은 술도 너무 많이 마시면 몸에 안 좋아요, 대신 적당히 즐기면 인생이 즐거워집니다.”

우리나라 맥주업계에서 마케팅 신화를 창조한 그는 지금 더 큰 전쟁을 치르고 있다. 두산주류를 인수한 거대기업 롯데 소주와의 전쟁이 막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 두 기업이 어떤 명승부를 펼칠지 유통업계 전문가뿐만 아니라 소비자도 주목하고 있다.

1만 시간 몰입의 법칙

‘하루에 3시간씩 10년간 약 1만 시간을 어떤 일에 몰입하면 달인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요즘 CEO들이 즐겨 읽는 ‘아웃라이어’라는 책의 핵심 메시지다. 많은 CEO가 무릎을 치면서 수긍할 메시지일 뿐만 아니라 요즘 맹렬한 맛이 떨어진 부하 직원들에게 읽히고 싶은 내용이라서 이 책이 잘 팔리는 것 같다.

지난주 골프를 하다 마침 이 책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 일행도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나도 창업한 지 한 10년쯤 지나니까 사업이 뭔지 보이기 시작하더라고. 그때는 하루에 3시간만 몰입한 게 아니라 9시간쯤 몰입했겠지만….” “영어도 하루에 3시간씩 10년만 열심히 하면 도사가 될 거야!” “‘이봐, 하루에 3시간씩 10년간 아령을 해봐, 알통 끝내주게 나올 거야.”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자연스럽게 생방송을 하던 일이 화제에 올랐다. 나는 KBS 제1라디오 ‘생방송 오늘’을 약 7년간 진행했고, CBS ‘윤은기의 정보시대’ 그리고 TBS ‘굿모닝 서울, 윤은기입니다’까지 두 시간짜리 시사정보 프로그램을 딱 10년간 진행했다.

두 시간짜리 생방송을 진행하려면 당연히 한 시간 전에 방송국에 도착해서 관련 정보와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니까 준비 시간과 생방송 시간을 합치면 3시간이고 이걸 10년간 진행했으니 바로 1만 시간 몰입의 법칙을 충족시킨 것이다. 정치, 경제, 국제문제, 사건사고, 토픽까지 취급하는 것이 시사정보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초대형 사건이나 대통령선거, 국제분쟁 등 빅 이슈를 다룰 때는 더욱 집중력을 쏟아야 한다. 나는 이런 생방송을 10년간 진행하면서 세상이 변하는 방향, 속도 그리고 균형감각을 익힐 수 있었던 셈이다.

이날은 모두들 1만 시간 몰입의 사례를 찾아내느라고 노력하는 분위기였다.

“하루에 3시간씩 10년간 골프에 몰입하면 어떻게 될까? 그럼 오늘 같은 스코어는 안 나오겠지!”

“아니, 당신이 무슨 프로선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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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경영학 박사 yoonek18@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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