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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대담

“한국축구, 이대로 가면 10년 안에 파산한다”

신문선·이용수의 ‘십자포화’

  • 사회·정리: 김성규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kimsk@donga.com

“한국축구, 이대로 가면 10년 안에 파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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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과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1993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아시아축구연맹(AFC)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정 회장이 AFC 부회장선거 공식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였죠. 그곳에서 현대에서 파견나온 간부급 사원들을 만났는데 그 분들에게 이런 얘기를 해줬습니다. “이전에 회장을 지낸 최순영, 김우중 회장이 돈을 적게 써서 임기가 끝난 후 욕을 먹는 게 아니다. 물러날 때 존경 받는 회장이 되려면 여러분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고.

그런데 지금 상황이 (이전 회장들과) 똑같습니다. 정 회장이 앞으로 얼마나 더 회장직을 수행할지는 모르지만, 5년, 10년 뒤의 축구 발전을 위해서는 거의 노력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2002월드컵을 통해 얻어진 축구 인프라 이외에 축구발전을 위해 얼마나 투자하고 노력했습니까? 초중고교 선수들을 위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무슨 일을 했습니까? 천안에서 있었던 초등학교 축구부 숙소 화재사건을 보세요. 사건 발생 열흘 후 교육부는 일선 학교의 축구부 숙소를 없애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러자 협회도 일선 감독들의 의견 한번 들어보지 않은 채 같은 지시를 내렸어요.

신문선 최순영 회장, 김우중 회장, 정몽준 회장의 공통점은 주위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겁니다. 한번은 제가 술자리에서 정 회장에게 말한 적도 있어요. “왜 직언에 귀를 열지 않냐”고요.

또 하나는 투명하고 열린 행정을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더러 협회에 들어가 일하라고 하시는 분들을 볼 때마다 고민한 것은, 제가 들어가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이 “신문선은 밖에서 떠들기만 한다”고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안에 들어가면 제 입과 손, 발이 묶이게 됩니다. 대화가 안 되고 공개된 회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는데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상황이 바뀌고 여건이 달라져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는 정말 제가 축구를 통해 받은 사회적 혜택을 환원해야겠지요.

“돈보다는 마케팅 능력”



사회 축구인들은 이용수 위원께서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기술위원장을 맡아 한국축구 4강 신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합니다. 축구협회에서 일하던 시절 얘기를 좀 들려주시죠.

이용수 기술위원회는 대표팀 감독 선정부터 선수 선발까지 굉장히 중요한 일을 결정합니다. 그런데 기술위원회는 협회 조직도에는 없는 기구입니다. 그러나 예산집행은 조직도의 결재라인을 따릅니다. 그러니 위원회가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갖고 있어도 이사회나 기획실을 통해 건의하는 형태밖에 안 됩니다. 프랑스의 경우 일반적인 업무는 사무국장이 처리하지만 적어도 축구에 관한 것은 기술국장이 처리합니다. 현재 자케 감독이 기술국장을 맡고 있죠. 대표팀, 여자, 유소년, 지도자, 심지어 트레이닝센터에 이르기까지 기술적인 부분은 일괄적으로 관리합니다. 당연히 조직도 안에 들어 있고 실질적으로 여러 일을 ‘집행’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우리 협회에는 이 구조가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거죠.

사회 두 분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축구협회장의 모델은 어떤 사람입니까.

신문선 저는 일본을 배워야 한다고 봅니다. 1964년 도쿄올림픽 직후의 일본이 요즘의 우리와 비슷했습니다.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인물들이 축구를 비롯해 경기단체장을 많이 맡았습니다. 그러나 이후 일본체육회는 달라집니다. 각 종목협회 회장은 전문선수 출신이 맡고 경제인은 자문이나 기부를 통해 참여하는 식으로 바뀐 겁니다.

한국은 이렇게 될 수 없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정 회장이 들어오기 전까지 축구계는 일방적으로 회장의 찬조금에 의존해 협회행정을 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고, 또 선수출신 가운데 행정능력이 있는 이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회장 자리는 경제인이나 정치인들로 채워졌고, 정치인은 권력을 이용해 스폰서나 정부예산을 따내는 방식으로, 경제인은 직접 돈을 대서 협회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나타났던 겁니다. 그런데 이젠 한국도 회장의 찬조 없이 축구라는 상품을 팔아서 협회를 운영할 만한 시대가 왔습니다. 시장상황이 달라진 만큼 이에 맞는 인물이 맡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우선 경영마인드가 있어야겠지요. 협회가 굉장히 비대해졌습니다. 국제업무도 굉장히 많아졌고요. 또 기업간 거래 등 상업적인 행위도 필요합니다. 기업마인드와 더불어 이를 통합적으로 마케팅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회장이 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상품은 축구입니다. 축구를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이 회장이 되면 축구를 상품으로 바라봄으로써 축구의 상업적 가치를 지금보다 한 단계 높일 수 있고, 고객에 대한 마인드도 뚜렷해질 것입니다. 반면 지금의 축구협회는 축구를 상품으로 보지 않고, 팬을 고객으로 보지 않아 축구인들로부터 독선적인 행정을 한다는 비판을 받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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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리: 김성규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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