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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 | 중국은 적인가, 친구인가

中 막무가내 애국주의 韓 정서엔 ‘꼴통’

한국인-중국인 ‘정체성 케미’ 분석

  • 홍순도 | 아시아투데이 베이징 특파원 mhhong1@daum.net

中 막무가내 애국주의 韓 정서엔 ‘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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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中, 국익이라면 상식, 논리도 포기”
  • ● “중화사상은 가장 극심한 국수주의”
  • ● “소수의견 냈다간 사회적 매장”
中 막무가내 애국주의 韓 정서엔 ‘꼴통’
‘이웃사촌’이라 했다. 가까운 이웃이 멀리 있는 친척보다 나을 수 있다. 하지만 국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웃 나라끼리 관계가 늘 좋았던 사례는 정말 드물다. 이란과 이라크, 인도와 파키스탄, 그리스와 터키….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치른 이웃들이다. 한때 거의 한 나라나 다름없이 사이좋게 지낸 스칸디나비아 3국 정도가 예외적이다.

독일과 프랑스는 지금 서로 협력하면서 유럽연합을 주도하지만 마음속엔 상대에 대한 증오의 감정이 여전히 남아 있다. 언어만 봐도 그렇다. ‘프란췌지쉐 피쉬’라는 독일어는 ‘바퀴벌레’라는 의미로 프랑스인을 비하한다. 프랑스 사람들도 독일인을 ‘돼지’라 한다.  



‘중화민족’ 입에 달고 산다

中 막무가내 애국주의 韓 정서엔 ‘꼴통’

[동아일보]

중국에서 일의대수(一衣帶水, 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관계)로 불리는 한국과 중국의 관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은 고대에 중국으로부터 한자, 유교 등을 받아들였지만 중국에 대해 늘 경계심을 가져왔다. 최근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이런 심리 상태가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인과 중국인은 유교문화의 전통을 어느 정도 공유한다.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을 받은 역사적 경험을 함께한다. 짧은 기간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라이프스타일도 닮아가고 있으며, 상대 국가를 자주 찾는다. 서양인이 보기엔 생김새도 비슷하다.

그러나 한국인과 중국인 사이엔 다른 점도 많다. 한국인은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린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다양한 찬반 의견을 웬만큼 용인한다. 특히 대통령과 정부를 마음껏 비판한다. 이념적으로 진보와 보수로 심하게 분열돼 있다. 국가와 민족을 중시하지만, 그렇다고 국수주의로 흐르는 것에 마냥 동조하진 않는다. 보편주의, 합리주의, 법치, 인권, 평등, 반제국주의(1국 1주권), 관용의 정신을 어느 정도 지향한다. ‘민주주의 국가 간에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평화주의를 받아들인다.  

반면 중국에선 관변 언론매체와 사회주의 1당 독재가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를 대체한다. 다양한 여론이 용인되지 않는다. 시진핑 주석과 중국 공산당에 대한 비난은 실세계에서든 온라인에서든 전혀 허용되지 않는다. 대신 넓은 국토와 많은 인구를 분열시키지 않을 행정적 통제력을 중시한다. 중화사상은 세계에서 가장 심한 국수주의로 꼽힌다. 중국인은 집단적으로 단일하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강하다. 1국 1주권과는 거리가 있는 신흥대국론을 곧잘 주창하며 사드나 남중국해 문제에선 호전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는다.

이렇게 한국인과 중국인은 정체성에서 이른바 ‘케미(화학적 궁합)’가 잘 맞다고 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지금 중국에선 내셔널리즘이 과도하게 분출되는 것처럼 보인다. 수많은 교과서와 역사서가 ‘중화민족’ 운운한다. 한국도 단군이나 한(韓)민족을 언급하지만, 빈도에서 중국과 상대가 되지 않는다. 몇몇 한국인이 남북통일을 이야기하지만, 중국인들은 아예 (타이완과의) 통일을 입에 달고 산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질리도록 ‘하나의 중국’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사드 참견 말자’ 했다간…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상설중재재판소는 지난 7월 중국과 필리핀이 벌이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판결에서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중국 전역에선 문자 그대로 ‘극단적’ 내셔널리즘이 들끓고 있다.

필리핀을 지원하는 미국의 상징이라는 이유로 치킨 체인 KFC의 중국 매장은 횡액을 당했다. 분노한 중국인들이 전국 각지의 KFC 매장 앞에서 “KFC 패스트푸드를 먹으면 조상 볼 면목이 없을 것”이라는 요지의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매장 안으로 진입해 손님들을 둘러싸고 야유를 퍼부었다.  

사이버 세계에서는 더 심하다. 미국 제품 불매, 필리핀 등 동남아 여행 보이콧 같은 국수주의 주장이 판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을 부수는 동영상이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이런 장면은 전혀 낯설지 않다. 2013년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열도) 분쟁이 격화됐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전국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성난 군중이 도요타 자동차를 부수기도 했다.

중국인의 이런 극단적 애국주의는 한국인의 정서에는 맞지 않다. 적지 않은 한국인은 “중국인은 국익을 위해서라면 상식과 논리도 포기하는 것 같다. 막무가내로 나온다”고 말한다.

사드 논란에 대한 시각에도 한중 사이엔 큰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는 사드 배치 찬반을 비롯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진다. 한국의 일부 전문가는 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하는 글을 중국 언론에 기고했다.

중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중국 매체들은 사드 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한국을 가만두지 않을 것처럼 협박성 보도를 일삼았다. 오직 ‘사드 반대’ 논조밖에 없다. 중국인이 중국 언론에 ‘사드에 참견하지 말자’는 글을 썼다가는 당장 반역자로 매도될 분위기다. 사드에 관한 한 언론뿐만 아니라 지식인도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반복한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교포 김모(47) 씨는 “속된 말로 ‘꼴통’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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