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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4명에 5년치 억대 세금폭탄

세무사-프리랜서 엮인 초대형 탈세 스캔들

  • 김건희 객원기자|kkh4792@hanmail.net

4324명에 5년치 억대 세금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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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프리랜서 상대로 세무사기를 벌인 세무사 유모(49) 씨가 구속됐다. 국세청은 유 세무사에게 세무를 맡긴 프리랜서들에게 경비사용 내역을 소명하라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1인당 부가된 세금은 최소 수백만 원에서 최다 수억 원. 프리랜서들의 ‘죄’가 무엇이기에 피해자가 아닌 ‘공모자’ 취급을 받는 것일까. 국세청은 어떤 기준으로 세금을 징수하려는 걸까.

4324명에 5년치 억대 세금폭탄

(왼쪽)[뉴시스], (오른쪽) [김건희]


“수년간 세금을 덜 내거나 과다환급을 받은 것은 부당이익이다.”
올 2월 대한민국 국세청은 보험설계사, 자동차 영업사원, 학원강사, 외판원 등 이른바 프리랜서들에게 지난 5년(2011~2015)간 종합소득세 신고 과정에서 누락된 경비사용 내역을 모두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소득세의 일반적인 국세부과제척기간이 5년인 점을 감안한 조치였다. 국세청으로부터 증빙 내역 제출통지서를 받은 프리랜서들은 최근 5년간 소득액에 대한 실제 비용을 입증해야 한다. 소명자료 제출기한은 2011년 귀속분이 4월 15일, 2012년 이후 귀속분이 5월 15일까지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 소득세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안내문을 받은 프리랜서는 총 4324명, 건수로는 8609건에 달했다(4월 7일 기준). 이 가운데 보험설계사가 3031명(6228건)으로 가장 많고, 학원강사(320명·648건), 모집수당(290명·486건), 외판원(199명·393건), 직업운동가(147명·248건)가 그 뒤를 이었다. 작가, 배우, 화가, 작곡가, 연예보조, 다단계판매, 프로그래머 등 기타 직군도 337명(606건)이나 됐다.

국세기본법에 의하면 이들은 허위증빙으로 인한 신고불성실 가산세(최고 40%)를 내야 한다. 만약 소득이 일정 규모(연매출 7500만 원)를 넘어 회계장부를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복식부기의무자가 장부를 작성하지 않았다면 무(無)기장가산세 20%도 물어야 한다.

복식부기는 회계장부를 만들고 세무를 신고하는 회계 용어. 이번 ‘세무사 스캔들’에 연루돼 국세청으로부터 안내문을 받은 프리랜서 모두가 복식부기의무자에 해당한다. 여기에 이들은 세금을 미납한 날로부터 납부불성실 가산세(일 0.03%, 연 10.95%)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소명하지 못하면 1인당 세금은 최소 수백만 원에서 최다 수억 원을 내야 한다.

‘최대한 환급 보장’의 함정

사건의 전말은 지난해 10월경 세상에 드러났다. 서울지방국세청이 서울 봉천동에서 H회계사무소를 운영하던 유 세무사의 개인 탈세 혐의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하던 중 유 세무사가 거짓으로 비용을 계상해 고객들이 세금을 환급받도록 한 정황을 확보한 것이다. 이른바 ‘세무사 스캔들’이다.

유 세무사의 사기행각은 공격적이고 과감했다. 그는 2009년부터 보험회사나 자동차 대리점, 학원가 등을 돌며 세금과 관련된 강의를 했고, 회사와 단체계약을 맺어 고객을 확보했다고 한다. 그가 작성한 전단지에는 연매출 7500만 원 이상 소득자인 프리랜서들에게 ‘최대한 환급 보장’ ‘저렴한 수수료’ ‘철저한 사후관리’ ‘서류준비 간소화’ 등을 보장한다는 홍보문구가 쓰여 있었다. 

영업방식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경비를 과다 계상하는 방식으로 기장을 허위로 작성해 프리랜서들이 내야 할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유 세무사가 작성한 프리랜서들(사업소득자)의 소득신고 내역은 금액이 거의 비슷했다. 일례로 보험설계사 김모 씨와 자동차 영업사원 박모 씨의 소득신고 내역 중 ‘접대비’ 항목 금액은 실제와 달리 1960만 원으로 동일하게 책정됐다. 당시 고객들이 소득신고 내역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은 것은 유 세무사가 세금신고 결과를 문자메시지와 e메일로만 간단히 알렸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별도로 종합소득세 신고 내역을 뽑아보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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