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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6·13 후폭풍

후보 교체냐 ‘노무현 신당’이냐

  • 손태복 < 내일신문 정치부 기자 > csson@naeil.com

후보 교체냐 ‘노무현 신당’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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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발(發) 정치권 지각변동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이후 당의 진로를 놓고 심각한 내부 갈등과 분열을 거치며 정치권에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6 ·13지방선거 결과는 한마디로 민주당에 대한 사망선고다. 지역구도 하에서 민주당의 존립기반은 호남과 수도권이었다. 그중 한쪽 날개인 수도권에서 혹독한 민심이반을 확인했다. 선거패배는 선거일 전부터 예상됐던 일이다. 그러나 격차가 예상보다 크게 벌어졌고 당의 조직기반이라 할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선거 등에서 전멸에 가까운 패배를 맛보았다. 당 전략기획 한 관계자는 “인물, 정책, 선거캠페인 무엇 하나 통하지 않았다. 우리 후보들은 단지 민주당이라는 간판 때문에 다 떨어졌다. 모두 당의 책임이다”고 말했다.

이제 민주당은 12월 대선 승리는 고사하고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당장 수도권 출신 의원들은 정치적 생명을 위협받는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 변화는 정치인들의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을 버린 민심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는 이런저런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현안에 대해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지만 해법은 크게 ‘민주당 개조냐’ 아니면 ‘민주당 소멸, 신당 창당이냐’로 갈라진다.

어느 쪽이든 민주당의 세가 이대로 유지될 가능성은 없다. 민주당 개조와 신당창당에 합류하지 않을 인사와 세력이 나타날 싹이 내부에 자리 잡고 있다. 충청 출신 한 의원은 “정치적 결단을 준비하고 있다”며 당을 떠날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주류측 한 재선의원은 “당의 변화를 반대하면 잘라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일전불사 의지를 밝혔다.

“DJ 그림자만 벗으면 살 수 있다”

쇄신을 통한 민주당 지지회복은 노무현-한화갑 체제 주류들의 생각이다. 이들은 6·13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김대중정권의 부패비리게이트에 대한 분노의 표출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한 민주당의 대처 역시 미흡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민주당 쇄신의 초점을 DJ와의 절연에 두고 있다. DJ의 그림자만 걷어내면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다. 한 당직자는 “이제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채권·채무관계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선거가 끝난 6월14일 열린 최고위원 상임고문연석회의에서는 당의 변화와 함께 청와대와 정부의 변화를 요구했다. DJ에 대한 포문을 연 것이다. 이날 회의에선 박지원 비서실장, 이한동 국무총리 퇴진 등의 얘기가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개혁파 쪽에서 간헐적으로 나왔지만 당의 공식회의에서 논의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한마디로 그간의 성역을 깨뜨리며 청와대를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노무현 후보의 정무특보인 천정배 의원은 부패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한 당의 책임을 강조하며 “우리가 청와대를 움직일 수는 없다. 그러나 요구하는데 그치지 않고 밀어붙여야 한다”며 강도 높은 공세로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청와대에서 응답을 하든 안하든 강력한 공세를 통해 DJ와 연을 끊고 국민들에게 노무현당으로의 변신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주류의 생각은 선거과정에서 제2쇄신으로 나타났다. 선거구도가 ‘DJ 대 반DJ’로 흐르자 민주당은 ‘노무현 대 이회창’ 구도를 선언하고 거국중립내각 구성, 아태재단 사회 헌납, 김홍일 의원의 의원직 사퇴 등 제2쇄신을 추진했다.

대표와 대선후보의 책임론은 부차적인 문제다. 노후보에 대한 기대가 살아있는 것은 지지도 급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겨룰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탈민주당을 노리는 당내 세력들의 거사명분이 되기에 충분하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선거결과에 대한 책임을 피하진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그보다는 이후 사태수습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도부 일괄사퇴 가능성을 부인하며 후보 재신임과 당 쇄신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한대표의 행보에 대해 비주류측은 물론 당의 주류로 분류되는 개혁파 쪽에서도 지도부 일괄사퇴를 주장하는 등 책임 추궁이 만만치 않아 힘의 약화가 불가피하다. 당내 일각에서는 한대표가 ‘탈DJ 쇄신’에 적합한 대표인가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하고 있다. DJ의 비서출신으로서 DJ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민주당발 정계개편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다. 자민련 해체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수적 개편이 있을 뿐이라는 시각이다. 자민련 일부가 한나라당으로, 또 다른 일부는 박근혜, 정몽준 의원 등과 독자생존을 모색하는 합종연횡에 가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핵심당직자는 일부 의원들의 이탈 경고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을 벗어나려는 원심력은 커졌지만, 그렇다고 이들을 끌어들일 만한 흡인력을 가진 정치세력이 아직 없다”며 정치권의 대규모 지각변동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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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복 < 내일신문 정치부 기자 > css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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