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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의 ‘해적 이야기’

로마 멸망 후 지중해 유린 교역 위축되자 내륙 약탈

사라센 해적 (上)

  • 김석균 해양경찰청장 | sukkyoon2004@hanmail.net

로마 멸망 후 지중해 유린 교역 위축되자 내륙 약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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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분열, 이슬람의 팽창

동서고금의 역사를 보면 새로운 문명은 제국의 변경에서 시작됐다. 변경을 넘어와 로마 영토에서 약탈을 일삼던 ‘야만족’들도 전쟁을 통해 최고의 문명과 기술을 습득하고 발전된 제도를 받아들이면서 점차 야만의 틀을 벗고 문명화해 갔다. 이들은 체계화한 통치체제와 군사조직을 갖춘 부족국가로 성장하면서 로마에 대한 침략의 빈도와 강도를 높여갔다.

로마가 언제부터 쇠퇴했는지는 정확하게 짚어내기 어렵지만, 3세기부터 시작된 위기를 겪다가 4세기 말부터 급격히 쇠락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거대한 변경을 방위하는 데 필요한 군사력과 이를 위한 재정을 충당할 수 없었고, 그 임무의 대부분은 변경을 넘어와 살면서 로마인이 된 야만족 용병에게 넘어갔다. 여러 대륙에 걸친 광대한 속주는 대제국 로마의 상징이었으나 쇠잔해진 로마에 광대한 변경은 너무나 버거운 방위선이었다.

황제 한 사람의 힘으로 대제국을 통치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결국 395년 로마는 동서로 분리됐고, 영토 깊숙이 쳐들어오는 야만족에게 무방비로 약탈당했다. 410년에는 제국의 중심부 로마 시내가 야만족에 침탈되기도 했다. 결국 476년 오도아케르가 이끄는 야만족에 의해 찬란했던 로마의 천년 역사는 막을 내리게 된다.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뒤 이탈리아 반도와 북아프리카는 북방의 게르만계 야만인이 차지했다. 비잔틴 제국은 로마 제국의 본국인 이탈리아 반도를 20여 년에 걸친 투쟁 끝에 탈환했다. 그러나 탈환에 성공한 유스티아누스 대제가 죽은 후 남쪽으로 내려온 랑고바르 족이 이탈리아 반도의 일부를 점령하자 반도는 동로마 제국과 랑고바르 족이 통치하는 지역으로 나뉘게 됐다.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고 동로마 제국의 속주였던 아라비아 반도에서는 이슬람교가 탄생했다. 이는 세계사의 주요 분기점이었다. 예언자 무함마드가 어느 날 신으로부터 계시를 받고 포교에 나선 것이 613년이다. 무함마드가 포교를 시작한 후 이슬람교는 봄날 마른 들판에 바람을 타고 번져가는 불길처럼 급격히 인근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이슬람 세력이 커져가면서 무함마드는 군사 지도자로서의 능력도 발휘해 630년 신도군을 이끌고 메카를 정복했다. 632년 무함마드가 사망할 당시 이슬람 세력은 메카와 메디나를 비롯해 아라비아 반도의 대부분을 통치하는 지배세력으로 성장해 있었다. 채 20년이 안 되는 사이 아라비아 반도 대부분이 이슬람 세력의 지배를 받게 된 것이다. 무함마드 사후 이슬람 공동체는 종교적 최고 지도자이자 정치·군사 분야의 지도자인 칼리프(Caliph)가 정복지역을 확대하면서 거대한 제국으로 성장해갔다.

무함마드 사망 2년 후인 634년에는 칼리프가 아라비아 반도를 완전히 손에 넣었고 635년에는 시리아의 다마스쿠스를 정복했다. 동로마 제국은 속주 다마스쿠스를 탈환하기 위해 군대를 보냈으나 패퇴하고 시리아는 온전히 이슬람의 지배 하에 놓였다.

이슬람 세력은 동쪽으로 메소포타미아 지방, 서쪽으로 서아시아, 남쪽으로는 이집트까지 진격했고, 642년에는 알렉산드리아를 함락해 이집트를 이슬람 세력화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거침없이 북아프리카 지역으로 진격해 698년에는 거의 모든 지역이 그들의 지배를 받게 됐다. 이슬람 세력이 짧은 기간에 북아프리카 전역으로 진출한 데는 산맥이 없고 평지만 있어 아라비아 말을 타고 거침없이 진격할 수 있었던 지형적 요인도 한몫했다. 이렇게 해서 로마인들이 먹는 식량의 3분의 1을 공급하던 최대 곡창이 이슬람 세력에게 넘어갔다.

최고 수준의 과학지식

북아프리카를 제패한 이슬람 세력은 711년 폭 14.5km의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이베리아 반도로 진격했다. 이베리아 반도를 거쳐 거침없이 프랑스로 진격하던 이슬람 세력은 732년 피레네 산맥의 푸아티에 전투에서 프랑크 왕국에 패했다. 이로써 서유럽으로 진출하려는 야심만만한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이후 이슬람 세력은 기독교 세력이 펼친 ‘레콩키스타(국토회복운동)’에 의해 1492년 이슬람 세력의 마지막 거점지인 그라나다에서 북아프리카로 물러날 때까지 피레네 산맥 이남의 이베리아 반도에서 800여 년 동안 머물게 된다.

‘오른손에는 칼, 왼손에는 쿠란’으로 상징되는 이슬람 세력의 거대한 물결은 7~ 8세기에 걸쳐 전성기 로마 제국의 동쪽 영토인 소아시아 지역은 물론 사산조 페르시아를 멸망시키고 오늘날 중앙아시아의 타슈켄트·사마르칸트·카불 지역까지 뒤덮었다. 로마 제국 영토 중 이탈리아 반도의 로마 본토를 중심으로 한 서유럽과 동로마 제국이 지배하는 동유럽을 제외하고는 모든 지역이 이슬람 세력의 지배를 받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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