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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위 의혹 이우환 그림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팔렸다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진위 의혹 이우환 그림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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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20만 홍콩달러에 낙찰된 ‘선으로부터 No.7○○○○2’
  • ● 같은 일련번호, 다른 그림…“상식적으로 불가능”
  • ● 서울옥션 “재일교포 4세가 20년 방치된 祖父 별장서 발견”
  • ● 또 다른 ‘No.7○○○○2’, 위작 의혹 제기된 20여 점 중 하나
진위 의혹 이우환 그림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팔렸다


두달 전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낙찰된 이우환 화백의 ‘선으로부터(From line) No.7○○○○2’가 진위(眞僞)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이 그림은 지난해 11월 29일 홍콩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서울옥션 홍콩경매에 출품된 작품으로, 120만 홍콩달러(약 1억8600만 원)에 낙찰됐다.
이 그림의 진위가 불확실한 것은 일련번호 때문이다. 그림에는 ‘No.7○○○○2’라는 일련번호가 붙어 있는데, 같은 일련번호를 가진 다른 작품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신동아’ 취재 결과 확인됐다. ‘점으로부터(From point) No.7○○○○2’다.
최명윤 전 명지대 교수(문화재보존관리학과)는 2012년 어느 소장자로부터 그림의 상태를 살펴봐달라는 의뢰를 받았는데, 그 그림이 ‘점으로부터 No.7○○○○2’였다. 신동아는 이 그림이 2013년 초 진위 감정을 받기 위해 사단법인 한국미술품감정협회(이하 감정협회)에 보내진 사실도 확인했다.



하나는 가짜? 둘 다 가짜?

개별 제품을 식별하려는 목적으로 자동차나 스마트폰에 각기 다른 일련번호를 부여하듯, 그림에도 일련번호가 있다. 특히 작품들이 서로 비슷한 추상미술을 하는 화가들은 일련번호를 보다 체계적으로 부과한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1913~1973) 화백은 전면점화(全面點畵) 시리즈에서 아예 일련번호를 작품명으로 삼았다. ‘10-Ⅷ-70 #185’는 1970년부터 그리기 시작한 전면점화 시리즈의 185번째 그림으로, 1970년 8월 10일에 완성했다는 뜻이다.
미술계 인사들은 일련번호가 같은 그림이 복수로 존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한 미술사학자는 “지금까지 이우환 그림에서 일련번호가 같은 작품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 미술품 감정전문가는 “일련번호는 식별을 목적으로 붙이는 것인데, 동일한 일련번호를 복수로 사용한다면 일련번호를 붙이는 의미가 없다”며 “일련번호가 동일한 그림이 두 점이라면, 한 점이 가짜 혹은 두 점 다 가짜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술평론가는 “지금까지 이우환 그림을 수도 없이 봤지만 일련번호가 중복된 경우는 못 봤다”며 “위작(僞作)으로 보이는 그림 중에서는 점 그림과 선 그림에 같은 일련번호를 써놓은 것을 본 적은 있다”고 했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시리즈가 다르니 같은 일련번호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지만, 이게 흔한 경우는 아니라서 ‘No.7○○○○2’가 부여된 작품이 두 점이란 사실이 어색하긴 하다”고 말했다. 서울옥션은 문제의 그림을 누구에게 의뢰받았고, 어떤 절차와 판단을 거쳐 홍콩경매에 올리기로 결정했을까. 다음은 서울옥션 모 간부와의 일문일답이다.



“작품 출처 확실”

▼ 홍콩경매를 전후해 미술계에 떠돈 얘기로는 재일교포 3세가 가져온 그림이라고….
“재일교포 4세다. 40대 초반의 남성으로, 완벽하지는 않지만 한국어를 구사했다. 지난해 9월 대여섯 점의 작품 자료를 먼저 보내줬고, 10월에 여기(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옥션)로 찾아왔다. 내가 그를 두 차례 만났다.”
▼ 모두 이우환의 작품인가.
“그렇다. 모두 1970년대 후반에 그려진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다. 이 가운데 ‘선으로부터’ 두 점을 지난 홍콩경매에 내놨다.”
▼ 해당 작품을 진품으로 판단한 근거는.
“알려졌다시피 2012년 중반부터 이우환의 1970년대 후반 점, 선 그림이 미술 시장에 쏟아졌다. 위작 논란이 벌어졌고 서울옥션도 대단한 경각심을 가졌다. 이듬해 초반 감정협회가 위작이라고 판단한 그림을 작가가 자기 그림이 맞다고 했고, 이 때문에 감정협회가 이우환 그림 감정을 중단했다. 그 바람에 더 이상 작품의 진위를 판단하는 데 감정이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없었다.
이에 서울옥션은 감정보다 작품의 출처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여겼고, 이번 건은 출처에 대한 확신을 가졌기에 경매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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