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가상 시나리오

북핵, 유엔 안보리 가던 날

대북봉쇄 나선 日 해상보안청 선박의 긴급호출 “시키시마호 피격! 반복한다, 시키시마호 피격!”

  • 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북핵, 유엔 안보리 가던 날

3/7
IAEA 이사회는 일반적으로 만장일치 결의를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북한 핵문제를 안보리에 상정할지 결정하는 의제가 다시 회부되는 경우 IAEA 이사회가 이를 부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사회가 가결하면 사무총장 명의로 제출된 보고서에 이사회의 결의서를 덧붙인 10여 쪽의 문서를 뉴욕의 유엔 안보리로 보낸다. 안보리는 다시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의 동의를 얻어 이를 정식 의제로 채택하는데, 의제 채택은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절차관련 사항’인 데다 북핵문제의 경우 이미 전례가 있으므로 의제로 채택되지 않을 확률은 거의 없다.

[장면 3] ‘심각한 우려’ vs ‘NPT 복귀 희망’

“그 문서 보셨습니까, ‘심각한 우려(Serious Concern)’?”

8월23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힐튼호텔 크리스털 볼룸.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의 회고록 출간을 기념하는 뉴욕 강연회가 끝나고 리셉션이 한참 무르익을 무렵이었다. 돈 매케이 유엔 주재 뉴질랜드 대사가 평소와 다름없이 사람 좋은 미소를 띠고 조용히 민용호 유엔 주재 한국대사 옆에 다가와 물었다.

“‘심각한 우려’요? ‘예의 주시(Close Watch)’말고요?”



“아이고, 소식이 느려도 한참 느리네. 벌써 오전부터 돌던 문서를….”

기다릴 것도 없었다. 혹시 문서를 갖고 있느냐고 물었다. 뉴질랜드 대사가 휴대전화를 뽑아 들고는 민 대사의 팩스번호를 물었다.

민 대사는 다른 일정을 핑계 대고 서둘러 45번가에 있는 대표부 집무실로 돌아왔다. 뉴질랜드 대사관 당직자가 보낸 문서가 들어와 있을 터였다. 졸고 있던 경비원이 허겁지겁 들어서는 그를 보고 깜짝 놀랐다.

문서번호도, 작성자도, 작성일자도 없는 가짜 안보리 의장성명서. 정확하게 말하면 의장성명서의 가안(假案)이다. 그동안 봐온 문서들에 비해 표현 수준이 상당히 높았다. 누가 봐도 존 볼튼 미국대사의 솜씨였다. 비로소 미국측 가안이 나온 것임이 분명했다. 미국과 긴밀한 관계인 뉴질랜드 대사가 일러준 것 또한 유력한 정황이었다. ‘가만있자…. 이걸 누가 봤을까?’ 민 대사는 전화기를 끌어당겨 가까운 대사들의 휴대전화번호를 눌렀다.

사흘 후 오전 10시 유엔본부 13층 회의실에서 열린 안보리 이사국 비공식협의. 왕광야(王光亞) 중국대사의 발언은 톤이 높았다.

“1993년에 발표된 의장성명을 재인용하는 것으로도 충분한 것 아닙니까. 굳이 강도 높은 표현으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이유가 뭡니까.”

이번 달 이사회 의장인 오시마 겐조(大島賢三) 일본대사의 발언이 이어졌다. “당시에 비해 훨씬 다양한 핵개발 시도가 있었고, 이미 1994년 제네바합의 당시의 조치가 무력화된 상황에서 더욱 강력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닙니까. 중국은 북한 편만 들지 말고 큰 틀을 보세요….”

비공식협의의 분위기는 ‘심각한 우려’ 쪽으로 흘렀다. 중국과 러시아가 지지하는 북한의 ‘NPT 복귀 희망’ 안은 애초부터 경쟁이 되지 않았다. 중국이 각 나라 대사들을 만났지만 별 소득이 없는 듯했다. 잠정 집계 11대 4. 찬성이 3분의 2가 넘었다. 만장일치 합의를 중시해온 의장성명 발표의 관행을 생각하면 고집을 부린다 해도 ‘NPT 복귀희망’안이 채택될 가능성은 없었다. 부실한 명분과 11개국의 ‘압력’. 중국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IAEA 의장과 사무총장 공동명의로 안보리에 올라온 북핵 관련 의제가 이사국의 만장일치로 공식회의에 상정된 것이 지난 8월9일. 벌써 두 주가 지났다. 점심식사 자리에서 비공식협의회의 분위기를 전해들은 민용호 대사는 세 번째 회의가 머지않아 열릴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이번 달 안보리 의장국은 일본인 만큼, 미국이 밀고 있는 ‘심각한 우려’가 채택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지금 회의를 개최할 가능성이 높았다.

아니나다를까 이튿날 오전, 북핵문제를 논의하는 세 번째 공식회의를 사흘 뒤인 다음주 월요일 오전에 개최하겠다는 회람이 나왔다.

특정 국가의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에 대한 의제가 유엔 안보리에 회부될 경우 안보리의 반응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가장 수준이 낮은 것은 언론발표문(Press Briefing). 해당 사안에 대해 논의한 결과를 의장이 언론에 설명하는 식으로 발표하는 것이다. 의장 직권으로 가능하며 이사회 표결을 거칠 필요는 없다. 그 다음이 의장성명(Presiden-

tial Statement)이다.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지는 않지만 해당 사안에 대해 안보리가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공식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3/7
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목록 닫기

북핵, 유엔 안보리 가던 날

댓글 창 닫기

2019/06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