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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잊고 하루 19시간 강행군 ‘강대국에 약하다’ 단점 꼽혀

반기문 유엔 총장 리더십 논란의 실체

  • 박현진│동아일보 뉴욕 특파원 witness@donga.com

휴일 잊고 하루 19시간 강행군 ‘강대국에 약하다’ 단점 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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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년 9월과 11월 ‘문화일보’의 차기 대통령선거 후보 호감도 조사에서 안철수 의원을 멀찌감치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 그는 비슷한 시기 ‘대학생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조사에서도 정치 분야 1위에 오를 정도로 신망이 높다. 그러나 해외에서 반 총장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박하다. 일부 인사는 그의 리더십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기도 한다.
  • 안팎에서 다르게 조명되는 반 총장의 리더십을 들여다봤다.
2011년 6월 반기문(70) 유엔 사무총장의 연임이 확정되자 한국 언론들은 일제히 대서특필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의 반응은 판이했다. 당연한 일이기나 한 듯 큰 뉴스로 취급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짧은 기사로 뉴스를 전했다. 훗날 반 총장은 이를 두고 “개인적으로 큰 충격이었다”고 털어놓았다. 2007년 1월 제8대 유엔 사무총장 취임 때부터 해외 언론의 평가가 후하지 않았기에 ‘맷집’이 생겼을 법도 하건만, 연임 소식마저 작게 다룬 언론에 대한 섭섭함은 숨길 수 없었던 듯하다.

한 매체는 “전임 유엔 총장 7명 가운데 연임 10년 임기를 못 채운 사람은 1961년 비행기 사고로 숨진 다그 함마르셀드 2대 총장과 조기 사퇴한 트리브그 할브란 리 초대 총장, 상임이사국 미국의 거부권(비토) 행사로 연임에 실패한 부트로스 갈리 6대 총장 등 3명뿐”이라며 반 총장의 연임을 평가절하했다. 당시 해외 언론이 반 총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 총장은 2007년 유엔 사무총장에 처음 취임했을 때도 해외 언론과 보수진영 칼럼니스트들로부터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뉴스위크’는 그해 3월 ‘반 총장의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이라는 제목으로 반 총장이 유엔의 구조적 한계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 총장은 취임 후 몇 달 동안 이어진 언론 공세에 무척 힘들어한 것으로 전해진다. 성격이 온화한 그가 역정을 내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고 한다. 당시 일부 유엔 직원은 반 총장의 그런 태도에 놀라 만나기를 꺼렸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시리아 사태로 비판 촉발

유엔의 생리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서 집권 2기를 맞은 2012년 1월 이후로는 반 총장에게 융단폭격처럼 쏟아지던 비판의 목소리가 크게 수그러들었다. 과거 행태를 볼 때 해외 언론들은 어쩌면 ‘반 총장 리더십에 대한 비판 기사가 더는 뉴스거리가 안 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발발한 지 만 3년이 다 돼가는 시리아 사태가 해외 언론과 보수진영에 다시 한 번 반 총장의 리더십에 찬물을 끼얹는 빌미를 줬다.

일부 보수진영은 시리아 내전으로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어서고 한 달 최고 5000명이 숨져가는 대학살극이 빚어지자 이를 막지 못한 원죄를 유엔에 물었다. 안토니우 쿠테헤스 유엔난민기구(UNHCR) 대표는 2013년 7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의 화상회의에서 “우리는 약 20년 전 르완다 대량학살 이후 이처럼 무서운 속도로 사망자와 난민이 발생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르완다 사태 때는 종족 간 내전으로 80여만 명이 목숨을 잃고 240여만 명이 난민이 됐다.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해 무고한 시민과 어린이들을 학살한 것으로 알려지자 유엔을 향한 비난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급기야 NYT는 2013년 9월 중순 외부 기고를 통해 반 총장의 역린(逆鱗)을 건드렸다. 표현이 워낙 과격해 뉴욕 외교가에서도 회자될 정도였다. 미국의 유력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의 조너선 태퍼먼 편집장은 ‘반기문, 당신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반 총장을 ‘투명인간 총장(Invisible Secretary General)’으로 묘사했다. 그는 “반 총장과 유엔은 시리아 대학살에서 완전히 무능했다. (반 총장) 스스로도 이를 인정했다”고 썼다.

반 총장은 이에 앞서 같은 달 11일 유엔총회 콘퍼런스에 참석해 “유엔은 2년 넘게 이어진 시리아 사태를 막지 못한 ‘총체적 실패(Collective failure)’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유엔은 대량학살을 막을 의무가 있다’는, 2005년 유엔이 채택한 원칙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칙은 1994년 르완다 대학살과 보스니아 내전 때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종청소를 막지 못한 유엔이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만든 것이다. 당시 발언 동영상을 보면 반 총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국, 러시아 등 상임이사국의 반대로 시리아 결의안을 채택하지 못하는 현실을 개탄하며 서둘러 행동을 취할 것을 요구하는 뉘앙스로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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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진│동아일보 뉴욕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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