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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비평

SNS의 ‘386따라지’ 論

  • 정해윤│시사평론가 kinstinct1@naver.com

SNS의 ‘386따라지’ 論

SNS의 ‘386따라지’ 論

김광진 민주통합당 의원.

제18대 대통령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와 관련해 부쩍 달라진 인터넷 민심이 관심을 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후만 해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2012년 대선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였다. 인터넷이 2002년 노풍(盧風)을 만들었듯이 말이다. 그러나 이 예측은 빗나갔다. 4·11 총선은 여당의 승리로 끝났다. 총선 당시 SNS는 김용민의 막말 논란을 확산시켜 야권에 타격을 안긴 주역 중 하나였다.

올해 하반기 들어 트위터에서 보수진영 인사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트위터 기반 이슈랭킹 서비스 사이트인 SNS페이지(Snspage)가 8월 마지막 주에 제공한 트위터 영향력 종합지수에서 보수논객인 변희재와 장원재가 각각 8위, 11위에 올랐다. 이는 정치논객 가운데 이외수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순위다. 같은 기간 진보논객 허재현은 13위, 김용민은 18위, 진중권은 19위에 그쳤다. 그렇다고 SNS에서 보수진영이 전반적으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SNS가 과거처럼 진보진영의 독무대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것만 해도 큰 변화라고 할 만하다.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주호민-공지영 논쟁

SNS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로 부메랑 효과를 꼽는다. 2002년 대선의 경우 인터넷 문화가 막 꽃피던 시절이라 무주지(無主地)를 선점한 진보진영의 일방적 독주가 가능했다. 10년이 지난 현재는 검색기능의 발달과 데이터의 축적으로 예상치 못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언행을 현 시점에 생생하게 재현하는 인터넷의 특징이 인터넷에서 활개쳐온 인사들에게 오히려 독(毒)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4·11 총선 때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한미FTA와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했다. 그런데 그가 열린우리당 집권기간에 한미FTA와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을 지지한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나왔다. 김용민, 김구라의 경우는 훨씬 극적이다. 이들은 거의 10년 전 한 매체에서 내뱉은 막말이 드러나면서 성공가도에 발목을 잡혔다.

이런 현상은 지금도 계속된다. 김광진 민주통합당 의원이 대표적 사례다. 백선엽 장군을 친일파라고 비판하던 그는 수년 전 인터넷에 남긴 성(性)적인 글로 망신을 사고 있다. 과거 광장에서 사자후를 토하던 시대엔 정치인이 대중의 이성을 쉽게 마비시켰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인터넷은 실시간으로 한 인물을 속속들이 검증한다. SNS는 ‘잠시 대중을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는 점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진보·보수 넘어 정상화로

SNS가 진보로만 기울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 사회의 갈등이 보수·진보의 이분법 차원을 넘어 훨씬 세분화하고 있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8월 트위터에서 30대 만화가 주호민은 아내가 출판사 삽화작업을 하고 고료를 받지 못하자 ‘노동자를 위한 책을 내려면 자신이 쓰는 노동자부터 돌아봅시다’라는 트윗을 올렸다. 그러자 해당 출판사에서 책을 출간한 공지영이 발끈해 출판사 엄호에 나섰다. 진중권까지 출판사 편을 들자 SNS에서 큰 논쟁이 벌어졌다. 진보·보수의 프레임으로 모든 것을 재단하기 힘든 세상이 된 것이다.

최근 SNS에서는 386세대를 비판하는 ‘386따라지’라는 표현이 유행한다. 386의 구호가 일부 네티즌에게는 현실 개선의 방법론으로 여전히 유효하겠지만 일부 네티즌에게는 이미 낡은 것으로 비치기 시작한 것이다. SNS는 더 이상 특정 진영의 해방구로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각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야말로 인터넷 본연의 역할이다. 지금 인터넷 문화는 역사의 축적을 통해 정상화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다. 다양성의 표출과 균형 잡힌 이성이야말로 집단지성의 결과물이 아니겠는가.

신동아 2012년 12월 호

정해윤│시사평론가 kinstinc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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