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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차영구 전 국방부 정책실장 “용산기지 이전하면 對北 억제력 되레 강화”

  • 글: 이정훈 동아일보 주간동아 차장 hoon@donga.com

차영구 전 국방부 정책실장 “용산기지 이전하면 對北 억제력 되레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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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평화 재건 임무 위해 주둔지 변경
  • ● 현지 순찰은 이라크 군경이 담당
  • ● KOICA 자금으로 親和 사업비 충당
  • ● 주한미군 감축 논의 없었다
  • ● 미군기지 평택 이전은 반드시 추진
  • ● NSC에서 어느 한 세력 독주 못한다
차영구 전 국방부 정책실장 “용산기지 이전하면 對北 억제력 되레 강화”
지난 4월3일 군내 ‘정책통’으로 꼽혀온 차영구 육군 중장(57· 육사 26기)이 전역과 동시에 국방부 정책실장에서 물러났다. 한미간 최대 현안인 용산기지 이전과 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파병, 북핵문제 등 민감한 국방문제를 결정하는 자리에는 항상 그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근 몇 년간 국방정책 결정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육사를 거쳐 서울대 외교학과(학사 편입)와 프랑스 파리대학(국제정치학 석·박사)을 졸업한 그는 ‘학자 군인’의 길을 걸어왔다. 육사 정치학과 조교수와 국방연구원 정책기획실장·미 버클리대 동아시아연구원 객원연구원 등을 거친 그는 대령 시절 조성태 당시 국방부 정책실장에 의해 국방부로 옮겨오면서 학자에서 실무자로 변신했다. 그리고 국방정책을 쉽게 설명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준장으로 직위진급(2년 복무 후 퇴역을 전제로 한 진급)해 국방부 대변인을 맡으며 정책통으로서의 명성을 쌓았다.

차 실장은 대체로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온건 노선을 택해왔다. 이에 대해 야전적 성격이 강한 인사들은 유약한 노선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곤 했다. 실제로 차 실장은 1999년 서해교전을 부부싸움에 비유했다가 대변인에서 해임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에 이어 노무현 정부 초기까지 국방정책을 이끌어온 그를 만나 도발적인 질문으로 부딪쳐 보았다.

-최근 자이툰 부대의 주둔지가 변경되었습니다. 우리 병사를 일부러 위험한 곳에 집어넣을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이는 안전한 지대만 찾아가겠다는 이기적이고 비겁한 행동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군 내부에서도 위험을 이유로 주둔지를 변경한 데 대해 너무 나약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비쳐지고 있는 데 대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한국군은 세계적으로 우수하다고 자부해온 터라 더욱 그런 심정입니다. 그러나 내용을 살펴보면 결코 용맹하지 못해서 주둔지를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될 것입니다.

자이툰 부대는 최정예 요원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주둔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어떠한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훈련도 철저히 받아 왔습니다. 이미 한국군은 동티모르에서 ‘다국적군의 왕’이라는 칭호를 얻었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평화유지 작전은 물론이고 재건 지원이라는 기본 임무도 성실히 수행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라크는 전쟁이 끝난 지 1년이 다 돼 가지만 여전히 불안합니다. 자이툰 부대를 키르쿠크가 아닌 다른 곳에 주둔시키자는 논의는 지난해 연말 국회로부터 파병 동의안에 대한 비준을 받을 때 국민에게 한 약속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국회 동의안에 ‘평화재건 임무만 한다’고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당시 우리 군은 평화재건 임무를 위해 이라크에 가겠다고 국민께 약속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특정한 지역을 맡아 독자적으로 주둔하면서 한국군 특유의 평화유지와 재건임무 수행 능력을 보여주겠다고 했습니다. 동의안이 통과되기 전 미국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기본 입장을 분명히 전했고 미국은 이에 동의했습니다.

물론 이라크에 가면 현지의 연합군 최고사령부인 CJTF-7과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그 지시에 따를 것은 따라야 합니다만, 원칙적으로 한국군은 특정 지역에서 독자적인 주둔을 하기로 합의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연초 들어 바그다드를 포함한 수니 삼각지대에 대한 미군의 소탕작전이 강화되자, 저항세력이 하위자와 인근 함린산맥으로 유입되면서 키르쿠크가 있는 북부지역으로 테러가 확대되었습니다. 지난 2월 이 지역으로 교체 투입된 미 25경보병사단 2여단의 대테러전 작전 소요(所要)가 급증하게 된 것이지요.

그러자 미국은 ‘테러가 어느 지역에서는 일어나고 어느 지역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없다. 키르쿠크 지역으로 한국군이 오면 한미공동으로 작전하자’는 의견을 내놓은 것입니다. 우리 군은 연합작전을 잘 수행할 수 있지만, 이는 특정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주둔하기로 한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결과가 됩니다.

그래서 우리 입장을 설명했는데 미국은 ‘이해한다’는 의견을 보내왔습니다. 우리는 순수 군사적인 측면이 아닌 정치군사적인 측면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태가 되었으므로 미국과 주둔지 변경 등에 대한 재논의에 들어갔던 것입니다.

우리는 저항세력의 테러공격이 두려워서 안전지대를 찾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이라크 남쪽은 안전하다고 하지만 이탈리아군은 그곳에서 테러를 당해 20여명이 전사하지 않았습니까. 독자적으로 작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곳을 찾아가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보니 주둔지 변경을 거론하게 된 것입니다.”

-주둔지를 옮겼는데 그곳에 테러가 빈발한다면 어떻게 할 것입니까. 그때 또 미국에게 주둔지를 옮겨달라고 할 것입니까.

“위험하지 않은 곳으로 가겠다는 것이 주둔지를 변경한 이유가 아니라니까요. ‘독자적인 지역을 담당할 수 있느냐. 한국군 특유의 평화유지 작전을 펼칠 수 있느냐’가 주둔지를 결정하는 핵심요소입니다. 물론 새로 옮겨간 곳에서 위험 상황이 벌어지면 한국군은 자력으로 대처할 것입니다. 독자적인 지역을 담당해 성공하는 군대가 되겠다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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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정훈 동아일보 주간동아 차장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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