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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개혁 현장을 가다

“LH 경영 반드시 정상화해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

‘뚝심의 리더십’ 이지송 LH 사장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LH 경영 반드시 정상화해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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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사업조정, 구조조정으로 금융부채 증가세 크게 줄어
  • ●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위해 22조 원 집행
  • ● 인적 구조조정 “엄청나게 어려웠다”
  • ● 돌부처 이미지와 달리 감성 경영
  • ● 130억 원 스톡옵션 포기 “공직자로 할 일 했을 뿐”
“LH 경영 반드시 정상화해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

이지송 LH 사장은 지난해 60년 역사의 대한토목학회가 선정한 ‘4인의 토목인’에 올랐다.

나눔에 대한 훈훈한 이야기가 종종 알려지지만 새해 초 LH(한국토지주택공사) 이지송(72) 사장의 사례는 특히 신선하고 감동적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이 사장은 지난해 말 130억 원 규모의 현대엔지니어링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5만 주에 대한 권리를 포기했다. 이는 2006년 그가 현대건설 사장을 퇴임할 때 워크아웃에 들어간 회사를 3년 만에 정상화한 데 대한 보답 차원에서 채권단이 준 것이다. 그의 취임 당시 920원 선이던 현대건설 주가는 퇴임 때 5만 원까지 올랐다.

이 사장이 스톡옵션을 포기한 것은 자신이 공인이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더욱이 그는 스톡옵션은 현대건설 임직원이 다 같이 고생한 대가이니 그들에게 돌려주는 게 마땅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1월 9일 오후 4시 경기 성남시 분당 LH 사장 집무실. 점퍼 차림의 이 사장은 스톡옵션을 포기한 배경에 대해 묻자, 묻는 사람이 불편할 만큼 손을 내젓는다.

“그 얘긴 하지 마십시오. 정말 알리고 싶지 않은 일이었어요. 기자들이 어떻게 알아서 썼는데…. 저는 공인 아닙니까. 공직자는 공직자답게 행동하는 게 제일입니다.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 돈을 받아서 좋은 데 쓰는 것도 좋았을 텐데요.

“그러면 또 생색내게 되고…. 그런 게 더 안 좋아 보입디다. 아, 그 얘긴 그만합시다. 미국서 잠시 귀국한 큰딸이 힘을 실어줬고 가족도 쾌히 동의한 것이에요.”

그의 집무실 책상 뒤에는 서류가 작은 트럭 한 대분 정도 쌓여 있었다. 다른 방에 그 정도 분량이 더 있다고 했다.

▼ 저 많은 서류를 읽고 판단할 때 어떤 기준이 있었는지요?

“일이관지(一以貫之)입니다. 하나의 이치로써 모든 것을 꿰뚫는다는 뜻입니다. 가장 핵심적인 것이 하나 서면 그대로 가야 합니다. 옆으로 새면 안돼요. 그 기준은 국민이에요.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게 중요해요. 국민 편에서 생각하면 (판단하기가) 가장 편해요.”

‘일이관지’는 올해 그가 내세우는 경영 화두이기도 하다. ‘논어(論語)’ 위령공편(衛靈公篇)과 이인편(里仁篇)에 나오는 문구다.

양복은 어색, 늘 점퍼 차림

이 사장은 건설인으로 살아온 지난 50년 동안 늘 점퍼 차림을 선호했다. 지금은 공적인 자리에 나가는 일이 많아 넥타이를 매는 경우가 있어도 겉에는 점퍼를 주로 입는다. 사진 연출을 위해 양복 재킷을 입게 하자 매우 어색해했다. 옷차림은 그 사람의 성격을 드러낸다. 이 사장의 소박하고 꿋꿋한 성향이 드러나는 듯하다.

▼ 건설인이라 해도 관리자는 직접 땅을 파거나 굳은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요? 점퍼 차림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닐 듯한데요.

“건설 현장에 나가 있는 소장들은 직접 막일하는 것보다 고생이 더해요. 제가 건설인으로 해외생활을 11년 했어요. 해외의 건설현장은 대부분 오지였지요. 이라크에 가 있을 때는 그 나라가 전쟁 중이었어요. 죽음의 문턱에도 가봤지요. 지금 살아서 이렇게 멀쩡하게 웃고 있지만요.”

1987년 이라크 현장소장 시절 쿠르드 반군에 납치된 현대건설 근로자를 구출하기 위해 쿠르드인 복장을 하고 반군과 만나 인질들을 구해낸 이야기는 유명하다. 폭염 속에 자재를 구하러 나섰다가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것도 이라크에서의 일이다.

이 사장은 오전 7시에 출근한다. 첫 경영자 회의는 7시 반이다. 점심은 늘 식당에서 먹는다. 일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서이고, 사업자와의 만남 등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다. 9일 오전에는 노조 측의 요청으로 면담이 있었다. LH에는 통합 전 주택공사와 토지공사 노조의 뒤를 이은 노조가 두 개 있다.

이 사장의 업무 스타일은 현장 중심이다. 전국 수백 개 사업지구를 구석구석 방문한다. 이날 오후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지원 창구에 다녀왔다.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은 정부와 LH가 대학생의 주거안정을 위해 저렴하게 공급하는 주택(전용면적 40㎡ 이하)이다. 여기에 당첨된 학생이 대학 인근에 거주할 전셋집을 물색한 뒤 LH에 신청하면 LH가 주택소유자와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학생에게 최대 80%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새해 공급예정인 대학생 전세임대는 서울 3300가구 등 총 1만 가구다.

“지원 열기가 뜨거워서 어려움을 겪는 이가 많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습니다. 이게 우리나라 현실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희 공사가 그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는 데서 뿌듯함도 느꼈고요.”

‘대학생 전세임대 1만 호’ 프로젝트는 올해 LH의 공적 역할 확대 정책의 일환이다. LH는 전·월세난을 겪는 서민들을 위해 다가구·전세임대로 약 2만9000호를 공급할 계획도 갖고 있다.

‘실버 사원’ 2000명 뽑아

LH는 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공적 역할 확대 정책을 위해 약 22조 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이는 공공기관 재정 집행액 53조 원의 41%에 해당한다. 올해 LH는 전년보다 8000호 늘어난 7만1000호를 착공하고, 공사발주도 2조 원 늘려 14조 원을 집행한다.

올해 LH의 잠정 사업비 규모는 약 24조4000억 원 안팎으로 지난해보다 약 2조 원 많은 수준이다. 수입은 대금회수(18조2000억 원), 채권발행(14조 원), 주택기금 출자 및 융자(6조3000억 원) 등 40조5000억 원이 예상되며, 지출은 원리금 상환(13조4000억 원) 등 모두 16조6000억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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