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1월호

보통사람들을 위한 금융재테크 가이드

  • 윤태석 한경닷컴 전략기획팀 기자 tsyoon@hankyung.com

    입력2006-08-02 09: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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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요즘 여유자금도 적고 정보도 부족한 일반투자자들은 어떤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까. 그 핵심은 단점을 장점으로 만드는 데 있다. 일반투자자는 투자규모가 작기 때문에 금융여건의 변화에 그만큼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
    최 근 금융시장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바로 서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다. 자산은 한정돼 있고, 대출금 갚을 일은 막막하고, 세금 또한 늘어나기만 하니 봉급만 착실하게 챙겨서야 언제 여윳돈을 만져볼 기회가 있을까 싶다. 더욱이 침체한 주식시장은 좀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해결되지 못한 갖가지 경제현안들이 금융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과연 어떤 재테크 전략을 세워야 할까?

    올해 초까지만 해도 코스닥과 비상장 주식시장의 열기에 힘입어 주식 재테크로 짭짤한 수익을 얻는 투자자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그 지나친 열기의 부작용 때문에 증시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투자자들이 진정한 의미의 투자보다는 투기에 열중했던 것도 그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금융 재테크는 과연 투자일까, 투기일까.

    금융시장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우리가 좇는 자금은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주변환경에 따라 움직임을 계속한다. 주식시장에서 채권시장으로, 채권시장에서 부동산시장으로, 다시 증권시장으로…. 자금은 끊임없이 높은 수익률을 찾아다니며 기회를 엿본다. 금융 재테크란 바로 이러한 유동성을 가진 금융자산을 시장의 변화추세와 적절하게 연결시켜 시장 수익률(은행예금 수익률) 이상의 투자 수익률을 올리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최근까지 주식투자를 황금알 낳는 거위로 여겨왔고, 주식투자를 하지 않으면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지는 사람으로 치부했다. 직장이나 사적인 모임에서도 주된 화두는 온통 주식이었다. 대형서점의 주식코너엔 책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 책들의 서두에 단골로 등장하는 말이 있다. ‘주식투자는 여유자금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주식 투자자들은 여기에서 딜레마에 빠진다. 주식투자는 금융자산의 일부분으로서, 언제나 현금화가 가능한 투자증권의 형태로 투자하는 것이 원칙. 그러나 우리나라 주식투자자들의 투자행태는 이와 사뭇 다르다. ‘여유자금’이 있을 것 같지 않은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 주부,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주가의 오르내림에 울고 웃는다. 투자규모도 커서 적게는 한 달 봉급에서 많게는 자동차 한 대 값이 되는 돈이 단 한 번의 거래로 오고 간다.



    투자성향 분석부터

    이렇듯 여유자금이 아니라 은행 대출을 받아가면서까지 리스크를 안고 주식투자를 하는 이유는 주식시장의 가격변동성이 다른 금융시장의 가격변동성보다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변동성은 리스크를 유발하게 마련이다. 가격변동이 큰 시장은 그만큼 리스크가 크고, 가격변동이 작은 시장은 리스크가 작다. 가령 1000만 원을 은행에 예치해 1년 뒤에 받을 수 있는 이자는 70만 원이 채 못 되지만, 같은 돈을 주식에 투자하면 단 하루 만에도 150만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물론 하루 만에 150만 원을 날릴 수도 있지만.

    사람들은 바로 이런 단기 수익창출에 대한 기대심리 때문에 주식투자를 한다. 종목 하나만 잘 잡으면 대박이 터진다는, 도박에 가까운 기대를 안고 투자 아닌 투기에 나서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도박판에서 돈을 딴 사람이 많은가, 잃은 사람이 많은가.

    재테크에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자신의 투자성향을 면밀히 분석한 뒤에 금융 재테크에 나섰다는 점. 사람들마다 생김새나 성격, 좋아하는 음식이 다른 것처럼 투자성향 또한 다양하다. 금융 재테크의 기본은 자신의 투자성향을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인터넷에는 자신의 투자성향을 분석해 볼 수 있는 사이트가 여럿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가 하나은행에서 제공하는 하나인터넷뱅킹(www.han aib.co.kr).

    하나인터넷뱅킹의 PFM(Personal Financial Management)은 다른 금융사이트에 비해 돋보이는 면이 많다. PFM은 개인이 현재 보유중인 자산을 유지·관리하며 자산에 대한 분석과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으로써 최선의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게 한 개인재무관리 시스템이다. 웹사이트의 입력창에 자산수치를 입력해 금융자산의 포지션을 도출하고, 전체 포지션의 과잉 분산부분을 적절한 형태로 개선하도록 조언해주며, 또 차트나 그래프를 통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명쾌하게 설명한다.

    크레디앙(www.credian.co.kr)에서 운영하는 PFP(Personal Financial Planning)도 유용한 개인 재무설계 시스템. 현재 혹은 미래의 재무자원을 바탕으로 개인과 가계 소비자가 기대하는 생활양식에 적합한 재무목표를 달성해갈 수 있도록 전 생애에 걸친 과정을 설계해준다. 이곳에서는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가미된 ‘동전 던지기’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개인의 투자성향을 분석해볼 수 있다.

    이머니(www.emoney.co.kr)의 투자성향 분석도 흥미롭다. 투자성향 분석테스트가 설문식으로 작성돼 있어 자신의 경우와 일치하는 설문항목을 마우스로 클릭해가기만 하면 된다.

    투자성향을 분석한 후에는 재테크할 수 있는 자금의 성격을 파악해야 한다. 자신의 재테크 자금이 항상 현금화가 가능한, 즉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성격의 자금인지, 자금 형편에 따라 추가 입금이 가능한 성격의 자금인지, 아니면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일정 기간 유동성이 없어도 되는 자금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상품내용을 파악하라

    가령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해야 하는 자금이라면 은행의 자유저축예금보다는 투자신탁상품인 신종 MMF(Money Market Fund)가 유리하다. 이는 투자신탁운용회사가 단기자금을 CD(양도성 예금증서), CP(기업어음), RP(환매조건부 채권) 콜 등으로 운용하는 상품으로, 자유저축예금보다 이자가 높다.

    이름은 비슷해도 상품의 내용은 다른 경우도 있다. 신종 MMF와 비슷한 이름의 클린 MMF가 그 예. 최근 시판된 클린 MMF는 정부가 증권사와 투신사에 새로 허용해준 MMF 상품인데, 신종 MMF와는 달리 환매수수료가 부과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종 MMF는 환매수수료를 물지 않고 언제든지 중도환매를 할 수 있지만, 클린 MMF는 가입한 뒤 30일 이내에 돈을 찾으려면 그때까지 발생한 이익금(이자)의 70%를 환매수수료로 물어야 한다. 일부 회사의 경우 환매수수료를 80%로 정한 곳도 있다. 따라서 클린 MMF에는 최소한 1개월 이상의 여유자금을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1∼2주일만 돈을 맡길 요량이면 신종 MMF를 이용하는 것이 수익률 면에서 유리하다.

    클린 MMF의 가장 큰 장점은 투자대상 채권의 신용등급을 대폭 강화한 것. 신종MMF는 투자대상 채권을 신용등급 BBB-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클린 MMF는 A- 이상으로 높였다. 우량채권에만 투자한다는 것이다. 상품명에 ‘클린(clean)’이란 말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편입채권의 등급이 A- 미만으로 떨어졌을 경우에는 1개월 이내에 처분하도록 돼 있다.

    이런 경우에서 보듯 금융상품의 이름이 비슷하다고 해서 금융상품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투자를 하면 뜻밖의 낭패를 볼 수 있다. 투자자금의 성격을 파악했다면 금융상품의 내용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금융 재테크의 기본이다.

    요즘 같은 금융시장 불안기에는 단기 금융상품이나 변동금리 상품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게 좋다. 이런 시기에는 금리 상승과 주가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에 증권투자나 펀드투자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을 최대한으로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시 말해 금리의 변동이 자산투자 비중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또한 금융시장 불안기에는 비과세 및 세금우대 금융상품 등 절세형 금융상품을 잘 활용해야 한다. 어떤 금융상품의 이자율이 연 8%라고 한다면 1000만 원을 예금하고 1년 후에 받게 되는 이자는 80만 원이다. 그러나 예금자가 세금을 공제하고 실제로 받는 이자는 62만4000원이다. 이자소득세가 이자의 22%나 되기 때문이다.

    비과세 상품의 경우 이자에 대해 이자소득세를 과세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세율이 적용되는 금융상품보다 훨씬 유리하다. 또한 세금우대 상품은 일반세율보다 적은 11%의 이자소득세만 내면 되므로 같은 금리수준의 금융상품이라면 세금우대 상품에 우선 가입하는 게 상식이다.

    주식투자를 할 때는 금융시장 환경을 고려해 지켜야 할 몇 가지 재테크 원칙이 있다. 모든 게임에는 지켜야 할 원칙이 있듯, 금융 재테크 ‘게임’에서도 원칙을 벗어나면 여지껏 애써 쌓아놓은 수익이 한순간에 허물어질 수 있다.

    첫째는 끊임없는 금융정보 수집 노력. 아무리 증권시장이 호황이라고 해도 주식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 증권시장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채 투자했기 때문이다.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었는데도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다 매도시점을 놓쳐 손해를 보기도 한다. 인터넷의 급속한 발전으로 다양한 금융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고, 이들 가운데 일부는 유료 서비스이긴 해도 그다지 큰 비용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유용한 금융정보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습관화해 금융정보 수준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는 현금자산 보유의 원칙이다.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에 민첩하게 대처하려면 언제라도 활용할 수 있는 현금을 ‘군자금’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금융자산의 30%는 현금자산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게 원칙이다.

    예를 들어 주식시장이 호황인 경우에도 개인의 자산여건에 따라 급전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이때 자신의 주식계좌에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한 주식을 갖고 있다 해도 그 주식은 아직 팔아서 이익 실현이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현금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주식은 오늘 판다 해도 결제기간 사흘이 지나야 현금으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주식 현금화 계획(주식매도계획)을 세워두지 않는 이상 현금으로 볼 수 없다. 그래서 주식투자로 벌어놓은 돈이 있어도 현금화 시점을 놓치는 바람에 돈을 빌려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셋째는 이익실현 가격과 손절매 가격을 미리 정해놓는 것이다. 급등장에서나 폭락장에서나 주식을 살 때와 팔 때를 잘 구분한다면 자산을 어느 선까지는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다. 주식투자는 경마나 카지노가 아니다. 그런데도 단기간의 주식 매매로 2배 이상의 수익을 당연하게 기대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주식시장에 2배 이상 폭등하는 종목들이 없는 게 아니지만, 그런 종목을 매수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주식투자에서는 평균 연 20%가 넘는 수익률을 올릴 경우 성공적인 투자를 한 것으로 평가한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예상 매도가격과 손절매 가격을 사전에 정해놓는 원칙을 지키자.

    넷째는 주식 재테크에서 성급함은 금물이라는 것. 종합지수가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는 뇌동매매가 많이 일어난다. 지수가 급등할 때는 지금 당장 주식을 사지 못하면 큰 손해를 보는 게 아닌가 싶고, 지수가 하락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주식시장이 붕괴될 것 같은 느낌에 투매에 나서는 투자자가 많다.

    주식시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없어선 안 될 기업 자금조달의 동맥이다. 인간의 심장은 박동에 한계가 있고, 또한 박동이 멈추면 수명을 다하게 되지만, 주식시장은 자본주의 사회가 지속되는 한 박동을 멈추지 않는다. 오늘 당장 수익을 올리지 못한다 해도 주식시장은 내일도 열린다. 기회는 늘 다시 찾아오는 것이다.

    보험도 재테크 수단

    지나친 주식투자 열기 때문에 재테크라고 하면 주식투자만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돈을 불리는 데는 주식투자 말고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보험도 그 가운데 하나. 이제 보험은 단지 보장만을 위한 금융상품이 아니라 재테크의 한 형태로 접근해야 한다. 최근 보험회사들이 내놓은 상품들을 살펴보면 다른 금융권 상품과 대등한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들이 적지 않다. 보험은 자금이 긴급하게 필요할 경우 약관대출로 신속하게 자금을 빌려 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한 보장혜택이 있다는 것도 보험상품의 빼놓을 수 없는 메리트.

    보험 재테크 상품은 금리변화에 탄력적으로 운용되는 금리연동형 상품, 확정금리형 상품, 약관대출이율 연동형 상품 등 선택의 폭이 크다.

    금리연동형 상품은 시중 실세금리(공시이율)에 연동되는 상품으로, 다양한 저축기간을 통해 목돈을 마련하는 데 적합하다. 확정금리형 상품은 예정이율을 보장하는 확정이율 상품으로, 중도급부금(생존급여금)과 만기 축하금이 지급된다. 약관대출이율 연동형 상품은 약관대출이율에 연동되는 상품이다. 각 보험사 사이트에는 다양한 보험 재테크 방법이 소개되어 있으며, 이들 중에는 고수익과 보장을 겸비한 상품도 다양하다.

    최근 금융권에선 다양한 신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투신운용회사들이 내놓은 주식형 사모펀드는 같은 종목에 펀드자산의 100%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신상품. 사모펀드는 불특정 다수의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판매되는 공모펀드와 달리 비교적 소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정 판매하는 펀드를 말한다.

    주식형 사모펀드는 펀드 가입자가 100명 미만인 펀드로, 공모펀드에서 제한하고 있는 동일종목 투자한도(펀드 재산의 10%)와 동일회사 발행주식 투자제한(20%) 등이 적용되지 않는 펀드를 말한다. 즉 설정액의 50%까지 한 종목에 투자할 수 있으며 특정기업 발행주식의 시가총액 규모가 작을 경우 전액 취득도 가능하다. 주식형 사모펀드는 비슷한 목적을 가진 소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받아 이들이 원하는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기업간 인수합병(M·A)이나 M·A 시도에 대한 경영권 방어 등의 목적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투신운용회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사모펀드 상품은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일반 투자목적 펀드로, 개인 거액 투자자나 연기금 등의 기관투자자들이 자신의 투자성향이나 목적에 맞게 펀드를 구성해 이용하는 것. 둘째는 기존의 자사주 펀드와 비슷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형태의 사모펀드는 자사주 펀드보다 주가관리나 경영권 방어효과가 크다는 매력이 있다.

    주식형 사모펀드는 설정금액이 100억 원 이상이고 가입자 수가 100명 미만이어야 한다. 한번 사모펀드가 설정되면 만기 때까지 추가설정이 되지 않는 단위형 상품이며, 신탁기간은 1년 이상인데, 6개월간은 환매가 불가능하다. 6개월 이후에는 재산의 50% 안에서 환매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인의 재테크 수단으로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 예를 들어 100억 원 규모(가장 작은 규모다)의 주식형 사모펀드가 설정돼 있고 가입자 수 100명을 채웠다고 할 경우에도 1인당 최소한 1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해야 한다. 따라서 금융 재테크 자산이 충분한 투자자라면 몰라도 서민들로선 투자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또한 주식형 사모펀드는 고수익을 보장하는 반면 리스크 또한 만만치 않아 여유자금이 빠듯한 일반투자자들에겐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하나은행에서 나온 ‘하나 고단위 플러스’ 정기예금은 이자를 받는 방식이 11가지나 되는 독특한 예금상품이다. 고객이 편한 대로 이자지급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다. 일반 정기예금 상품은 기본적으로 만기 일시지급식과 월이자 지급식으로 이자를 받는데, 이 상품에는 이런 기본 지급방식 외에 3개월이자 지급식, 연원가식, 연이자 지급식, 수시이자 지급식 등이 추가됐다.

    수시이자 지급식을 적용한 것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와 관련, 가입기간 중 발생하게 될 이자를 원하는 금액만큼 조절해서 수령함으로써 종합과세 표준액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 이자소득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연도에는 이자를 수령하지 않았다가 이자소득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그 다음해에 해당 연도의 이자까지 한꺼번에 수령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또한 금리도 확정금리형, 3개월 단위로 금리가 바뀌는 3개월 연동형, 1년 연동형 가운데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비과세 고수익펀드는 이자소득세가 완전히 면제되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투기등급 채권을 일정수준 이상으로 편입하게 한 상품이다. 투기등급 채권을 편입한다는 면에서 보면 하이일드, CBO펀드와 같고, 이자소득에 대해 완전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는 면에서는 지난 7월부터 판매된 비과세 펀드와 비슷하다. 펀드 자산의 50% 이상을 신용등급 BBB- 이하의 회사채와 A3 이하 기업어음(CP)으로 구성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후순위채권은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편입할 수 있는데, 원리금 상환보증이 있는 경우로 제한했다.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도 주어진다. 다만 이미 비과세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원칙적으로 비과세 고수익펀드에 가입할 수 없다. 비과세 고수익펀드에 편입되는 채권은 하이일드나 CBO펀드에 편입된 채권보다 신용등급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안전성이 보장된다. 리스크 부담 때문에 기존의 하이일드, CBO펀드에 투자하기를 꺼렸던 투자자들은 비과세 고수익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주택청약통장의 가장 큰 장점은 새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데 있다. 과거에는 주택은행에서만 취급하던 주택청약통장을 이제는 다른 은행에서도 다룰 수 있게 됐다.

    국민은행이 시판한 빅맨 부동산 투자신탁 상품은 청약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해 청약자들에게 투자이익을 나눠주겠다는 개념으로 마련됐다. 7월에 발매된 빅맨 부동산 투자신탁 1호는 발매 2분 만에 130억 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빅맨 2, 3, 4호도 발매되기가 무섭게 막대한 자금을 끌어들였다. 은행들이 다투어 이런 복합형 주택청약상품을 선보이면서 청약저축과 예금, 청약부금 가입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고 한다.

    단점을 장점으로

    내년부터는 부동산 투자신탁회사법이 시행된다. 이 법이 시행되면 부동산 투자의 가장 큰 단점, 즉 자금이 필요할 때 바로 회수하지 못하는 환금성의 한계가 극복될 수 있다. 투자자가 환금이 필요할 경우 주식시장에서 다른 사람에게 주식을 팔 듯 부동산투자신탁회사의 주식을 매매해 돈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제도를 겨냥해 그 전 단계로 등장한 것이 금융기관들의 부동산 투자신탁상품이다. 금융기관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부동산 투자신탁상품들을 취급하게 될 것이다. 이들이 내놓을 상품의 면면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자산 형성의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요즘에는 부동산 경기가 그리 좋지 않지만, 잘만 하면 여전히 유용한 재테크 방법의 하나다. 부동산 가격의 변동성은 금융시장의 변동성보다 작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순식간에 폭락하는 이변이 없는 한 안정적인 수익률이 보장된다. 특히 부동산 경매의 경우 때로는 금융 재테크에서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부동산 경매의 장점은, 경매에 임하는 투자자가 경매부동산의 시가를 이미 알고 있고 낙찰가가 시가보다 쌀 경우에만 구입하기 때문에 가격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경매에 나온 부동산은 주식투자에서와 마찬가지로 가격이 낮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동산에 대한 최소한의 기초지식이 필요하며 특히 권리상태 분석은 필수항목이다.

    금융 재테크를 위한 다양한 상품이 계속 쏟아져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품들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엔 일반 투자자들이 가진 자금에 한계가 있고, 또한 지속적인 정보수집을 통해 재테크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자본주의 금융시장에서 일반인이 높은 수익을 얻는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주식시장에서 일반 투자자들이 전문적 지식을 가진 기관투자가나 과학적 매매기법을 구사하는 외국인 투자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단점도 잘 활용하면 장점이 될 수 있다. 일반 투자자가 금융시장에서 기관투자가나 외국인 투자자보다 유리한 점은 금융자산을 쉽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일반 투자자의 금융자산 규모는 기관이나 외국인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고, 또한 각자의 의지와 이해관계에 따라 그때그때 다양한 금융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단점이자 장점’을 살리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기반을 이루는 것이 바로 금융정보다.

    얼마 전 TV에서 재미있는 광고를 본 기억이 있다. 한동안 코스닥시장이 호황일 때 나온 광고카피다.

    *아줌마 1:(당당한 목소리로) 계란은 한바구니에 담지 말라. 그래서 전 거래소, 코스닥, 펀드에 분산투자하고 있어요.

    *아줌마 2:(기죽은 듯한 소리로 아줌마 3에게) 코스닥이 뭐예요?

    *아줌마 3:(부끄럽다는 듯이) 몰라요….

    *광고멘트:힘내라 힘! 아줌마들이여….

    요즘 그 광고를 떠올리면서 필자는 ‘세 아줌마의 그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좀 과장된 상상을 해보았다.

    “‘아줌마 1’은 거래소 주식 폭락, 코스닥 종목 연일 하한가, 펀드수익률 -35%의 대폭락장 와중에 여유자금은 물론 대출금까지 다 날리고 매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신세 한탄하다가 집마저 팔고 전셋집으로 이사.

    ‘아줌마 2’는 코스닥이 도대체 뭔지 궁금하기도 해서 어째저째 주식투자에 입문했으나, 주식투자란 게 너무나 어렵다는 것을 깨달은 후 투자자금을 모두 현금화해 은행에 저축, 만기가 도래하면서 내집 마련에 성공.

    ‘아줌마 3’은 주식투자는 아예 엄두도 못 내고 자신의 본분인 집안 살림을 충실히 하여 행복한 가정에 웃음꽃 피우며 살고 있음.”

    어설픈 귀동냥 지식만 믿고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간 남 좋은 일만 시키고 손 털기 십상이다. 금융 재테크의 성공은 결코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다.



    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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