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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man’ DJ의 딜레마

ABM·NMD 문제로 미 ·러 틈바구니에 낀

  • 이정훈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oon@donga.com

‘this man’ DJ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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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M은 Anti Ballistic Missile의 약어다. 우리말로는 탄도탄 요격미사일로 번역되는,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이다. 이러한 미사일에는 미국이 개발한 패트리어트와 러시아가 개발한 S-300이 있다. 날아오는 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라면 그보다 속도가 느린 적기는 더욱 쉽게 요격할 수가 있다. 적 미사일과 적기는 하늘로부터 날아오는 위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한국은 ABM을 하늘로부터 날아오는 위협을 막는 미사일이란 뜻으로 ‘방공(防空) 미사일’로 부르고 있다.

한국 공군은 미국이 패트리어트와 러시아의 S-300를 비교해 이중 하나를 도입하는 차기 방공미사일 도입 사업을 추진했는데, 이를 SAM-X 사업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가 입찰을 포기해 현재 SAM-X 사업은 패트리어트만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 공군이 SAM-X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ABM은 더이상 세계 초강대국만 보유하는 최첨단 무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일본과 대만은 이미 패트리어트를 도입했고 유럽은 ‘유로-SAM’으로 명명된 패트리어트를 능가하는 ABM을 독자 개발해오고 있다.

그러나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ABM은 미국과 소련만이 개발할 수 있는 최첨단 무기였다. 냉전이 첨예하던 1960년대 중반 미국과 소련은 군비경쟁을 치열하게 벌였다. 그 와중에 어느 한쪽이 실수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 상대 또한 곧바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므로 양쪽 모두가 공멸(共滅)하게 된다. 그래서 양국은 과도한 군비 경쟁을 줄이는 협상에 들어갔는데, 이를 ‘전략무기 제한 협상(Strategic Arms Limiation Talks)’, 줄여서 ‘SALT’라고 한다.

1972년 양국은 전략무기 보유 숫자를 제한하는 SALT 협정을 체결했는데, 이때 하부 조약으로 체결한 것이 ‘ABM 제한조약’이었다. ABM 제한조약은 ‘양국은 수도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대 반경 150㎞ 이내에만 100기 이하의 탄도탄 요격미사일(ABM)을 설치한다’를 주내용으로 했다. 수도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대 반경 150㎞에 들어오지 않는 지역에는 ABM을 설치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양국은 ABM 제한조약의 유효기간은 무기한으로 하되, 어느 한쪽이 이 조약을 파기하고 싶으면 파기 6개월 전에 상대에게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러한 합의를 도출해 놓고 29년이 지나는 사이, 세 가지 큰 변화가 일어났다. 첫째는 1991년 12월 소련의 붕괴다. 소련 붕괴는 ABM 제한조약을 포함한 SALT 협정 전체가 무효화할 수도 있는 대사건이었다. 그러나 소련에서 분리돼 나온 러시아가 ‘소련 승계’를 선언함으로써 이 조약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소련을 대체한 불량국가

둘째는 ‘불량국가(rogue state)’의 등장이다. 불량국가란 북한·이라크·리비아 등 미국의 통제를 무시하고 장거리 미사일 등을 수출하거나 보유하는 나라를 말한다. 불량국가는 ‘반미(反美)’ 노선을 견지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개발 또는 수출하는 미사일은 정확도가 크게 떨어진다. 그런데 러시아가 보유한 미사일은 SALT 협정과 SALT를 이은 START 협정 등을 통해 줄일 수 있으나, 불량국가와는 협상 자체가 불가능해 줄이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미국은 불량국가들이 보유한 핵이나 미사일 등을 ‘대량살상무기(Weapons of Mass Destruction)’, 줄여서 WMD로 부는다. 미국은 조약이나 다자(多者)가 참여한 기구를 통해 불량국가가 보유한 WMD를 통제하려고 했다. WMD를 통제하는 대표적인 조약이 핵무기의 확산을 금지한 핵비확산(NPT) 조약이다. 사정거리 300㎞ 이상 되는 미사일의 수출을 금지하는 미사일 기술통제체제(MTCR)는 다자가 참여한 기구를 통한 WMD 통제에 해당한다.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조약과 기구를 보이콧했다. 미국과 대립이 첨예해지자 과거 소련의 강요로 가입했던 핵비확산 조약의 탈퇴까지 선언하면서 미국에 저항했다. 때문에 클린턴 정부 시절 미국은 스타일을 구겨가며 ‘조그만 나라’ 북한과 쌍무협상에 들어갔는데, 그것이 바로 강석주 북한 외교 부부장과 갈루치 미 국무부 차관보의 회담이다. 이 회담의 결과물로 미국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만들어 북한에 경수로 2기를 지어주고 북한은 핵이 없다는 것을 완벽히 증명한다는 것을 주내용으로 한 ‘제네바 합의’가 탄생했다.

러시아 같은 초강대국도 아닌 조그만 ‘불량국가’ 북한과 쌍무협정을 맺은 것은 미국으로서는 체면이 깎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차에 부시 대통령이 집권하자 바로 미국에서는 제네바 합의 파기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작금의 미·북간 긴장은 이러한 배경에서 생겨났다.

독자적으로 대량살상무기(WMD)를 개발했으니만큼, 개발비를 뽑아내려면 불량국가는 이 무기를 수출해야 한다. 실제로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해 8월12일 평양을 방문한 한국 언론사 사장단을 향해, “로켓을 개발해서 몇억 달러씩 벌고 있는데, 그것을 안할 수 있느냐. 로켓을 발사하는데 많은 돈이 들어 이란 등에 (로켓을) 판매하고 있다”며 미사일 수출의 필요성을 ‘당당히’ 강조했다.

이라크와 리비아처럼 군사력이 약한 불량국가가 대항하면, 미국은 민주-공화 정부를 막론하고 강력히 응징해왔다. 예컨대 클린턴 정부도 이라크가 북위 17도의 비행금지선을 위반하면 가차없이 전투기를 동원해 이라크를 공격했다. 리비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북한에 대해서만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 불량국가 북한을 어떻게 하지 못한다는 것은 미국이 당면한 딜레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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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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