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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북정권이냐 반북정권이냐

전국 12개 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 32인이 진단한 ‘DJ색깔론’

  • 신동아 특별취재반

친북정권이냐 반북정권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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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김대중 대통령이 국군의 날 행사에서 ‘6·25전쟁은 실패한 통일 시도’라고 발언하자 일부 야당의원들은 국회에서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고 ‘친북좌파정권’이란 표현을 사용해 정치권의 색깔론 시비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신동아는 전국 12개 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들을 상대로 이번 논쟁에 대해 긴급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최근 김대중정권의 이념적 성격에 대한 논란으로 정치권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김대중 대통령의 ‘국군의 날’ 기념사 내용중 ‘6·25전쟁은 실패한 통일 시도’라고 한 일부 표현이 화근이 된 것이다. 김대통령의 기념사 내용중 관련 부분은 다음과 같다.

‘통일 시도’발언을 둘러싼 논란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면 세 번의 통일 시도가 있었습니다. 신라의 통일과 고려의 통일, 이 두 번은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세번째인 6·25 사변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세 번 모두가 무력에 의한 통일 시도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네번째의 통일 시도는 결코 무력으로 해서는 안됩니다.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야 합니다. 지금은 남북이 엄청난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민족의 안전을 위해서나 장래의 번영을 위해서나 반드시 평화통일에의 길을 가야 할 것입니다.”

문맥상으로 보면 ‘평화통일’을 강조하기 위해 신라의 통일과 고려의 통일, 6·25전쟁을 무력통일 시도의 예로 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언론과 보수적인 단체에서는 ‘통일 시도’라는 표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안택수 한나라당 의원(대구 북구을)은 국회에서 이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발끈한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 참석을 거부했고 안의원의 ‘문제 발언’을 속기록에서 삭제하기로 여야가 합의한 후에야 국회 본회의가 다시 시작됐다.



그러나 10월17일 대정부 질문에서 발표할 예정이던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경남 밀양 창녕)의 사전원고가 외부에 알려지면서 이 문제는 다시 불거졌다. 김의원의 원고 내용중 김대중 정권의 이념적 성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김대중정권 출범의 의미는 단순한 체제내의 정권교체가 아니라, 반북세력에서 친북세력으로 넘어간 것이었습니다. 김정일 독재집단을 찬양하는 일부 세력들이 우리 사회의 주도권을 장악하면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고 건국이래 유례없는 대혼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김대중정권은 친북좌파적 시각에 따라 김정일 수령체제의 강화를 앞장서 돕고 있습니다.

-친북적 사고로 북한 김정일정권을 찬양하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세력들, 더 나아가 북한의 김정일정권 자체가 이 정권에게는 누구보다 가까운 동지가 되어 있습니다. 이 정권의 지원아래, 친북좌파 세력들의 활동이 위험수위 이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이 연합해서 보수세력의 씨를 말리기 위해 보수언론 말살에 나서고 있습니다.

-6·25를 통일 시도라고 주장하는 것은 명백하게 북한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것이며, 6·25를 민족해방전쟁이라고 주장하는 친북좌파 세력의 논리와도 완전히 일치하는 것입니다.”

“적절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다수

국민의 투표로 당선된 대통령과 정권에 대해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이념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김대중정권은 과연 친북좌파정권인가. 아니면 전형적인 색깔론 시비로 정치 공세를 가하는 것일까.

신동아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서강대 이화여대 한양대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충남대 강원대 등 전국 12개 대학의 정치외교학과 교수들에게 전화로 의견을 물어보았다. 질문 사항은 다음과 같다.

1)김대중 대통령이 6·25전쟁을 ‘통일 시도’라고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6·25전쟁의 성격에 대해 어떻게 규정하십니까.

3)김용갑 의원의 ‘친북좌파정권’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4)김대중정권이 들어선 뒤 ‘색깔론 시비’ 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위 질문에 대한 교수들의 답변 내용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대통령의 통일 시도 발언에 대해서는 평화통일을 강조한 것이라고 이해하더라도 대통령이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발언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2)6·25전쟁의 성격에 대해서는 이념전쟁, 국제적 대리전, 통일 시도 등 다양하게 규정했지만 답변한 사람 모두가 불법남침이며 정당화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따라서 이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응답은 제외했다.

3)김용갑의원의 ‘친북좌파정권’ 발언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너무 지나친 발언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다만 정치인으로서 대북정책을 비판적으로 지적할 수 있다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4)색깔론 시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색깔론 시비 자체가 전근대적인 것이므로 지양돼야 한다는 입장과 이념적 논쟁이라는 측면에서 색깔론 시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며 정치적 성향에 따라 제기될 수 있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 김세균(서울대 정치학과)

1)대통령 발언에 대해 이념 시비를 하는 것은 너무 심하다. 대통령의 ‘통일 시도’ 발언은 무력통일을 반대하고 평화통일을 강조했다고 봐야 한다.

3)김용갑의원의 발언은 한마디로 쓸데없는 말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김대중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지만 그런 식으로 비판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4)김대중정권의 성격에 대해 신자유주의라는 비판도 많은데 사회주의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따라서 색깔론 시비는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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