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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북정권이냐 반북정권이냐

전국 12개 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 32인이 진단한 ‘DJ색깔론’

  • 신동아 특별취재반

친북정권이냐 반북정권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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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서울대 정치학과)

1)뭐라고 말하기 곤란하다. 그러나 대통령이 ‘통일 시도’라고 발언한 것은 잘못했다고 본다. 평화통일을 강조했다고 하더라도 그 표현은 적절하지 않았다. 북한이 무력을 사용해 남침한 것은 잘못됐다는 점을 분명히 짚고 넘어갔어야 한다.

3)김용갑 의원의 ‘친북좌파정권’ 발언은 너무 심한 것 같다. 김대중정권의 대북정책은 화해와 협력을 강조했고 유화적인 측면이 있는데 ‘친북, 친김정일’이라고 한 것은 지나친 표현 같다. 적과도 협상과 대화는 하게 마련인데 대화하고 협상했다고 해서 적의 정통성을 인정한다고 보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 아닐까. 국제적 상황이나 민족의 요구로 대화와 협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김의원의 표현은 너무 극단적이지만 의원 입장에서 대북정책의 문제점은 얼마든지 지적할 수 있다고 본다.

4)그동안은 대북정책 자체를 가지고 논의할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냉전체제 해체 이후에는 좀더 솔직하게 논의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다. 지금 정권은 화해와 협력 지향적인데 보수주의와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세력들간에 이 문제에 대해 논쟁할 수 있다고 본다. 논쟁을 원천적으로 봉쇄해서는 안된다. 최근 논쟁을 군사정권시대의 냄새가 나는 색깔론 시비로 볼 필요는 없고 대북정책 논의나 정치이념 논쟁으로 보면 되지 않을까.

◎ 이호재(고려대 정외과)



1)1950년 당시 나라가 쪼개졌을 때, 이승만 대통령은 북진통일을 외쳤고, 북쪽은 남진통일을 외쳤다. 남북한의 두 지도자는 무력통일을 원하고 있었다. 북한은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는데, 결국은 남침해서 동족 상잔의 비극을 일으켰다. 그래서 6·25전쟁을 우리 민족의 숭고한 목적인 통일전쟁이라고 보면 오해를 사기 쉽다. 특히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대통령이 조심스럽게 발언했어야 했다. 또 이를 신라와 고려의 통일에 비유하는 것은 무리다.

대통령의 의도는 향후 통일은 절대적으로 평화통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평화공존밖에는 대안이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발언은 좀더 조심스러웠어야 했다.

3)남북협상을 주장하는 것이 어떻게 친북이라고 볼 수 있는가. 남북협상을 하는 것이 바른 길이다. 현 정권을 친북이라고 모는 것은 김구와 김규식의 남북협상론을 친북이라고 몰아붙인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런 주장은 냉전 논리로 남북관계를 악화시킬 따름이다. 상대를 계속해서 타도 대상이라고만 몰면 민족의 장래는 없다. 햇볕정책은 어쩔 수 없는 정책이다. 앞으로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햇볕정책밖에는 펼 수 있는 정책이 없다.

4)야당에도 극우세력이 있을 것이다. 남북한이 반세기 넘게 대치했는데 그런 사람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사람이 목소리를 내는 것을 크게 문제삼기 보다는 다양한 의견 표출로 받아들이면 된다. 또 지금도 안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최장집(고려대 정외과)

1)최근 귀국했기 때문에 상황을 잘 모른다. 그러나 대통령의 발언은 서술적인 이야기라고 본다.

3)현 정권을 친북좌파정권이라고 보는 것은 말도 안된다. 실제로 친북좌파정권이 아니지 않은가.

“당리당략에 따른 색깔시비”

◎ 김호진(고려대 정외과)

1)무력통일은 바람직하지 않고 평화통일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라고 본다.

3)반북세력이나 친북세력이라는 표현은 이분법적 흑백논리다. 이렇게 단순화해서 표현하면 본질을 왜곡하기 쉽다. 흑백논리는 지양해야 한다. 김의원의 발언은 정치공세적 발언이다. 아무리 정치공세적 발언이라고 하더라도 국가원수에 대해 친북 운운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4)색깔 시비라는 것은 색깔이 객관적인 현상으로 존재할 때 가능하다. 그런데 이번 논쟁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색깔을 두고 하는 시비가 아니라, 정략적으로 색깔을 규정하고 시비를 거는 것이다. 이런 마음의 색깔을 청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냉전시대를 극복하고 화해협력교류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이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국론 통합이 어려워진다. 지금은 국론을 통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치인들은 당리당략에서 벗어나 역사에 대한 비전을 갖고, 역사의 발전 방향을 생각해야 한다.

◎ 임혁백(고려대 정외과)

1)기본적으로 대통령의 뜻은 앞으로는 무력에 의한 통일은 용납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유일한 대안은 평화통일’이라는 취지의 연설문이 왜곡되어 전해진 것이다. 이것이 정략적인 색깔론으로 포장되고 본의가 잘못 전달된 것이다. 이 연설문 전체를 보면, 처음부터 철통같은 안보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신라와 고려의 통일과 6·25를 병렬적으로 놓은 것은 오해를 부를 소지가 있다.

3)친북이라는 것은 이데올로기적인 면을 떼면 북한과 화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친북좌파정권이라는 규정에는 색깔론 관점이 들어 있다. 이는 국민들에게 빨갱이정권이 아니냐는 뜻을 전달할 의도가 있는 것이다. 이는 잘못된 것이다.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배제하면 북한과 친한 정권이라고 표현해야 한다. 이데올로기적인 관점에서 현 정부를 친북좌파 정권이라고 부르는 것은 현 정권을 공산정권 내지는 사회주의정권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IMF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보듯이 현 정권은 오히려 신자유주의 정권이고 대외적으로는 친미정권이다.

4)최근 대통령 발언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은 색깔론 시비다. 이것은 냉전시대에나 있던 것이다. 이런 시대착오적인 논쟁을 계속해서는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

◎ 김병곤(고려대 정외과)

1)통일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학자라면 그렇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으로서는 신중하지 못했다. 이는 긴 설명을 요구하는 사안인데 그렇게 발언하면 충분히 문제가 일어날 소지가 있다.

3)합리적인 발언이라고 보지 않는다. 김용갑의원의 발언은 너무 극단적이지 않은가. 주목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4)색깔론은 해묵은 논쟁이다. 현대 시대에 중요하지 않다. 김용갑씨의 이런 발언은 전두환 시절에 나온 이야기와 비슷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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