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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화제

시장점유율·영업마진 전국 최고 대구은행 돌격전

  • 최정암 < 매일신문 경제부 기자 > jeongam@imaeil.com

시장점유율·영업마진 전국 최고 대구은행 돌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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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의 주가가 제대로 오르지 않은 것은 무리한 증자정책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구은행 주식은 총 1억2000만주가 넘는 항공모함 주식이다. 1997년 3165억원이던 납입자본금이 BIS비율을 높이기 위한 증자 드라이브로 인해 1998년에는 5021억원으로 늘어났다. 1999년 다시 1000억원을 유상증자해 6021억원이 됐다. 불과 2년 만에 두배 가량 불어난 것.

이는 주주들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했다. 외환위기 때 은행권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BIS비율을 높이려면 자본금을 늘리는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대구은행은 주식을 떠넘기다시피 하면서 팔았다. 이 때 ‘대구은행이 살아야 내 회사도 산다’는 생각과 그 동안의 거래관계 때문에 마지못해 주식을 매입한 기업들이 많았고, 혹시 자신의 예금이 날아가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주식을 사준 지역민들도 많았다. 당시 액면가인 주당 5000원에 사들인 주식이 지금은 2000원대에 턱걸이를 하고 있으니 투자자들의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이런 사정 때문에 대구은행 경영진은 주가 부양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흑자 결산.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은 상반기 결산에서 다른 지방은행들은 흑자인데 대구은행은 적자를 낸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보고 흑자 경영으로 돌아서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력의 결과는 조금씩 성과를 드러내 지난 8월부터 흑자 기미를 보이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부실을 모두 털어내느라 적자가 발생했지만 하반기에는 부실 부담이 없어 연말 결산에서는 최소 300억원대의 흑자가 가능하다”는 전망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지방은행 중 가장 낮을 뿐 아니라 총수신, 순이자마진(NIM) 등 자산건전성도 부산은행보다 높고 법정관리 및 화의 여신 규모도 부산은행보다 작은 대구은행 주가가 현재 수준에 머물러 있는 데 대해서는 대구은행 임직원들조차 의아해 한다. 최근 삼성증권, 한화증권, 서울증권은 대구은행의 적정주가가 3700∼3865원선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3월 김극년 행장 취임 이후 ‘K프로젝트’로 명명된 지역 밀착화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초대형화하고 있는 시중은행과 대구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외국계 은행에 맞서려면 독자적인 영업전략이 필요하다는 위기인식에서 비롯됐다. 비록 대구은행이 지역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시중은행이나 외국계 은행의 영업방식을 답습하면 경쟁이 어렵다는 분석에 따라 ‘토종형’ 영업·서비스 전략을 들고 나왔다. 주민들에게 ‘우리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지금보다 더 강하게 심어주면 금리에 연연해 떠나는 고객은 없을 것이라고 봤다. 그래서 어떤 기관보다 더 많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봉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구은행은 대구시 및 각 구청, 학교들과 전속 거래를 하고 있다. 185개의 잘 발달된 점포망과 2800명의 임직원을 바탕으로 스쿨뱅킹 시스템을 구축, 학교 정보화 업무를 지원하며, 지역 학교 졸업생을 가장 많이 채용한다. 또한 은행의 도서관, 갤러리, 지하강당, 주차장 등을 지역민에게 무료 개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기업 여신 적어 실속

지역 의사회, 치과의사회, 약사회, 한의사회, 건축사회 등 전문직 관련단체와 제휴해 신용카드를 발매, 이들을 고객으로 흡수하는 전략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주류전용 구매카드 발급은행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세청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이 사업은 주류 도매상들이 대구은행 카드로만 결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올 연말 300억원 흑자를 예상하는 대구은행은 흑자폭을 더 늘릴 수도 있으나 남아 있는 부실채권을 마저 정리해 고정이하 여신비율을 4%대로 낮춘 다음 내년에 1000억원, 2003년에는 2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낼 계획이다. 김극년 행장은 “2003년부터는 10%의 배당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구은행의 강점 가운데 하나는 대기업에 대한 여신비율이 전국 은행 중 가장 낮다는 사실이다. 임직원들은 “남들처럼 대기업 대출에 무게를 뒀다면 지금쯤 대구은행은 없어졌거나 공적자금을 받아 연명하는 처지였을 것”이라고 안도한다. 이화언 부행장은 “지방은행 10개 가운데 7개가 없어지거나 자생능력을 상실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서울에 있는 대기업들에게 거액을 대출해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구은행은 대우자동차나 하이닉스반도체 등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대기업 대출이 없다. 청구, 우방, 보성 등 지역 대기업에는 어쩔 수 없이 대출을 해줬으나 이것도 지난 3월 부실채권 매각을 통해 클린화했다. 따라서 추가 부실 위험이 낮다는 것. 보유자산이 건전하고 잠재 부실기업이 거의 다 퇴출돼 시장의 불확실성이 정리됐다는 얘기다.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으로 반일감정이 극에 달해 있던 지난 8월, 대구은행은 국내 언론은 물론 일본 언론으로부터도 주목을 받는 이벤트를 터뜨렸다. 절해고도 독도에 지점을 개설한 것. 물론 사이버 공간(www.daegubank.co.kr)에 존재하는 가상의 은행점포이긴 하지만 광복 56주년을 맞아 국민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 지점을 통해 은행 거래를 하면 예금시 최고 연 0.2%까지 추가 우대금리를 적용하며 타행 송금시 부과되는 송금수수료도 면제해준다. 또한 고객에게 지급하는 세후 이자의 1∼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독도 기부금’으로 조성해 독도 관련사업에 쓴다. 독도지점에는 은행예금 정보뿐 아니라 ‘사이버독도닷컴’ 등 국내 독도관련 사이트와 연결해 독도에 관한 각종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독도 사이버지점은 개설 두달 반 만에 방문자가 7만3000명을 넘어섰다. 예금계좌는 1만4477좌, 수신고는 16억원에 이른다. 이런 사실은 일본의 지지통신도 보도했고 야후재팬에 게재되기도 했다.

독도지점이 예상보다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자 대구은행은 10월15일부터 ‘독도신탁’ 상품을 개발, 시판했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지급 이자의 1%를 은행이 별도로 적립해 독도관련 사업에 활용한다. 대구은행은 지방은행이면서도 이처럼 전국적인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이벤트를 잘 만들어낸다.

영업지역 한계, 전산화 미흡

물론 대구은행은 약점도 많다. 영업구역의 한계가 우선 거론된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점유율이 높지만 다른 지역에 있는 지점(서울 3개, 부산·울산 각 1개)에서는 영업이 잘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고객 정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도 취약하다. 지방은행 중에서 전산화 수준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대형 시중은행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뒤처져 있다. 이를 개선하려면 천문학적인 예산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지방은행으로선 한계가 있다. 대구은행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은행들과 공동 전산망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또한 영업장 창구는 늘 혼잡하며, 거대화한 시중은행들이 소매금융과 지역 중소기업들에게 빠른 속도로 다가서고 있다.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지방은행은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특히 금리 면에서 지방은행은 거대 시중은행들과 게임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침체된 지역경제가 비약적인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대구·경북지역에는 더 이상 망할 기업이 없기 때문에 바닥을 헤매는 지역 경제가 언제까지나 대구은행의 발목을 잡지는 못하리라는 웃지 못할 분석도 나온다.

가령 대구의 주력산업인 섬유산업이 좀체 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 대구은행도 그 그림자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견해가 있다. 섬유업이 엄청난 시련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6월말 현재 대구은행 총여신 6조1649억원 가운데 섬유업종에 대한 대출은 15% 규모인 9277억원으로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는다. 자체 신용조사 결과 섬유업 총여신의 91%는 정상이며 8.2%는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가 있으나 회생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섬유업이 어렵기는 하지만 대구은행의 경영에 문제를 일으킬 만큼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더욱이 2003년까지 5년간 6800억원이 투입되는 밀라노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지역 섬유산업의 구조 고도화가 가능해져 섬유업이 다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대구은행이 총력을 기울여 매달리고 있는 현안은 대구시 교육청 및 대구지방법원 금고 유치. 현재 교육청 금고는 1810억원의 자금 중 특별회계 자금 610억원은 대구은행이, 1200억원의 일반회계 자금은 농협이 관리하고 있다. 특별회계 자금은 정기예금 등 고금리상품에 들어있는 반면 일반회계 자금은 저리의 공공예금으로 운용되므로 금융기관으로선 일반회계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마련.

교육청금고는 오는 연말에 계약을 갱신하는데, 대구은행은 지역 교육에 대한 기여도(최근 5년간 20억원이 넘는 장학금과 학습기자재 지급), 편리성(대구 전체 학교의 88%와 거래) 등 여러 측면에서 자신들이 교육청금고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농협과 치열한 유치전을 펴고 있다.

대구지방법원의 보관금과 공탁금 등 3300억원에 달하는 법원금고도 대구은행의 주요 타깃이다. 법원금고 자금은 경제위기에 따른 지역경제의 고통의 산물이므로 지방은행에 예치해 지역경제 발전의 자금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게 대구은행의 논리. 자금의 수도권 편중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교육청금고와 법원금고는 반드시 자신들이 유치해야 하며, 민원인의 편의를 위해서도 접근성이 높은 대구은행을 이용하는 게 낫다는 주장이다. 대구은행은 지금도 대구지법 가정지원(2001년3월 신설)의 보관금 및 송달료 수납업무를 취급하고 있으나 규모가 3000만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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