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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商道’의 작가 최인호 당대 유명작가들을 평하다

  • 황호택 < 동아일보 논설위원 > hthwang@donga.com

‘商道’의 작가 최인호 당대 유명작가들을 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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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이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많은 창작을 하다보면 본인도 모르게 전에 썼던 문장을 다시 쓰는 일이 왕왕 생기지 않습니까.

“그게 작가로서 가장 무서운 겁니다. 김주영씨가 한때 절필했을 때 동어 반복을 하는 것이 두렵다고 했습니다. 구스타프 플로베르가 말한 것처럼 가장 정확한 표현은 하나뿐이거든요. 일물일어설(一物一語說)이라고 하지요. 창작은 진짜 하나밖에 없는 표현을 찾아가는 작업인데 어떨 때는 동어 반복을 하게 되죠. 일종의 문장 매너리즘입니다. 요즘에는 조금 줄어드는 것 같아요. 젊었을 때는 표현에 살이 많았습니다. 요즘에는 살이 많은 문장이 없어졌습니다.”

―방송작가와 PD에 의한 ‘상도’의 재해석이 마음에 드는가요. 원작과 지나치게 다르게 나갈 때는 불만스럽지 않습니까.

“내 작품이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문학 외적으로 확산된 경우가 많습니다. TV 드라마는 분량이 엄청나 원작대로 하기가 어렵습니다. TV 드라마는 끊임없이 갈등을 만들어내 재미를 유지시켜야 하는 속성이 있어요.

드라마도 내가 쓰는 것으로 오해한 사람들이 ‘원작과 왜 다르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나로서는 일단 시집 보낸 출가외인이니까 PD가 잘 데리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장르가 다르니까 내가 나서서 뭐라고 얘기할 수 없죠. 원작을 살리려고 애를 써준 것에 대해서는 고맙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확장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아마 원작대로 했으면 10회를 끌고 가기도 어려웠을 거예요.”



―‘상도’가 안방극장에서 성공을 거두어 책의 판매에도 도움을 주고 있지요. 책의 판매에서 시너지 효과 같은 것이 실제로 느껴집니까.

“확실히 그게 있는 것 같아요. 작년 10월말 첫 방영이 되면서 가속도가 붙더라고요. TV가 바보상자로 남아 있으면 좋을 텐데 너무 영향력이 커 이건 핵폭탄 상자입니다. 실제 방영하고 나니까 일반 부녀자들 사이에서 불이 붙었어요. 한 50만부 정도는 덕을 본 것 같아요. 직장 다니는 남자들은 바빠서 책을 안 읽고 보통 여자들이 많이 읽습니다. ‘상도’는 비즈니스맨들에게 확산이 돼 판매에 도움이 됐습니다. 지금까지 책을 많이 내봤는데 이런 경우는 저도 처음입니다. 웬 복인지 모르겠어요. 보통 한 1년 지나면 내려가거든요. 요즘 같으면 계속 많이 나갈 것 같아요. 요즘 소설이 안된다고 하는데, 책을 안 읽던 사람들이 많이 읽어서 독서인구가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MBC 홈페이지에는 원작과 너무 다르게 각색을 한다는 항의가 적잖게 들어온다고 한다. 예를 들면 원작에서는 임상옥의 부친이 물에 빠져 죽는 것으로 돼있는데 드라마에서는 참수를 당한다. 거상 임상옥에 관한 기록은 호암 문일평의 임상옥 평전과 조선왕조실록이 거의 전부다. 임상옥이 태어나 사업을 벌인 신의주에는 구전(口傳)이나 기록이 더 남아 있을지도 모르지만 가볼 수 없다. 임상옥 부친의 죽음은 최씨가 창작한 부분이고 이것을 방송작가와 프로듀서가 원작과 다르게 재해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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