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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요리솜씨

양고기로 만든 여름철 보양식

주한이스탄불 문화원장 에르한 아타이의 구베치(Guvec)

  • 글·최영재 기자 (cyj@donga.com) 사진·김용해 기자 (sun@donga.com)

양고기로 만든 여름철 보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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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베치는 터키 서민들이 여름에 주로 먹는 요리다. 재료를 구하기가 쉽고 빨리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터키에서는 재래시장의 상인들이 점심식사때 많이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 한국 남성들도 30분 정도만 시간을 내면 가족과 손님들에게 생색내기 안성맞춤인 요리가 구베치다.
양고기로 만든 여름철 보양식
그는 대단히 가정적인 남자였다. 내내 묵묵히 재료를 다듬고 썰고 끓였다. 요리하는 도중에도 차를 준비해 손님을 대접하는 배려가 예사가 아니었다. 또 과묵했다. 필요한 말만 조용조용 하는 태도에서 조선의 선비가 떠올랐다. 주한이스탄불 문화원의 에르한 아타이 원장. 그는 터키의 명문대학 미들이스트 공대를 다니다, 1997년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에 처음 왔다.

“터키 학생들은 그동안 미국이나 유럽으로 유학을 많이 갔습니다. 그래서 서방 전문가는 많지만 아시아 전문가는 별로 없습니다. 또 터키에는 한국 전문가가 거의 없는 편입니다. 월드컵을 계기로 부각되었지만 터키는 한국과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6·25전쟁 당시 1만5000명이나되는 우리 할아버지들이 한국에 와서 피를 흘렸고, 전사자만도 1000명이 넘었습니다.”

처음 한국에 온 그는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5개월 동안 한국어를 배웠고, 전공인 기계공학을 공부하기 위해 서울대 기계공학과 3학년에 편입하여 2년 동안 다녔다. 터키말과 한국어는 우랄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형제어다. 어순이 똑같고 비슷한 단어도 많아 배우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의 매력을 발견했고, 한국이 좋은 나라라는 사실을 고국 후배들에게 열심히 홍보하고 다녔다. 그 덕에 그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2명이던 터키유학생이 지금은 25명 정도로 늘었다고 한다.

한국사람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터키 음식은 중국, 프랑스에 이어 세계 3대 음식으로 불린다. 터키요리는 그 종류가 무수히 많고 맛이 독특하며 음식 디자인이 다양하다. 터키에 다양한 음식문화가 발달한 데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여러 민족과 어울려 살아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터키사람들은 2000년 전, 동아시아에서 살다가 1000년 동안 차츰차츰 유럽쪽으로 옮겨가며 현재 위치에 정착했다. 특히 터키는 전성기였던 오스만투르크제국 시절 영토였던 유럽과 아시아, 북부 아프리카 등 여러 대륙의 영향을 골고루 받았다. 그래서 중앙아시아 유목민들의 소박한 요리에서 중동지방 요리, 그리스에서 들어온 지중해식 유럽요리까지 망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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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최영재 기자 (cyj@donga.com) 사진·김용해 기자 (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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