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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 방담

“황제처럼 섹스하라! ”

‘색깔 있는’ 한의사 김경동 & ‘당당한’ 에로스타 정세희의 이색 제언

  • 진행·정리김진수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jockey@donga.com

“황제처럼 섹스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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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앞으로도 이런 강의를 할 계획이 있습니까?

김경동 :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진 않았지만, 기회 닿는 대로 할 겁니다. 마땅히 해야 하고요. 한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한의대 강좌말고 일반 교양강좌 가운데 ‘여성학’이란 과목이 있어요. 지난 1학기 몇몇 대학의 여성학 강좌 중간고사에 어떤 문제가 나왔는지 아세요? ‘여성의 클리토리스를 애무할 때 상에서 하로 애무해야 하는가 좌에서 우로 애무해야 하는가, 이를 자세히 설명하시오’라는 문제가 나온 거예요.

사회 : 여성 자신도 자기 몸을 잘 모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김경동 : 바로 그렇죠. 남녀 학생 모두가 듣는 교양강좌인데, 그렇다면 한의대생들은 그걸 제대로 아느냐? 모른다는 거죠. 그런 부분에 대해 특별히 공부를 안했으니 모를 수밖에요. 게다가 강의시간에 가르쳐주지도 않습니다. 더욱이 한의대생들은 이런 일반 교양강좌를 수강하지 않는 경향이 많아 오히려 일반 학생들보다도 성지식을 더 모르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런데도 나중에 한의사가 되어 환자들에게 상담을 해줘야 할 입장 아닙니까? 말이 좀 안되죠? 그러다 보니 막상 한의사가 된 후에도 자신의 막연한 감으로만 상담해주는 경우마저 생깁니다. 의료인의 입장에서 볼 땐 그야말로 어불성설이죠. 이번 강의를 마련한 이유도 한의대 교재에 수록된 교과서적인 ‘성의 기교’ 부분을 학생들과 기탄없이 토론해보자는 의미였습니다. 그래서 강의를 밀어붙인 겁니다.

사회 : 그런데 두 분이 어떻게 해서 알게 됐는지 궁금하네요.



김경동 : 제가 한의사로선 국내 최초로 성의학 관련 박사학위를 받았거든요. 동물 생식기를 해부해 연구한 결과로 학위를 받았죠. 그래서 나름대로 전공분야에 대한 자부심이 컸는데, 마침 지난해 CATV의 성인 대상 문화·예술프로그램인 ‘미성년자 금지구역’에서 정세희씨와 각기 다른 코너 MC로 활동하다보니 자연스레 알게 됐습니다.

사회 : 저도 보았는데, ‘황제의 침실’은 그야말로 성인을 위한 성교육 프로그램이더군요. 그런데 제작동기는 뭔가요? 평범하지 않은 기획이던데?

정세희 : 한번만 보고 치우는 게 아니라 개인 소장까지 염두에 둔 것이죠. 수출 목적도 있어요. 스페인, 네덜란드 등으로. 유럽에선 ‘소녀경’ ‘카마수트라’ 등 동양 성전(性典)에 관심이 많아요.

사회 : 원래 우리 전통 한의서엔 체위에 관한 내용이 없습니까?

김경동 : 동의보감엔 동물의 성행위를 흉내낸 것 이상의 언급은 없습니다. 그러나 고대 중국의 성전(性典)인 황제소녀경엔 ‘9법8익7손(九法八益七損)’이라 하여 체위의 종류가 무척 자세히 나옵니다. 우리가 흔히 ‘소녀경’이라 부르는 게 바로 이 황제소녀경이죠. 이번 기말고사에 제가 낸 문제가 바로 이 ‘9법8익7손’에 관한 것입니다. 허리 디스크 환자에게 권장되는 체위는 무엇인가라고 물었는데, 그것도 주관식이 어렵다고 해서 객관식으로 출제했습니다. 상당수 학생들이 ‘도체(道體)’라고 오답했더군요. 정답은 ‘백폐(百閉)’라는 체위거든요. 정세희씨의 강의 때 수업한 내용인데도 틀린 학생들이 있었죠.

사회 : 이제 본격적으로 건강을 위한 섹스방법에 관해 얘기해보도록 하죠. 실제 임상에서 가장 흔한 환자는 어떤 경우입니까?

김경동 : 아무래도 남성의 경우 발기력 감퇴 환자가 가장 많죠. 특히 40~50대 중에 “옛날 같지 않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발기돼도 생식기가 약간 아래쪽으로 처지는 거죠. 발기력도 오래 지속되지 않고 다소 조루 증세가 있다는 하소연이 대부분입니다. 제가 본 최고령 환자는 96세입니다. 그 분은 아직도 성생활을 해요. 상대가 누구인지에 대해선 ‘노 코멘트’ 하겠습니다. 어쨌든 그 분은 아직도 삽입성교가 가능한데, 어쩌다 잘 안되는 경우 저를 찾습니다. 그러면 그분의 신체 상태에 맞는 치료를 적절히 해주죠. 예를 들면 젊은 사람들에겐 주로 약물치료만 하는데, 노인들의 경우엔 침·뜸 치료를 추가합니다.

정세희 : 제 경우엔 여성들이 성에 관해 물어온 적이 거의 없어요. 같은 여성의 입장에선 성 관련 콤플렉스를 숨기는 경우가 더 많죠. 오히려 남자들이 농담처럼 많이 질문하죠. 어떻게 해줘야 여자들이 좋아하느냐, 자기는 변강쇠라든가…. 하지만 남자들도 진짜 성 고민은 얘길 안해요. 민감한 문제니까. 이런 적이 있긴 해요. 예전에 제가 에로영화를 찍다가 하도 지쳐서 일시적으로 불감증이 생긴 때가 있었거든요. 며칠을 고민하다 제가 이런 얘기를 먼저 꺼내니까, 그제서야 동료 여배우가 “자기도 그렇다”고 실토하더라고요. 촬영장처럼 조명이 밝은 분위기에서 섹스를 하게 되면 ‘여기가 촬영장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면서 섹스에 집중을 못하게 되는 거죠. 촬영 때마다 신경을 많이 쓰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 것 같아요.

일주일에 한 번은 ‘마지노선’

김경동 : 실제 여성들의 경우 신체적 원인으로 인한 불감증 환자는 거의 없어요. 불감증의 대부분은 정신적 문제에 기인하죠. 예를 들어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든지, 그러다 남편이 성병에 걸려 부인에게 옮겼다든지, 성장과정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든지 그런 경우 이외에 신체적 원인으로 인한 불감증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이렇게 명백히 남편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엔 관계 개선을 위해 남편과 협조하라는 쪽으로 조언해줄 수밖에 없죠.

사회 : 그렇다면 요즘 부쩍 늘고 있는 섹스리스 커플의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일에 치이고 술자리에 휘둘려 성과 담 쌓고 지내는 중년 부부들이 적지 않은데….

김경동 : 부부 쌍방에 모두 원인이 있다고 봐야죠. 특히 여성이 적당한 성생활을 하지 못하면 호르몬 대사에 이상이 생겨 짜증을 잘 내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늘 섹스를 즐기던 사람이 섹스를 장기간 하지 않는다고 퇴화되는 것도 아닙니다. 세간에 용불용설(用不用說) 운운하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아요. 다만 이런 통계는 있습니다. 혼자 사는 사람 또는 이혼한 사람이, 결혼해서 배우자와 성생활을 주기적으로 하는 사람보다 노화가 촉진된다는 거예요. 적당히 성관계를 지속해줘야 인체의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방증인 셈이죠.

사회 : 한의사로서 권장하는 적당한 성관계 횟수라도 있습니까?

김경동 : 가정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면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성관계를 갖는 게 좋죠. 저는 환자들에게 그렇게 권합니다. 한의서엔 흐린 날이라든지 천둥 치는 날은 섹스를 피하라고 돼 있는데, 굳이 이에 얽매일 필요는 없어요. 적당한 섹스 시각은 하루의 시간대로 볼 때 남녀가 조금 달라요. 보통 남녀 모두 오르가슴에 오르려면 새벽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만, 한방에선 여성의 경우 밤 10, 11, 12시쯤이, 남자의 경우 새벽 5, 6시쯤 성적 에너지가 가장 충만하다고 봅니다. 때문에 신혼 때부터 조루가 있는 환자들에겐 일부러 섹스 시각을 바꿔보라고 권합니다. 그러면 따로 약을 안 써도 좋은 효과를 보는 경우가 있죠.

사회 : 실례지만 정세희씨도 그런가요.

정세희 : 예, 그런 게 있어요. 제 경우 저녁시간이 좀 지나면 육체적으로 이완이 잘 되지요. 잠들기 직전 같은 기분 좋고 나른한 그런 느낌 있잖아요? 이럴 때가 섹스하기 좋은 시각인 것 같아요.

사회 : 너무 지나치게 성생활을 해도 건강을 해치겠지요? ‘황제의 침실’에서 왕이 궁궐 안을 거닐다 즉석에서 반한 궁녀와 입위(立位)로 섹스하는 장면이 나오던데…. 또 어떤 왕은 100명의 숫처녀를 매일같이 갈아치우다 급사한 경우도 있다는 대목도 나오던데요. 실제 옛날 왕들이 수많은 후궁들을 거느렸고 행차 때마다 연(輦)을 타고 다니므로 운동부족인 경우가 많았을 텐데, 이런 사례들을 사실이라고 봐야 하나요?

김경동 : 그렇진 않다고 봅니다. 과도한 성생활 때문이라기보다는 과로 때문에 왕들이 단명했다고 보는 게 옳을 겁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성생활 때문에 단명한 왕들은 몇몇에 지나지 않아요. 그보다는 하루 20여 차례 회의를 집전했다는 내용이 더 설득력이 있죠. 오히려 왕들은 합궁 날짜를 따로 잡았기 때문에 성관계 횟수가 일반인들보다 더 적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황제의 침실’은 왕들처럼 자신의 몸을 소중히 관리하면서 바른 체위로 적절히 성생활을 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봅니다. 실생활에서 응용되는 체위나 에로영화에 등장하는 체위나 별반 다를 게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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