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인터뷰

“‘뒷돈 거래- 현대 특혜’ 연결고리 있다”

4억달러 대북지원 의혹 폭로한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

  • 글: 이형삼 hans@donga.com

“‘뒷돈 거래- 현대 특혜’ 연결고리 있다”

2/4
-만약 대출이 이뤄진 시점에 남북정상회담이 없었다면 정상적인 대출로 볼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천만에요. 현대상선의 대출용도는 ‘시설자금’이 아니라 ‘운영자금’이었어요. 운영자금은 급전(急錢)입니다. 갑작스럽게 임금을 지급하거나 구매자금이 필요할 때 잠깐 빌렸다가 갚는 돈이에요. 때문에 아무리 큰 기업이라 해도 대개 100억원을 넘지 않습니다. 그런데 현대상선은 무려 40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빌렸어요.

대출서류도 엉망진창입니다. 대출 약정서에 대출서류의 기본 요건인 채무자 주소, 자본금, 업종, 담보제공 계획 등이 누락된 것은 물론, 김충식 사장의 서명조차 없어요. 채무자의 서명이 없다면 김사장 말마따나 현대상선이 돈을 안 갚는다고 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될 수도 있어요. 또 약정서 1조에는 대출한도가 4000억원으로 돼 있는데, 본문에는 40억원이라고 돼 있습니다. 4000억원짜리 대출서류에 숫자를 오기(誤記)한다는 게 말이 돼요? 그것도 동그라미를 두 개씩이나 빠뜨리다뇨.

대출서류에 찍힌 산업은행 직인의 담당자란(欄)이 비어 있는 것도 의문입니다. 문제가 있는 대출이라 나중에 책임질 일이 생길까봐 담당자가 자기 이름을 써넣지 않은 거겠죠. 아니면 대출 담당자도 모르게 4000억원이 대출됐거나.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현대상선의 4000억원 대출신청서 접수번호가 ‘860-1’, 900억원 대출신청서 접수번호는 ‘949-1’이라는 점입니다. 이만한 액수의 대출신청서 접수번호에 ‘-1’ 같은 꼬리표가 붙는 건 상식으로도 이해되지 않아요. 비정상적인 경로로 대출했다가 의혹이 불거지자 뒤늦게 접수대장에 끼워넣었을 개연성이 큽니다.”



-대출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곧바로 북한과 연결시켜도 될까요.

“청와대며 국가정보원 관계자 이름들이 나왔잖아요. 아무리 액수가 커도 단순히 현대에 자금지원만 한 사안이라면 기껏해야 재경부 장·차관 이름 정도나 나왔을 겁니다. 그런데 청와대와 국정원이 왜 거기에 낍니까. 산업은행 총재가 왜 국정원장 면담을 신청하고, 국정원장은 왜 국내담당인 2차장을 제쳐놓고 대북담당인 3차장더러 산은 총재를 만나라고 했겠어요.”

-이번 국감 때 엄의원께서 증인으로 신청한 엄낙용 전총재가 김충식 사장의 발언, 현대상선 대출관련 청와대 대책회의, 한광옥 전 비서실장의 대출압력설 등을 폭로해 파문이 일었는데, 엄의원과 엄 전총재는 전부터 잘 알고 지내는 사이라고 들었습니다.

“같은 영월 엄씨 문중이라 제가 경찰에 있을 때부터 알고 지냈죠. 엄 전총재는 우리 엄문(嚴門)에서 오래 전부터 주목하던 분입니다. 김영삼 정부에선 재경부 차관보, 김대중 정부에선 관세청장, 재경부 차관, 산업은행 총재를 지냈으니까. 저도 문중에서 경찰청장감으로 기대를 모았기 때문에 엄 전총재와 자연스레 어울리게 됐어요. 그렇다고 아주 가깝지는 않았고, 종친회 같은 데서 만나면 세상 돌아가는 얘기나 하는 사이였죠.”

2/4
글: 이형삼 hans@donga.com
목록 닫기

“‘뒷돈 거래- 현대 특혜’ 연결고리 있다”

댓글 창 닫기

2019/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