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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新국가발전 전략 수립을 위한 5대 제언

금융·물류 뛰어넘는 ‘동북아 중핵국가’ 노려라

  • 글: 안석교 한양대 교수·경제학 skan@hanyang.ac.kr

新국가발전 전략 수립을 위한 5대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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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판단으로는 현 정부가 시장의 경쟁규범을 침해하는 관련법과 규제를 시장경쟁 친화적 방향으로 정비한다면 이는 체제의 활력을 회복하는 데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는 업적이 될 것이다.

정부의 제도개혁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사회구성원의 의식 속에 법질서를 존중하는 문화를 배양하는 작업이다. 이는 전자에 비해 훨씬 어려운 과제일 뿐 아니라 단기적인 처방으로 해소하기도 어렵다. 세계 170여개에 달하는 개도국에서 시장경제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시행착오와 혼란을 반복하고 있는 것도 시장규범이 시민사회의 의식에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전이란 단순한 경제적 영역을 벗어나는 ‘사회적 과정(social process)’이며, 법치의 문화와 시민사회의 질서의식을 전제로 한다. 2차대전 이후 한 세대 이상에 걸쳐 세계 1∼2위의 국제경쟁력을 발휘한 독일이나 일본의 사례는 이러한 명제의 정당성을 반증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법과 질서의식은 경쟁력 배양의 제도적 원천이 되어온 것이다. 근대 자유시장경제의 사상적 토대를 제공한 애덤 스미스가 강조한 것도 윤리질서--법질서--경제질서의 상호연계성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드러난 윤리질서와 법질서의 실종은 시장질서의 생성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문제는 과거처럼 정부개입에 의한 공업화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현 단계에서는 기술진보, 생산성 향상과 같은 혁신, 즉 ‘창조적 파괴의 영속적 회오리’를 위한 발전의 동력은 그러한 시장문화의 뒷받침없이 불가능하다는 데에 있다.

둘째로 국가의 발전전략을 마련하는 데 있어 고려해야 할 정책 과제는 실업문제의 해결이다. 실업은 당사자에게 최소한의 인간 존엄성을 박탈하는 ‘자기 마모적’ 질환이며 사회적 긴장과 불안의 원천이다. 특히 청년실업의 증가는 젊은 세대에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확산시킴으로써 사회의 기본가치를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오늘날 선진 공업국가들이 경제성장 못지않게 고용창출에 정책과 개혁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에선 경제성장만으로 실업문제의 해소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데에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정보통신(IT)산업이 성장의 견인차로 작용하는 상황에서는 경제성장의 고용창출 효과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해외 직접투자의 급속한 증가에 따른 산업 공동화(空洞化) 현상은 고용기회의 해외 이전을 촉진시키고 있다. 산업구조별로 보면 제조업 부문의 고용효과는 낮아지는 반면 서비스업 부문의 고용기여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이가 나타나고 있다.

정보산업이 확산되고 성장에 대한 기술진보의 기여도가 높을수록 성장극대화만으로는 완전고용을 실현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여러 학자의 진단에 따르면 지식과 정보중심의 ‘연성(軟性)사회’로 진입하면서 산업혁명 이후 정착된 제조업 중심의 정규 노동계약에 기초한 완전고용 사회는 막을 내렸다. 전통적인 재정의 경기조절 기능을 통한 완전고용의 실현이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와 함께 노동시장의 구조가 단절화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즉, 정보사회의 노동구조는 소수의 ‘프로그래머(programmer)’와 다수의 단순 ‘키 펀처(key puncher)’로 양분되고 그 결과 사회경제적 계층구조 역시 양극화하는 결과가 나타날 위험성이 있다.

이처럼 실업의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고용창출을 위한 정책 역시 복합적이어야 한다. 성장 동력을 유지하면서 노동시장 유연화나 고용중개 기능 활성화와 같은 제도 개혁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에 사회경제적으로 민감한 사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불완전취업자의 정규직화는 그것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사회적 처우를 개선하는 데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노노(勞勞)간’ 합의를 포함한 여러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IT산업과 제조업간의 연계성 강화 및 생산적 3차산업의 육성 등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세대교체 와중에서 혼란 불가피]

셋째, 발전 목표는 사회적 안정과 조화의 정착이다. 여러 가지 징후로 미뤄 보아 이 또한 만만치 않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 경제가 감속성장 단계로 진입함에 따라 분배의 몫을 둘러싼 이익집단간의 갈등이 확대심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고속성장기에 익숙해진, 실질소득의 상승을 관철시키려 한다면 실업의 압력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사회적 불안을 증폭시킬 것이다.

세계화에 따른 구조조정도 그 진행과정에 사회적, 정치적 진통을 동반할 수 밖에 없다. 우루과이라운드(UR) 이후 정부의 대규모 지원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농업은 개방의 충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에 금융, 법률 서비스, 의료, 교육 등과 같은 낙후부문은 개방에 따른 구조조정 압력에 노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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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안석교 한양대 교수·경제학 skan@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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