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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투석’ 의사들 낯 뜨거운 ‘밥그릇 챙기기’… “‘새 생명’에 약 대주지 말라”

  • 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혈액투석’ 의사들 낯 뜨거운 ‘밥그릇 챙기기’… “‘새 생명’에 약 대주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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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투석 치료시 혈액 속으로 들어가는 투석액의 경우도 의사들이 공급을 방해하고 있다고 한다. 새생명측은 최근까지 C제약사로부터 혈액투석액을 공급받았다. 그런데 C제약사측이 갑자기 “더 이상 약을 줄 수 없다”고 통보해왔다. “C제약사 약을 쓰는 개원 의사들이 ‘투석액이 C제약사 제품밖에 없나. 거래선을 바꾸겠다’고 압력을 행사해왔다”는 것이다.

새생명측은 D제약회사에 공문을 보내 약품을 공급해달라고 요청했다. 다음은 공문 내용 중 일부. “혈액투석을 위한 투석액이 필요하여 귀사에 공급을 요청하오니 저희 새생명인공신장실에 원활한 공급을 해주시기 바라며….”

이에 대해 D제약회사는 공급을 거절하는 회신을 보냈다. 새생명측이 공개한 D사의 회신내용이다. “혈액투석액을 전국의 인공신장실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혈액투석액의 절대량이 부족하여 기존의 거래처에도 원활한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새로운 대규모 공장의 건설을 추진중에 있으며 2005년 말쯤 준공, 가동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신규 개설되는 인공신장실에 혈액투석액을 납품하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새생명측은 “우리는 실제로는 도매상을 우회해서 D제약회사의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약이 없어서 못 준다는 말은 변명이다. D사도 의사들로부터 상당한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회사로서는 새생명측에 약을 공급하면 매출이 올라가므로 마다할 이유가 없다. 다만 기존 신장내과 병·의원에 공급되는 물량이 워낙 많다 보니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최근엔 한국신장장애인협회가 소속 장애인 회원들을 동원해 제약회사를 상대로 ‘행동대응’에 나서겠다고 압박했다. 제약회사로선 신장내과 의사들과 신장장애인들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에 빠진 셈이다.

새생명측은 또 “신장내과 전문의들이 후배 전문의들에게 새생명측의 스카우트 제의에 응하지 말라고도 해 전문의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측, “치료비 할인은 불법”

다음은 혈액투석 치료와 관련된 한 의료계 회사가 자체 조사한 ‘새생명인공신장실 사태’의 전모다.

“▲만성신부전증 환자 단체인 한국신장장애인협회에서 자체적으로 인공신장실을 개원 운영키로 함(환자 본인부담금 경감을 통한 편익 제고 목적) ▲원장으로 내과 의사를 영입(법적으로는 문제없음) ▲2월초 4개 제약사에 대해 의약품 공급 요청해옴 ▲개원 의사와의 마찰 배제차원에서 제약사들이 의약품 미공급 ▲ 각 개원의 원장들이 각 제약사에 새생명측에 대해 제품 공급을 하지 말 것을 요구→개원 의사들, 공급시 기존 거래 정지 의사 통보 ▲ 새생명인공신장실은 제약사들에 대해 서면으로 의약품 공급을 요청했으며 일부 제약사들은 서면으로 공급이 어려움을 전달했고 또 다른 일부 제약사들은 구두상으로 공급할 의사를 전하기는 하였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진행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임.”

이 보고에 따르면 2004년 3월말 ‘초 강경’ 입장을 가진 개원의 원장들이 회합을 갖고, 새생명인공신장실이 사용중인 의약품을 제조한 회사에 대해 “거래를 즉각 중지하겠다”는 의사를 실제로 통지했다고 한다. 의사들은 제약사에게 “새생명인공신장실에 의약품을 직접 공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자사 제품 사용을 방치, 묵인한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신장장애인협회 산하 매체에 제약회사 광고가 나갔다. 이에 대해서도 의사들은 “새생명과 관련된 매체에 왜 광고를 내느냐”며 제약회사측에 강하게 항의했다는 후문이다. 2004년 3월말 모 종합병원에서는 신장내과 의사들이 모여 ‘새생명 고사 작전’을 깊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들의 이 같은 집단 행동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새생명측에 따르면 혈액투석 치료가 원활히 이뤄지려면 혈액투석기, 필터, 투석액, 약품(혈압강하제, 빈혈치료제, 비타민제, 칼슘보충제, 영양제, 요독제거제) 등이 충분히 공급되어야 한다. 새생명측 정문갑 본부장은 “혈액투석기가 200대쯤 필요한데 의사들의 방해 때문에 40대밖에 구하지 못했다. 그나마 원하는 제품은 사지도 못했다. 다른 제품 대부분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들의 방해가 계속될 경우 5월로 예정돼 있는 의정부센터의 개소에도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새생명측은 의사들의 ‘집단행동’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주장하지만 이들의 의료 활동에는 아무런 문제점이 없는가.

경기도 한 대학병원 신장내과 교수이자 대한신장학회 이사 E씨는 “새생명측 혈액투석 치료의 질이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혈액투석은 신장 전문의가 하게 되어 있다. 한국은 의사면허증만 있으면 가능하도록 되어 있으나 그럴 경우 의료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저가공세도 서비스 질 하락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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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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