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명대는 지금 개혁의 몸살을 앓고 있다. 학내 소요나 갈등 탓이 아니다. ‘계명-업 2020 프로젝트(Keimyung-Up 2020 Project)’ 때문이다. 지난 7월 취임한 이진우 총장은 취임사에서 “계명-업 2020 프로젝트를 강력히 시행하겠다. 이 프로젝트는 계명 공동체의 뜻을 모아 우리 학교를 명실상부 한국 10위권 대학으로 진입·발전시키려는 야심찬 전략이다. 지금은 계명의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계명-업 2020 프로젝트’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특화 전략. 2020년까지 최소 20개 학과를 선택하여 집중 육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선두권 대학 진입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전국의 대학들은 구조조정과 개혁 요구에 직면해 있다. 신입생이 부족해 학교 운영이 어려운 대학도 속출하는 상황. 이에 각 대학은 저마다 발전계획을 마련하는 등 경쟁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계명대 이승희 기획정보처장은 “신입생이 부족하거나 개혁의 거대한 흐름에 떠밀려 자구책을 강구하는 게 아니다. 우리 대학은 입학정원 5000명에 총 학생수가 2만4000명이 넘어 규모에서 전국 9위를 자랑한다”면서 “지금까지 일궈온 양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향후 10년, 20년을 내다보고 질적 성장을 꾀하는 것이 ‘계명-업 2020 프로젝트’의 탄생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콘텐츠 특성화 산업
계명대의 발전 계획을 대변하는 것이 문화콘텐츠 특성화 사업이다. 문화관광부는 대구와 인근 지역을 디지털 문화(게임·모바일 콘텐츠·디자인) 산업단지로 지정했다. 여기에 총 2700억원을 투입, 200개 기업과 외국기관, 연구소를 유치하여 국내 최대의 문화산업단지로 개발하기로 확정한 것. 이 사업의 추진 주역으로 계명대가 선정되었다. 강문식 홍보실장의 말.
“섬유산업을 계승해 향후 지역발전의 기틀이 될 ‘대구문화산업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계명대는 대명캠퍼스 3만5000평을 사업 부지로 제공했다. 또한 정부와 공동으로 문화콘텐츠산업 인력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인력양성 사업은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NURI) 사업으로 선정돼, 올해 7월부터 4년 동안 총 280억원이 투입된다.”
대명캠퍼스는 세계적인 디지털 문화산업단지로 발돋움하고 계명대는 여기에 필요한 인력을 제공하는 디지털 인재양성 사관학교가 되는 셈이다.
양성사업단이 주관하는 이 사업에는 계명대 문화콘텐츠인력과 디자인·정보 통신관련 7개 학과가 참여하고 있다. 사업단은 지난 7월부터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가 기존 교과과정을 개편하고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우선 관련학과 학생 전원이 의무적으로 해외산업 시찰, 해외 어학연수, 해외업체 인턴십에 참가하는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학기 중에는 영어집중 교육을 실시하고 방학 중에는 외국인과 함께하는 집중 영어캠프도 마련할 계획.

국제화된 디지털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계명대는 세계 유수의 대학과 상호 협의에도 적극적이다. 권업 산학협력단장은 지난 9월6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어바인)를 방문하여 문화콘텐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상호협약을 체결하고 돌아왔다. 권 단장은 “이 대학은 미국에서도 30위권 안에 드는 명문이다. 디지털 문화산업 관련 지명도도 높다. 우리 대학이 디지털 콘텐츠 인력양성에 높은 관심을 보인 반면, UC 어바인대는 문화산업 클러스터에 참여하기를 희망했다”고 말했다.
이 협약 체결에는 디지털산업진흥원장과 대구시 문화산업 담당 공무원 다수가 동행했다. 이번 협약에 학교 밖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