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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백두산 군사기지에 南 관광기 내린다

삼지연공항 보수 위해 아스팔트 2000t 지원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北 백두산 군사기지에 南 관광기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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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는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나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아태)를 거치지 않고 남측 기업과 직접 접촉하는 4~5개 기업 가운데 하나로, 김정일 위원장의 가족이 사업에 간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힘있는 기업’이다. ‘조선의 별’이라는 뜻의 회사 이름도 김일성 주석을 암시하는 말. 1998년 인민군 산하기업인 조선능라888무역회사에서 독립한 코스타는 대북무역 업체 사이에서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사업방식으로 정평이 나 있다.

코스타가 백두산 관광사업 협상에 처음 나선 것은 지난해 초 한국교직원공제회가 백두산 일대의 관광개발사업 플랜을 마련하고 이를 제안하면서부터다. 대북지원사업을 하는 민간단체를 통해 사업을 제의받고 교직원공제회와 수개월간 협상을 진행하던 코스타는 난항에 부딪히자 6월 무렵 대안을 모색했고, 그 결과 떠오른 협상 파트너가 바로 관광공사였다.

그러나 관광공사와의 협상도 순탄치 않았다. 우선 코스타측이 내건 요구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웠다는 것이 협상에 간여한 인사들의 설명이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코스타는 백두산 일대 시범관광권을 주는 대신 380만달러 상당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때 내건 명목이 바로 삼지연공항 활주로 등 이착륙시설의 개보수 비용이었다. 아스팔트용 피치와 관제시설 수리비, 이를 위한 인건비를 모두 합친 금액이라는 것. 그리고 투자액의 절반은 현금으로 달라는 요청도 덧붙여졌다.

그러나 이 요청은 수락하기 어려웠다고 관광공사 관계자들은 말한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100명 내외가 탑승하는 중형 여객기 이상은 이착륙이 어려운 삼지연공항의 규모. 이 경우 매달 주 1회씩 3회를 보낸다고 했을 때 관광비를 300만원 이상으로 책정해도 10년이 걸려야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이는 백두산이 ‘민족의 영산’이라고는 하지만 중국을 통한 루트에 비하면 턱없이 비싼 금액. 평양관광까지 포함하는 상품을 구성한다 해도 관광객을 유인하기는 어려운 조건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협상은 답보상태에 빠졌다.

“삼지연을 개발하라”



양대 노총의 아스팔트 현물지원은 이 같은 답보상태를 푸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일단 코스타측이 내건 초기 투자금의 명목이 삼지연공항 활주로 수리인 만큼, 이를 위한 자재를 민간단체가 무상으로 제공했으므로 투자금액이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으리라는 예상이다. 관광공사는 이와 같은 판단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협상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목상 피치 지원과 백두산 관광은 별개의 사업이다. 남과 북의 주체가 모두 다르고 공식적인 사업목적도 다르다. 심지어 이를 담당하는 통일부 내 부서도 사회문화교류국과 교류협력국으로 나뉜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두 사업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부인하는 관계자는 없다.

이는 북한측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피치지원 협상과 시범관광권 협상에서 직총과 코스타가 동일한 조건을 내건 것만 봐도 이는 분명해진다.

직총과 코스타는 각각 남측 파트너에게 “2004년 이내에 가시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고, 당초 “피치 3000t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초기협상 및 사업타당성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직총과 코스타에게 같은 ‘임무’가 주어졌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양대 노총과 관광공사라는 별개의 창구를 통해 동시에 시도하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피치가 지원된 지금, 북측이 투자요구금액을 얼마나 하향 조정할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그런데도 관광공사측이 상황을 낙관하는 또 하나의 근거는 북한이 이 사업에 기울이는 노력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북한 당국은 ‘연내 결과물’을 재촉할 만큼 서두른 데다, 지난 한 해 동안 삼지연 관광단지화를 위한 준비작업을 빠른 속도로 진행하기도 했다.

‘로동신문’ 등 북한언론에 따르면 북한당국은 이미 1995년 무렵부터 김일성 주석 일가의 ‘혁명사적’이 밀집한 백두산 일대를 관광지구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자금부족으로 인해 삼지연공항 수리 등에 난항을 겪기는 했지만, 지난해 하반기에는 현대식 주택 3000여채를 신축하고 고산지대의 특성에 맞게 ‘봇나무거리’ ‘열매나무거리’ 등을 새로 만드는 등 삼지연군을 ‘수림 속의 휴양도시’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또한 총면적 25만평 규모에 수십 채의 건물과 1000여명 규모의 숙소, 스키슬로프와 스키 점프시설이 들어서 국제체육경기를 치를 만한 규모의 ‘백두산지구 체육촌’을 건설하는가 하면, 삼지연 주변 숲에 근로자각과 대학생각, 소년단각 등 숙박시설을 건설했다. 인근 리명수계곡에는 5개의 수력발전소를 건설해 이들 시설의 전력공급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했다는 조선중앙통신의 보도(2004년 11월16일)도 있었다.

2박3일에 70만~80만원?

금강산이나 평양과는 달리 ‘중국 루트’라는 경쟁자가 있는 백두산의 특성도 남측의 ‘협상력’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지린성 안투현의 얼다오바이허진을 통해 ‘장백산’에 오르는 중국 쪽 관광통로에 한국인들이 붐비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 인천-옌지간 직항도를 이용하는 항공노선이나 단둥이나 자루비노를 경유하는 바다노선이 모두 70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상품화한 지 오래다. 특히 중국은 최근 얼다오바이허진 인근에 공항과 대규모 숙박시설을 만들어 한국 관광객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북한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고, ‘이왕 중국으로 가는 돈, 북한으로 가는 것이 낫지 않으냐’는 논리에 설득력을 보태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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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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