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호

휴식은 대나무의 ‘마디’

  • 김현섭 취업 전문가· 스카우트 대표

    입력2005-02-23 13: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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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식은 대나무의 ‘마디’
    두달 전 전략기획실을 새로 맡게 된 최 부장. 요즘 그에겐 ‘팀 분위기 쇄신’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야근이 반복되다 보니 다음날 지각하는 팀원이 많은 데다 업무시간에 메신저로 잡담을 하거나 게임을 하는 광경도 자주 눈에 띈다. 이런 상황이 되풀이되면서 부하 직원들은 최 부장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야근이 반복되지만 정작 근무시간 대비 결과물은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야근 수당과 식대 등 부대비용이 늘어 관리부의 눈총이 따갑다.

    기업의 ‘틀’이 명확하게 잡혀 있지 않은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최 부장과 같은 고민을 하는 관리자가 적지 않다.

    최 부장이 이와 같은 팀 분위기를 일신하려면 먼저 야근제를 과감히 포기하고 업무 시간 내에 집중해서 일할 것을 장려해야 한다. 회사 입장에서야 집중해서 오래 일하는 것을 바라겠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옳다.

    근무시간 안에 일을 완수할 것을 바라면서 야근 식대와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등 강압적인 방법을 접목하면 처음에는 다소 삐걱거리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업무 효율이 한층 높아질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칼 퇴근’하는 직원들에게 불만을 호소하는 관리자도 있다. 지금의 고위 관리직이나 임원들이 신입사원이던 시절에는 상사보다 일찍 출근해서 상사보다 늦게 퇴근하는 것이 직장생활의 미덕으로 인식됐다. 개인의 사생활을 중시하는 사람은 직장에서 도태되기 일쑤였으며, 야근도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요즘 부하 직원들에게 이런 자세를 요구한다면 매우 큰 괴리를 초래한다.



    요즘 젊은 세대는 일 이상으로 가정을 중시하며, 여가시간 활용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급해도 잦은 야근에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도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업무의 효율성. 야근을 강요하기보다는 정해진 시간 내에 업무를 처리하도록 요구하고, 근무시간에 하던 개인적인 행동도 최대한 제한해야 한다. 결국은 부하 직원도 타이트하게 업무를 마치고 빨리 귀가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기 때문이다.

    양질의 산출물은 오랜 시간 자리에 앉아 있다고 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얼마나 집중해서 일했느냐에 달려 있다. 혼다의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는 휴식을 ‘대나무의 마디’와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마디가 있어야 대나무가 성장하듯, 사람도 쉬어야 강하고 곧게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관리자에게 요구되는 덕목 중 하나는 바로 적절한 휴식과 함께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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