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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본 아파트값 논쟁

‘거품’ 단정은 성급, 2006년 이후 공급 부족할 수도

  • 글: 박합수 국민은행 PB사업본부 부동산팀장 habsoo@yahoo.co.kr

통계로 본 아파트값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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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는 1980년대 후반 일본의 경우에서 보듯, 부동산 가격 상승이 임금을 포함한 모든 물가 상승의 원인을 제공하며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는 점이다. 강남 지역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말 현재 193.1로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167.9와 물가지수 189.5를 상회한다. 강남 아파트가 물가지수 상승률을 초과해 다소 고평가돼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거품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며 다른 지역과의 차별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정도로 이해해야 할 듯하다. 강남은 이미 우수한 교육환경과 차별화된 주거문화, 교통 및 편의시설 등의 영향으로 가격 상승의 탄력을 받아온 지역이다. 특히 우리나라 지도층 대부분이 강남에 거주한다는 사실 자체를 부(富)와 출세의 상징으로 여기는 풍조도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즉, 부유층에겐 강남을 대체할 만한 주거지역이 없으며 강남은 아직도 투자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재건축 아파트 가격의 상승으로 집값이 급등하기도 했다. 부유층의 증가로 인한 고급 아파트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는 물량 부족이 가격 상승을 불러왔으며, 게다가 재건축 규제로 공급이 위축되어 가격이 치솟는 상황마저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아파트 가격은 단기간에 급등했기 때문에 고평가돼 있다고 느껴지는 측면이 크다. 즉, 2001~03년에 나타난 가파른 상승세로 인해 수요자가 가격 상승을 실제 이상으로 민감하게 느끼는 것이다. 1999년 서울지역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가 94.7인데 비해, 2004년에는 167.9로 무려 77%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만 보더라도 이런 사실을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물가지수는 160.6에서 189.5로 약 18% 증가했을 뿐이다. 이렇게 아파트 가격이 물가지수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것은 단기간 급등에 따른 거품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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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3]세계 주택 가격지수
자료 : Susan Wachter ‘선진국의 주택정책과 거시경제 파급효과’, ‘서울국제부동산세미나 2004’ 발표자료

2000년 이후 일본을 제외한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했다([표3] 참조). 이는 금리의 지속적 하락과 소득 증가에 기인한 듯하다. 스페인과 영국, 호주 등은 부동산 거품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듯 부동산 거품논쟁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2004년 6월 보도한 바에 따르면, 1975년부터 2003년까지 소득 대비 부동산 가격 변화율을 환산한 부동산 거품 수치가 스페인 30%, 영국과 네덜란드 25%, 호주와 아일랜드 20%, 미국은 1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최근까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아시아 주요 국가의 국내총생산(GDP)과 주택지수 상승률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GDP 증가에 따른 소득 증가는 주택 구매력으로 연결된다. 또한 아시아 4개국의 2003년 1인당 GDP 수준과 최고급 아파트의 평당가격을 비교해보면, 한국은 1인당 GDP 1만2628달러에 평당 가격 4000만원, 일본은 3만3678달러에 4000만원, 홍콩은 2만2757달러에 5000만원, 싱가포르는 2만1523달러에 2000만원 등이다.

최고 부자들의 집값은?

물론 각국 최고 부유층의 1인당 GDP를 파악하지 않고 최고급 아파트의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그러나 단순 비교만으로도 1인당 GDP가 1만2000달러대인 한국의 최고급 아파트가 GDP 3만달러 이상인 일본이나 홍콩의 고급아파트와 같은 가격대이거나 약간 낮은 수준이라면, 한국의 아파트가 고평가됐거나 이들 나라의 아파트가 저평가돼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부동산을 경기 부양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해왔기 때문에 거품을 제거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2000년 이후 급상승한 가격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 또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원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서울과 미국의 부자동네와 일반 지역의 집값 차이는 어느 정도나 될까. 서울에서 가장 비싼 동네의 아파트 가격은 이미 평당 4000만원을 넘어섰으며 평당 평균가격이 1145만원에 이르고 있다.

평수로만 비교하면 가격 차이는 훨씬 커져서 80평대의 최고급 아파트가 30억원대를 호가하는 반면 33평 일반 아파트의 평균가격은 3억80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미국의 경우 단독주택 평균가격은 약 2억원이지만 뉴욕의 고급 콘도(아파트) 가격대는 10억원에서부터 150억원까지에 이른다.

이러니 각국의 부자들이 살고 있는 최고급 아파트나 주택의 적정가격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들 최고급 아파트나 주택의 가격에는 토지와 건축 및 인테리어 비용 외에 출세와 부의 상징인 특정 지역에 거주하고 싶은 욕구, 즉 일종의 프리미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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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합수 국민은행 PB사업본부 부동산팀장 habsoo@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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