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호

코끝 점 빼야 돈과 섹스 지켜낸다

  • 글: 한동균 성형외과 전문의 www.bestps.co.kr

    입력2005-04-25 17:52: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옛말에 ‘귀 잘생긴 거지는 있어도 코 잘생긴 거지는 없다’고 했다. 반듯한 코가 운명의 중추 노릇을 한다는 의미다. 관상학에서 코와 경제력은 불가분의 관계. 따라서 코는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신체부위다. 24시간 쉼없이 기체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배출하는 코의 운명학.
    코끝 점 빼야 돈과 섹스 지켜낸다

    코의 부위별 명칭

    흔히 교만하거나 도도한 사람을 가리켜 ‘콧대가 높다’고 한다.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으면 세계의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다”는 파스칼의 명언만 봐도 얼굴에서 코가 갖는 주도권을 짐작할 수 있다. 모태를 벗어난 아이는 코로 호흡을 시작하면서 독립적인 생명력을 지닌다. 그러다 숨이 멎으면 죽는다. 생의 시작과 끝을 코의 기능에 철저히 의존하는 셈이다. 동양의 현자들이 호흡으로 신선의 경지에 이르려 한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남자의 수려한 코는 대지 위에 잘 뻗어내린 산맥을 연상시킨다. 그런 코를 소유한 사람은 매사에 막힘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여자의 미려한 코는 맑고 시원스런 눈과 조화되어 고혹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관상에서 코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지만, 얼굴 중앙에 자리잡고 있어 인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다.

    남자는 女亂, 여자는 男亂

    대개 얼굴에 있는 점은 빼려 하면서도 몸에 있는 점은 복점이라며 빼지 않는다. 특히 코끝에 점이나 흠집이 있다면 중년에 손재수가 있거나 재물을 모으기 힘들다. 질병으로 고생할 수도 있다. 이 부위로 재물운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코에 있는 점은 빼야 한다는 게 관상학의 일관된 주장이다.

    필자 자신의 이야기부터 해보자. 코에 점이 생겼다. 코끝 왼쪽에 까만 점 하나가 융기돼 있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자꾸 마음에 걸렸다. 10여 년을 벼르다 레이저를 쏘아 태워 없애기로 했다. 깊은 점이라 두 번에 나눠 빼야 했다. 왜 점을 빼려고 했던가. 복점이 아니라 흉점이라서? 이유는 군색하지만, 코는 재복(財福)을 의미하고, 당시 필자의 재정상태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점을 빼면서 생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자 했다. 자신에게 최면을 거는 효과다. 이른바 상학(相學)의 은근한 부추김을 거역할 수 없었던 셈이다.



    관상학에서는 코와 경제를 불가분의 관계로 설명한다. 자본주의 논리에 가장 근접한 상학의 이론은 코가 주도한다. 얼굴의 한복판에 있어 토(土)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코는 시선의 중심 포인트로 재물창고의 바로미터다. 코에 점이 있으면 지출이 많으며, 남자는 여란(女亂)을 면하기 어렵고 여자는 남란(男亂)을 면하기 어렵다고 한다.

    필자는 관상학을 공부하면서 새로운 눈이 열림을 실감했다. 무슨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토록 오랫동안 코끝에 붙이고 다니던 작은 점(birthmark)에 그렇게 많은 상징과 운이 결부돼 있다는 것을 깨닫고 섬뜩한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관상학이 외형적 생김새를 통해 한 사람의 성격, 체질, 나아가 운명을 추론하는 학문이라고 볼 때 코의 점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만약 이마에 점이 있다 해도 이마는 20세까지를 나타내므로 그때까지 무슨 문제가 있어도 나중에 되돌리면 된다. 그런데 코에 점이 있으면 중년 운에 중대한 영향을 준다. 중년은 남성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중년이 된 후 지출할 돈이 많아지거나 바람기로 인해 금전적 손실이 생긴다는 것이다.

    상학의 고전을 참고해보면 눈썹에서 코까지는 중년 운을 나타내는데, 코의 생김새로 40∼50세의 운을 읽을 수 있다. 금갑(金甲), 즉 콧날개 불룩한 곳에 있는 점은 돈이 나가는 구멍으로 생각하면 된다. 원래 이 금갑, 바꿔 말해서 ‘금고’에는 돈이 들락거리기 위한 출입구로 구멍이 둘 나 있다. 그곳에 점이 있으면 쥐구멍까지 나 있어 재물이 솔솔 새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중년 운에 중대한 영향

    돈뿐만이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섹스도 이곳으로 새나가버린다. 즉 남성이 한 여성에게 충실하지 않고 다른 여성을 사귐으로써 애정의 누수가 일어나는 것이다. 건강과도 관련이 있다. 겉으론 매우 건강해 보이지만 어딘가 생각지도 않은 질병이 있어 건강이 조금씩 나빠지는 것이다. 필자가 코의 점을 빼려 한 이유를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젊은 시절의 바람기라면 봐줄 만도 하겠지만 중년의 바람기는 귀찮은 일이다. 가능하면 이런 남성과는 결혼하지 않는 게 좋다. 여성의 경우라면 가정에 돈이라곤 쌓이지 않는다. 이런 사정을 알고서 코의 점을 뺀 필자의 중년운은 어떨까. 유감스럽게도 아직까지 그 새끼 점이 조금 남아 있어 다시 한번 난관을 겪어야 할 것 같기에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품게 된다.

    그런데 여자 연예인들의 경우는 예외적이다. 코의 점이 매력적이라 더욱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 이른바 인기점을 보면 상학의 이론과 전혀 맞지 않는다. 김희선, 고소영, 이미숙, 이승연, 채시라, 채연, 김현정 등은 약속이라도 한 듯 코 부위에 좁쌀보다 조금 큰 점이 떡하니 윤기 있게(?) 자리잡고 있다. 물론 점의 위치는 개인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상대방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인기 점인 것은 분명하지만 과연 이들의 재물운이 어찌 될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상학의 이론과 견줘봐야 할 대목이라는 말이다. 더구나 이들은 아직 어리다.

    속설이지만, 코는 남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지금도 코가 크면 ‘그것’도 크다고 생각할 만큼 남성의 페니스와 코는 그 생김새와 크기로 함께 취급당한다. 얼굴의 중심으로서 코를 보면 생체 에너지의 세력을 짐작할 수 있다. 코는 관골(광대뼈 부위)과 더불어 활동력을 나타낸다. 코를 볼 때는 반드시 관골과 함께 봐야 정확하다. 관골은 동적 성질의 양기 중심기관이고, 코는 정적 성질의 음기 중심기관이다. 코는 길이, 폭, 높이의 관점으로 분석한다. 코에 감도는 윤기와 색깔도 분별의 포인트다.

    이렇듯 코는 인체의 일부를 상징하거나 길흉화복의 지침으로 활용돼왔다. 특히 코는 얼굴의 중심에서 전체의 균형을 잡아주고, 인상을 결정짓는다. 또 눈이나 입과 같이 인위적으로 표현(변형)할 수 없는 기관이어서 관상학적으로 그 가치를 높이 산다.

    코의 관상을 보기 전에 먼저 각각의 명칭부터 살펴보자. 다음 7가지 부위의 조화가 코의 관상을 결정짓는다.

    인당(印堂) 또는 명궁(命宮) : 눈썹과 눈썹 사이를 말하는데 그 넓이와 도톰한 정도를 따져 관상에 응용한다.

    산근(山根) : 코 뿌리에 해당되는 부위, 즉 콧마루와 두 눈 사이를 말한다. 관상학에선 이곳의 높낮이를 따진다. 코뼈의 시작 부분으로, 주로 지성과 명예심을 나타낸다.

    준두(準頭) : 코의 끝. 의학적으로 비첨부(鼻尖剖)를 말하는데 코끝의 모양에 따라 뭉툭하고 날씬한 코로 분류된다. 자존심과 애정을 나타내는 부분.

    금갑(金甲) : 코의 양 날개로 두툼한 부위다. 재물 또는 재운의 상징. 금갑의 왼쪽 콧방울을 난대(蘭臺), 오른쪽 콧방울을 정위(廷尉)라고 한다.

    법령(法令) : 코의 옆 날개에서부터 볼 쪽으로 내려온 주름을 말한다. 짙고, 길고, 넓은 것을 따진다.

    인중(人中) : 코와 윗입술 사이에 우묵하게 골이 진 부분.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부위로 수명과 관계가 있다고 한다.

    식록(食祿) : 법령과 윗입술을 경계로 그 사이의 전체 면적을 말한다. 식록이 넓고 풍부해야 먹을 복이 있다고 한다.

    코의 관상학

    정말 좋은 코는 크기는 말할 것도 없고 피부색이 햇살이 빛나듯 반짝이는 코다. 약한 사람은 첫눈에 코의 색이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코의 피부색이 희끄무레하면 혈액순환이 좋지 않다고 본다. 28체질론에 의하면 코는 콧구멍이 내장으로 이어진 호흡기이므로 이 부분이 약한 사람은 늘 호흡기질환에 노출돼 있다. 반대로 코가 크면 호흡기계, 즉 폐기능이 좋고, 덩달아 심장도 강하다.

    산근에서 코끝까지 세력이 강해야 한다. 코가 힘차 보이고 콧대가 발달돼 있으면 두뇌의 기능이 매우 비상하다. 이런 사람은 자존심이 세며 성공할 에너지가 있다.

    코의 끝 부분(준두)이 발달하고 콧방울(난대, 정위)이 좋으면 심폐기능이 활발하여 두뇌의 기능도 좋다. 이 경우 판단이 빠르고 실행력이 있어 성공할 수 있다. 산근이 눈썹 사이(인당)까지 뻗어 있으면 심폐와 뇌하수체가 발달해 있다. 이런 코를 가진 사람은 두뇌가 매우 뛰어나며 크게 출세할 수 있다.

    법령은 군주(코는 ‘얼굴의 군주’라고도 일컬어진다)의 명령을 받아 법률을 집행한다는 의미를 지닌 선이고, 해부학적으로는 피부와 근육의 경계 부위로 피부의 골짜기다. 법령의 좌우 폭이 좁은 사람은 법률 적용이 매우 엄격하다. 즉 재판관이나 검사가 되면 좋다. 이런 사람은 정치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도 하는데, 시야가 좁고 융통성이 없기 때문이다. 법령 선이 넓으면 도량이 넓어 아무나 다 받아들인다. 설득력도 있고 건강하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병이 나서 마르면 이 부분이 가늘어진다. 그러나 너무 넓으면 반대로 사람이 너무 느슨해서 좋지 않다.

    이런 얘기는 일반적인 관상학 이론들이다. 다만 그 이론이 심상(心相)과 이어지지 않으면 결코 현실화될 수 없다는 게 통념이다. 심상으로 관상이 만들어지는 것이고, 심상에 따라 관상이 변한다. 그러면 성형은 어느 관점에서 그 보완 역할을 하는 것일까. 필자는 여기에 역점을 둔다.

    YS의 코, DJ의 코

    어떤 코가 관상학적으로 가장 좋은가. 그러한 코를 성형으로 약간 개선한다면 과연 우리가 말하는 복이 올 수 있을까. 성형은 변환이 아니라 개선인데, 어느 정도까지 개선된다는 말인가. 일반적으로 관상학자들은 코를 볼 때 인당에서부터 준두까지 콧등이 곧게 뻗어 있는지, 금갑이 풍부하게 발달해 있는지, 코끝의 색이 살아 있고 적당히 둥글둥글한지, 콧구멍이 너무 넓거나 밖으로 열려 있지는 않은지, 법령이 뚜렷하고 식록이 풍부한지 등을 본다.

    코는 곧고 단정해야 한다. 산근에서 인당까지 콧등이 끊어지지 않고, 곧게 이어져야 한다. 어느 한쪽으로 지나치게 휘거나 콧등에 각이 져 있으면 파란만장한 삶을 산다. 또 성생활에서 이상 체위를 즐기는 경향이 있어 배우자를 피곤하게 만들거나 이별수를 겪을 가능성도 있다.

    관상학에서 여성의 코는 특히 중요하게 다뤄지는데, 여성의 코가 낮아 모양이 흉하면 아내로서 신세가 나쁜 것을 의미하고, 좋은 남편을 만나기 어렵다고 한다. 아내의 코는 남편의 운명까지 지배해 남성이 좋은 상이라도 코의 상이 좋지 않은 여성을 아내로 맞으면 그의 운이 반감된다고 한다.

    이쯤 되면 파스칼이 말한 ‘클레오파트라의 코’는 결코 가볍게 넘길 비유가 아닌 셈이다. 클레오파트라는 죽는 순간까지 위엄을 잃지 않았던 절세미인이며, 마법을 가진 여인으로 기록돼 있다. 옥타비아누스의 군대가 함성을 울리며 알렉산드리아로 입성하던 그날까지 로마의 조롱거리가 되길 거부하던 그녀는 깔끔한 죽음으로 이집트의 파라오다운 위엄을 잃지 않았다. 아무리 힘겹고 어려운 현실이라도 높은 콧대로 자존심을 지키며 사는 게 가장 아름다운 삶이라는 것을 보여준 여인임에 틀림이 없다.

    상학에서 말하기를, 코가 작으면서도 단단하고 적당하게 오뚝한 여성은 가정에서 남편의 재운을 무너뜨리지 않는다고 한다. 남편의 재운을 낭비하지 않고 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아내의 코를 보면 장래 남편이 어찌 될지, 또 가정의 재화가 늘어날지 줄어들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코가 웅대하면 남편의 재운은 매우 좋지 않다. 왜냐하면 코가 큰 여성은 자기 자신이 돈을 벌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가정 전체의 금전 운이 풍요롭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코가 큰 여성은 코가 큰 만큼 독립심이 강하거나 기가 세서 결국 남자를 파멸시키기도 쉽다. 또 코가 크다는 것은 밖으로 나간다는 의미도 있다. 여성의 코는 역사를 바꿀 만큼의 힘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원래 상학에서는 남성은 양, 여성은 음으로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여성의 코는 작아도 알뜰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납작코가 아니라 작아도 보기 좋은 코를 말하는데 만져보면 탄력이 있는 코다. 물론 코가 작아도 들창코처럼 콧구멍이 밖을 향해 있거나 금갑이 너무 빈약하면 문제가 있다. 여성이 코를 성형할 때는 얼굴의 조화를 고려하면서, 지나치게 높거나 뾰족하게 날이 선 코를 지양하고 자신의 얼굴에 맞는 코 모양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준두와 산근은 미학적으로도 수술 중에 가장 역점을 둬야 하는 부위다. 콧방울과 코끝이 만나는 경계 부위는 연부조직만으로 이뤄진 아주 섬세한 조직으로 코 수술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인데, 실제로 관상학에서는 이 부위를 뭉뚱그려놓아 해부학적 위치는 설정하지 않았다. 실제로 이 부위는 위로 들쳐 올라가 콧구멍이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볼 때마다 코의 금갑과 준두의 모양이 계속 마음이 걸렸다. 그러나 그 분은 수술을 하지 않았고 그 모습 그대로 지내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금갑의 세력과 준두의 세력이 커서 코의 관상으로만 볼 때 우세했다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을 돋우고 내려서 콧구멍이 밖에서 잘 보이지 않게 하는 수술이 가능한데 이러한 부분이 관상과 성형이 만나야 할 경계지점이다.

    어떤 코가 아름다운 코인지 수치화할 수는 없지만, 예로부터 예술가들이 추구해온 상대적인 얼굴 분할을 보면 이마의 머리털이 나는 곳에서부터 눈썹까지의 세로 거리, 눈썹에서부터 코와 인중이 만나는 곳, 그리고 코와 인중이 만나는 곳에서부터 턱 끝까지의 길이가 같아 3등 분할의 균형이 있고, 코의 넓이는 내안와, 즉 눈곱이 끼는 곳에서 수직으로 선을 그었을 때 그 사이에 있는 것이 적당하며, 이 넓이는 입술의 3분의 2를 넘지 않아야 미학적으로 우수한 구도였다.

    코의 길이, 넓이와 함께 중요한 것이 코의 각도다. 각도의 미세한 차이만으로도 얼굴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다. 똑바로 뻗은 콧날의 각도를 돌출각이라 하는데, 입술과 코끝의 각도가 여성의 경우 95~105。, 남성은 90~95。를 이루면 아름다워 보인다. 정면에서 볼 때는 비공, 즉 콧구멍이 희미하게 보여야 좋다. 만약 돌출각이 100。를 넘어 120。라면 콧구멍이 상당히 위로 향해 있는 들창코라고 할 수 있다.

    코의 높이는 미간 아랫부분인 비근부로부터 30。 각도로 곧게 뻗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은 우리나라 여성들의 미적 기준에 맞춘 통계이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인종이나 환경에 따라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코의 기준도 달라진다. 인류학자들은 코의 길이나 폭의 차이를 중요시하는데, 그것은 인종 분류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코끝 점 빼야 돈과 섹스 지켜낸다

    코가 나타내는 성격

    코의 형태는 본래 인종, 기후 풍토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한대에 사는 북구인은 코가 높고 길고, 온열대의 흑인은 코가 낮은데 이는 자연환경에 순응한 당연한 결과다. 한대에서는 차가운 공기를 그대로 들이마시면 폐를 상하게 된다. 그래서 콧구멍을 통과하는 동안 따뜻해지도록 콧구멍 주위의 살이 두껍고 당연히 코가 높아진 것이다. 우리 민족의 경우는 똑같은 기후 풍토에서 살면서도 코가 높은 사람, 낮은 사람이 있는데 북방계와 남방계의 혼합형임을 짐작할 수 있다.

    추운 나라 사람들의 코는 찬 공기를 오랫동안 코 안에 담아두었다가 따뜻하게 하는 데 편리하도록 길고 매끈하게 생겼다는 인류학적 견해는 일견 이해할 수 있으나, 중동 사람 혹은 유대인 중에 매부리코가 흔한 것이 그 지방의 뜨겁고 건조한 기후에 알맞게 적응한 결과라고 보기엔 좀 무리가 있다. 또 다른 유전학적 요소가 지배한다고 보아야 타당하다.

    보수적인 긴 코, 눈치 빠른 짧은 코

    코의 길이는 관상학적으로 성격과 매우 관계가 깊다. 예를 들어 코의 길이가 표준보다 길면 성격이 보수적이고 자존심이 강할 뿐 아니라 자기 주장도 강하다. 또 매사에 성격이 치밀하고, 융통성이 부족해 대인관계가 어려운 경향이 있다. 흔히 매부리코나 화살코를 가진 사람들을 자세히 관찰해서 추론해보면 이런 경향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반대로 짧은 코는 타인과 융화하고, 주위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에 능하다. ‘눈치가 빠르다’고도 한다.

    콧구멍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크기도 그렇거니와 밖에서 볼 때 앞쪽으로 열려 있는지, 아니면 안쪽에 숨어 있는지에 따라 길흉화복이 달라진다. 콧구멍이 들려 앞에서 훤히 들여다보이면 재물이 잘 빠져나가 모으지 못한다. 하지만 매부리코처럼 안쪽에 숨겨져 있고, 콧구멍이 작으면 한번 들어온 재물이 잘 빠져나가지 못한다. 한 재산 모을 상(相)이다.

    매부리코는 폐의 양기가 지나치게 발산되므로 성질이 급하고 공격적이며 물욕이 강하다. 건강하지만 사회활동에 독선적 경향이 있으므로 전문직이나 자유업이 적당하다. 콧구멍이 훤히 보이는 돼지코는 양기를 과다하게 발산해 성격이 급하고, 자기중심적이 되어 실패를 자초하는 수가 많다고 한다. 코가 뾰족하면 이지적이고 영리하며, 코가 길면 보수적, 짧으면 순발력이 있다. 콧대에 주름이 있으면 간이 약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렵고, 콧대가 두터우면 몸이 건강하다. 콧대가 높으면 이성에게 도도하고, 낮으면 애교가 있다.

    코끝, 즉 준두는 미용에 있어 코를 대표하는 가장 소중한 부위다. 마치 산봉우리가 멋있게 솟아 있듯, 코끝이 예쁘고 잘생기면 미모뿐 아니라 부귀도 저절로 따라온다. 예를 들면 준두에 살이 동그랗게 풍부하고 피부색이 맑아 윤기가 흐르면 매사에 융통성이 있고 대인관계가 좋다. 남의 호감을 받기도 하고, 반대로 남에게 덕을 베풀어 재산을 모으며 안정된 생활을 한다.

    반대로 코끝이 지나치게 뾰족하고 가늘면 잔꾀에 능해 간교하며, 융통성이 부족하고 아집이 강하다는 평을 받는다. 애정 운도 따르지 않아 고독하거나 배우자와 이별하는 경향이 있으며 부부간 의견대립이 심하다.

    요즘 코끝을 세우면서 지나치게 뾰족하게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는 여성들이 있는데 성형 전에 의사와 상담을 한 뒤 코끝 모양을 어떻게 만들어야 좋을지 고려해야 한다. 눈과 눈 사이, 즉 산근이 두툼하고 깨끗하면 미인을 얻겠지만 이곳에 사마귀나 팔(八)자형 주름이 있는 사람은 자녀가 성공하지 못하거나 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콧방울이 넓은 남성의 페니스는 귀두가 훌륭하다고 한다. 일본의 한 관상학 대가는 3년 동안 목욕탕에서 일하면서 체형과 관상과 음경을 관찰, 연구했다고 한다. 필자의 친우들인 비뇨기과 의사들도 한마디씩 하는데, 대체로 코와 페니스의 크기는 그리 결정적인 인과관계가 없다는 의견이다.

    여하튼 좋은 코를 가진 남성은 건강 운, 금전 운, 섹스 운 삼박자를 공유하는 만큼 여성이 남자를 고르는 경우 코를 보아야 한다고 한다. 좋은 코를 가진 남자를 고르면 그 왕국의 왕비가 된 것과 같은 정도의 가치가 있다. 코, 특히 콧방울이 당당한 남성을 고르는 것이 포인트다.

    요즘은 남자들도 코 성형을 한다. 코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밖으로 드러난 콧구멍을 교정한다거나 휜 코를 바로잡는다. 물론 기능상 문제가 있어서 성형하는 것은 아니고, 대인관계에서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바로잡는 것이다. 좋은 인상을 갖는 것은 곧 타인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자신감을 얻음으로써 운명을 바꿔가는 길의 시작이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쌍꺼풀 수술 다음으로 많이 하는 성형수술이 바로 코 성형이다. 동양의 융비술(隆鼻術)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콧등이 넓고 낮다. 또 코끝이 낮고 둥글며 콧구멍간 거리가 멀고 콧방울도 상대적으로 넓은 편이다. 코끝의 피부도 두꺼워 수술하기가 까다롭다. 따라서 코 성형수술에 대한 생각도 동양인과 서양인이 대조적인데, 동양인은 대부분 오뚝한 코가 세련되고 서구적인 인상을 준다고 하여 코를 높이기를 원하지만, 서양인은 코가 너무 높은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서양에선 코를 낮게 하는 이른바 저비술(低鼻術)이, 동양에서는 코를 높이는 융비술이 발달했다.

    코 성형술은 단지 낮은 코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매부리코를 교정한다든지, 비뚤어진 코를 바로잡는다든지, 코의 손상된 부분을 재건하는 성형술을 다 포함한다. 또 코를 높이는 수술이나 코 미용술이라 해서 무조건 실라스틱 제품을 코뼈 위에 삽입하는 간단한 수술만 있는 것도 아니다. 코를 높이는 수술 중 국소마취로 콧속에 실라스틱을 삽입하는 성형술은 입원도 필요없고 수술 상처도 남지 않는다. 그러나 코뼈 자체를 수술해야 하는 경우 코뼈를 절골시켜 그 위치 및 모양을 다듬어 주므로 대개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입원을 요한다.

    작다고 생각되는 코도 자세히 보면 코뼈 자체가 넓어 낮게 보이는 수가 있다. 이럴 경우 코를 실라스틱으로 높이는 것보다 코뼈 자체를 좁게 모아 콧날을 오뚝하게 세워주는 것이 효과적일 때가 많다. 동시에 코끝도 꽃봉오리처럼 다듬을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사람들은 코 높이는 수술은 간단하니까 아무 데서나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콧날이 곧게 서고 코끝은 버선코처럼 날씬하면서도 약간 둥그스름한 멋진 코를 원한다. 수술만 하고 나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자기 코만 쳐다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막상 수술 후 시일이 지나면 그게 아니다. 자세히 보면 코 아래에 흉터가 보이고, 삽입한 실라스틱은 비뚤어진다. 코끝은 남이 봐도 아슬아슬한 만큼 피부가 얇아져 넣은 실라스틱이 금방이라도 빠져나올 것만 같다. 이런 경우를 임상에서 종종 본다.

    이렇듯 삽입물이 움직이거나 위치가 불만스러울 때는 삽입한 재료를 빼내고 다시 수술함으로써 대개 교정된다. 이런 합병증이나 후유증은 그래도 치료할 수 있고 교정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그러나 삽입한 재료가 피부에 구멍을 내고 밖으로 돌출한 경우는 문제가 심각하다. 피부가 수용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삽입물을 넣어 코끝을 너무 삐죽하게 추켜세운다든지, 코를 길게 한다고 억지로 긴 삽입물을 넣어 끝 피부가 밀려 탱탱해진 경우가 그것이다. 이런 경우 코끝이 벌개지면서 삽입물이 비치기도 하고 감염으로 인해 피부가 뭉그러져 구멍이 뚫리기도 한다.

    이물질 주입, 일생 망친다

    필자는 짧은 코만 아니면 어떠한 교정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신이 주신 피부(살) 조직이 부족하면 그 수술은 쉽지 않다. 큰 것을 줄이기는 쉬워도 작은 것을 조직이나 삽입물을 이용해 크게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다. 일단 구멍이 나면 아무리 좋은 치료를 하더라도 구멍으로 인한 흉을 피할 수 없다.

    더욱 딱한 것은 코끝을 조금만 높이고 여기 조금 저기 조금 간단히 손보면 기막힌 코가 된다면서 이물질을 주입한 경우다. 파라핀이나 실리콘 또는 정체불명의 액체를 주사하면 그야말로 간단하게 코 모양을 바꿀 수 있지만 이것은 평생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후회해도 이미 늦다. 일단 주사한 이물질은 조직 사이로 파고들므로 제거할 수 없고 또 파고들어간 이물질로 인해 손상된 피부와 피하조직은 수술을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때 코 모양만 약간 불만이라면 그대로 견디는 것이 오히려 낫다. 긁어내기 위해 수술을 한다 해도 완전 제거는 불가능하고 코의 피부에 손상을 주면 그때는 정말 회복할 수 없는 큰일이 날 수도 있다.

    어떤 탤런트는 여러 위험을 무릅쓰고 잘못된 코를 재수술받았다. 무려 네 번의 재수술 끝에 지금은 그런대로 거의 완전한 코가 됐다. 얼굴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수술을 하지 않으면 직업적으로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수술을 받았을 것이다. 다행히 나아졌기에 망정이지 머리끝이 쭈뼛 서는 일이다.

    어떤 이유에서라도 불만족스러운 수술로 인해 재수술을 할 때는 몇 가지를 유의해야 한다.

    첫째, 아무리 잘한다 해도 재수술을 하면 할수록 이전 수술의 반흔 때문에 코 모양을 제대로 낼 수 없다는 점이다. 둘째, 수술 시기는 바로 전 수술과 3∼6개월 간격을 두어야 한다. 그래야 조직이 안정된다. 특히 삽입물이 노출된 경우엔 즉시 삽입물을 제거하고 약 6개월 후 재수술하는 것이 안전하다. 재수술로 설사 실라스틱을 제거한다 해도 원래의 코 모양은 찾을 수 없음을 강조하고 싶다.

    관상학은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코만으로 운명을 점치는 비상학(鼻相學)은 18세기에 발달했다. 못생긴 코로 인해 조롱을 당하면 이것이 인성발달에 영향을 주고, 이러한 반복적인 행위가 개인의 행동에까지 변화를 준다는 것이다. 행동의 변화는 곧 운명을 변화시키고, 이에 따라 축적된 통계적 추론에서 비상학이 성립했다.

    이상하게도 관상학에서 코는 눈과는 다른 관점의 대상이다. 눈이 90이고 코가 8이면 입과 귀를 각각 1로 보는 것이 대체적인 관상의 분할구도다. 흥미로운 것은 돈과 가장 밀접한 관상의 포인트를 코로 설명한다는 것이고, 따라서 코는 가장 자본주의적이다. 굳이 따진다면 어느 것 하나 중요치 않은 것이 없지만, 눈에 대한 관상학이 미학적 관점의 분석이 강하다면 코는 기능적 관점이 더 우세하다.

    24시간 쉬지 않고 기체에너지를 받아들이고 배출하는 기관이 바로 코다. 체질론에 따르면 코는 기체에너지를 받아들이면서 우주에너지를 받아들인다고 한다. 따라서 동양적 수행의 99%가 호흡에 관여하는 코와 연관된 것을 주목해야 한다. 기(氣)의 중심이 바로 코인 것이다.



    코 모양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의 공통적 질문이 ‘성형을 해서 코 모양을 바꾸면 운명이 바뀌느냐’는 것이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얼굴 모양으로 운명을 판가름하는 것은 후천적인 면이 강하다.

    관상학자들도 이 점에 대해 동의한다. 성형을 하면 운명을 바꿀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과나무가 사과나무가 될 수는 없지만 가지치기를 하거나 박토에 거름을 주면 더욱 많은 과실을 거둘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한다. 결국 성형을 통해 개인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자신감 있게 사람을 대하면 대인관계가 좋아지며 그럼으로써 인간의 운명도 바뀐다는 것이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