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지어 어떤 이는 ‘섹스라는 건 예전부터 기생이나 창녀가 관심을 가졌던 것’이라고 섹스에 대한 담론을 아예 묵살하기도 한다. 또 부부의 섹스가 남편들이 자조적으로 이야기하는 ‘시체놀이’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도 많다(여기서 시체놀이란 섹스의 시작도 남성이 제의하고 행위 중에도 남성만이 움직이고 노력할 뿐 여성은 그저 누워서 천장만 바라보는 것 같은, 일방적인 서비스를 받는-사실 그 여성은 자신의 성적 흥분이나 만족에 몰입하기보다는 아내라는 의무를 다하고 있는-전혀 의지가 없는 성행위를 말한다).
섹스는 야하고 음탕하며 노골적인 어떤 특별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우리들이 사랑하는 이와 사랑의 표현을 나누는 일상적인 생활이며 사랑하는 사람들이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필요한 소통의 한 방법이다. 부부 사이의 친밀감을 높이는 데 섹스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마음이 함께하는 섹스라는 기본 전제가 붙는다.
평소 필자는 부부들에게, 그것도 나이 들어가는 부부들에게 섹스를 더 자주 하라고 권한다. 여기서의 섹스는 꼭 성기 삽입의 섹스가 아니라 서로 손을 잡고 안마도 하고, 포옹하고 쓰다듬고, 부드러운 애무도 주고받는, 즉 마음과 몸이 함께 통하는 넓은 의미의 섹스다.
필자는 되도록 성을 멋지고, 고급스럽게 그리고 아름답게 구현할 수 있기를 소망하고 그것이 우리를 더욱 행복하게 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여성들이 섹스에 대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오해를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오해1] 오르가슴은 꼭, 그리고 늘 느껴야 멋진 섹스다?
오르가슴에 대한 환상은 끝이 없다. 특히 여러 매체가 부추기는 ‘오르가슴에 대한 환상’이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다. 그러나 꼭 오르가슴을 느껴야 멋진 섹스일까?
답은 ‘NO’다. 오히려 오르가슴은 보너스다. 보너스가 자주 나오면 좋긴 하겠지만 그 기쁨은 점점 옅어질 것이다. 사실 섹스를 할 때 여성은 매번 오르가슴에 이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우리가 하는 일상적인 섹스는 정상이다. 그리고 섹스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내가 좋으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남들이 어떻게 하든지 우리 두 사람이 만족하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오르가슴이라는 실제적 감각을 느끼지 못해도 두 사람이 그들의 섹스에 만족한다면 멋있는 섹스인 것이다. 다만 매번 오르가슴을 느끼진 못하더라도 오르가슴의 느낌을 알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있다.
여성이 가진 성기능 장애 중 가장 많은 것이 오르가슴 각성장애다. 이는 오르가슴에 오르지 못하는, 즉 느끼지 못한다는 것인데, 대부분 오르가슴의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내가 당신을 꼬집는다’ 했을 때 실제로 꼬집혀봐야 얼마나 아픈지 알 수 있다. 오르가슴 느낌을 알려면 자위행위를 해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자신의 성감대가 어디인지, 어떻게 하면 쉽게 오르가슴에 오를 수 있는지, 실제 내 오르가슴의 느낌은 어떤지 체험해보는 것이다.
그런 후라면 사랑하는 이와 섹스할 때 번번이 오르가슴에 오르지 않더라도(오르면 좋기야 하겠지만), 정말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확인했다면 아쉬워할 것이 없을 것이다. 못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여성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섹스의 진정한 미덕이 늘 숨넘어가도록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오르가슴을 비롯한 나의 성적인 흥분과 감각, 만족에 대한 신호를 파트너에게 적극적으로 보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