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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후원자 문병욱 ‘채무탕감’ 논란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대통령 후원자 문병욱 ‘채무탕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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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빌딩 매입가 390억”

신한측엔 2000년 10월부터 현재까지 19회에 걸쳐 407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앞으로도 공적자금이 9회 더 들어갈 예정이다. 신한측의 부실채권은 세금으로 메워지는 셈이다. 신한측은 예금보험공사, 금융감독원 등 정부의 감독대상이다.

반면, 심평원측은 “한국감정원이 책정한 빌딩 감정가가 416억원이다. 그래서 2차 경매 최저낙찰가(331억원)보다 높은 390억원을 주고 샀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평원이 산 가격은 신한측 감정가(250억원)보다 140억원이 더 높다.

같은 시기, 같은 빌딩에 대해 한 공공기관은 2차 경매 최저낙찰가보다 59억원 비싸게 사주고,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은 정반대로 빌딩의 가치를 2차 경매 최저낙찰가보다 훨씬 더 낮게 잡아 14억원의 채무를 사실상 탕감해준 것이다.

심평원은 얼마 전 서울 마포에서 서초동 보나벤처타운빌딩으로 본사 이전을 마쳤다. 그런데 최근 공공기관 지방이전 발표에 따라 심평원은 본사를 충청도로 또다시 옮겨야 한다.



빌딩 매입 당시에도 심평원은 자사가 지방이전 대상 기관에 포함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정부는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할 땐 서울의 본사 사옥을 매각해야 한다”는 원칙을 밝힌 바 있다. “서울 지사가 비대해지는 역기능을 막자”는 취지에서다. 다음은 정부 방침과는 반대되는 심평원 자체 보고서 내용이다.

“우리 원은 신사옥 건물을 구입한 후 본부 지방 이전시 본부 업무가 서울지원으로 대폭 이관이 불가피하므로 서울지원이 입주하는 것으로 심의받음.”

심평원 보고서에 따르면 심평원은 ‘회의공간, 휴게공간 부족’을 신사옥 매입의 이유로 제시했다. 그런데 같은 보고서에서 “현 사용 사무실 면적은 3500여 평이나 보나벤처타운 건물은 약 3300평”이라고 밝혔다. 이전하면 공간이 오히려 더 좁아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심평원 보고서는 “규모 있게 배치하면 입주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심평원의 보나벤처타운 빌딩 매입 최종 허가권자는 김화중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현 노무현 대통령 특보)으로 심평원의 보나벤처타운 빌딩 매입은 보건복지부와 산하 기관들까지 적극 나서지 않았으면 어려운 일이었다. 심평원은 본사로 쓰던 심평원 소유 서울 마포 건강보험회관 내 사무실(심평원 추정 150억원)이 팔려야 보나벤처타운(주)에 매입대금을 원활히 지급할 수 있는 상황. 결국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는 건강보험관리공단이 이를 모두 매입했다.

빚은 안 받고, 비싸게 사주고?

건보 내부에선 심평원의 이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평원의 서초동 빌딩 매입이 부동산 투기 목적이 아니라는 전제하에서, 의료보험 행정을 공동 집행하는 건강보험관리공단과 심평원 간엔 업무 공조가 ‘엄청나게 빈번한’ 상황이므로 같은 건물에 있는 심평원이 굳이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갈 공익적 이유가 없다”는 시각도 있었다.

정부산하 공공기관은 안 사도 될 건물을 비싸게 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같은 시기, 정부 영향력이 미치는 금융기관은 가압류 해지를 안 해도 되는데 해지해 14억원을 손해봤다. 이에 따른 이익은 모두 보나벤처타운(주)으로 돌아갔다.

신한측은 “외부의 지시는 전혀 없었으며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자체 판단에 따른 합리적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측은 “계약 하나하나까지 우리가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심평원 측은 보고서 등을 통해 “독립 사옥 보유는 심평원의 숙원사업이었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적정 가격에 구입한 것이며 특혜의혹은 일절 없다. 신 사옥 구입과 지방 이전은 무관하다”고 말했다.

보나벤처타운(주)은 문병욱 썬앤문 회장이 실소유주인 것으로 알려져왔다. 취재 결과, 2003년 9월 문병욱 회장은 김성래 전 썬앤문 부회장에게서 보나벤처타운(주)을 양도받는 합의서를 체결했다. 2004년 보나벤처타운(주)엔 문 회장의 동생이 이사로 등기돼 있었다. 현재 썬앤문에서 근무 중인 보나벤처타운(주)의 최모 당시 대표이사는 “김성래씨로부터 보나벤처타운(주)을 떠안게 돼 우리도 손해를 많이 봤다. 아직도 빚이 남아 있다. 문 회장은 계약 문제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05년 6월 대법원은 문 회장에 대해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및 벌금 10억원을 선고했다. 문 회장은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 진영에 1억5000만원, 한나라당 진영엔 2억원의 불법자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아왔다.

신동아 2005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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