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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CEO’ 초대석 ⑥

‘나무 심는 사람’, 김영남 SK건설 임업부문 사장

“육림은 백년대계, 사람 키우듯 숲 가꿔야죠”

  • 이남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사진 김성남 기자

‘나무 심는 사람’, 김영남 SK건설 임업부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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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임업은 이익사업보다는 산림녹화와 조림을 통해 발생한 수익금으로 장학금을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호흡이 길지 않으면 하기 힘든 일’이란 걸 염두에 뒀기에 꾸준히 나무를 심고 가꿀 수 있었던 거죠. 덕분에 30년 전만 해도 민둥산이던 곳이 생명이 숨쉬는 숲으로 변하지 않았습니까.”

-SK임업이 가꿔온 숲은 모두 수도권 밖에 있습니다. 어떤 원칙으로 나무를 키울 임야를 선정했는지, 사업소마다 어떤 나무가 자라는지 궁금합니다.

“SK임업 출범 당시 임지 선정에 대한 논란이 있었죠. 일각에서는 부동산 가치 를 고려해 수도권 근처에 임야를 확보하자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최종현 회장께서 ‘나무 심기는 땅 장사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지역주민과 국가에 이익이 되도록 산간 오지의 황무지를 선택하셨죠. 1970년대 당시 조림작업에 참가한 지역주민들이 ‘대기업에서 일자리를 줘서 아이들 뒷바라지하고 집도 짓는다’며 고마워했다고 합니다.

1975년, 1000ha에 이르는 충주 인등산에 가래나무, 자작나무, 느티나무 등을 심었어요. 가장 먼저 심은 수종(樹種)이 가래나무인데, 고급 가구재로 쓰일 정도로 재질이 뛰어납니다. 천안의 대지 500ha에는 호두나무, 흑호두나무, 자작나무가 자라고 있고요. 1980년대부터 조림을 시작한 충북 영동지역 2500ha에는 자작나무, 루브라참나무, 흑호두나무가 자라고 있어요. 경기도 오산의 경우 임야 면적이 60ha인데 소나무, 구상나무, 메타세쿼이아 등을 키웁니다.”

-수종을 선택하는 데도 특별한 원칙이 있었나요?



“물론이죠. 1970년대 정부는 산림녹화를 위해 상록수를 권장했지만, 우리는 산소 배출량이 많고 미관이 아름다우며 경제성이 높은 활엽수를 심었습니다. 속성수를 키워 얻는 조기 수익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부가가치가 더 높은 특용 활엽수를 조림하기로 한 겁니다. 그래서 충주지역을 국내 유일의 특용 활엽수 인공림 단지로 가꾸고 있습니다.

퀴즈를 하나 내볼게요. 팔만대장경이 무슨 나무로 만들어졌는지 아세요? 합천 해인사에 가면 ‘팔만대장경은 자작나무로 만들어졌다’고 씌어 있지요. 하지만 사실은 자작나무만 재료로 사용된 게 아니에요. 산벚나무, 돌배나무도 재료로 쓰였지요. 이런 활엽수들이 섬세한 조각을 만드는 데 훨씬 적당합니다.

반면 소나무는 세포가 굵은 편이에요. 침엽수의 경우 나이테가 선명해서 섬세한 조각을 하기 어렵습니다. 각 지역의 기후와 토양도 고려해 나무 종류를 선택했어요. 자작나무는 서늘한 지방에서 잘 자라 북쪽 지방에 심은 나무가 남쪽의 것보다 잘 자라더군요.”

조경사업과 ‘우리숲’ 호두

SK임업의 조림사업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따랐다. 1989년 정부가 기업의 부동산 과다보유를 규제하면서 ‘기업이 부동산을 왜 이렇게 많이 갖고 있냐’며 매각을 요구한 것이다. 이때 SK임업의 장학조림 사업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최종현 회장이 약 1000ha의 임야를 충남대에 기증하는 한편, 부동산 투자를 위해 땅을 구입한 것이 아님을 정부 당국에 충분히 설명해 매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현재 충남대에 연습림으로 제공한 이 임야를 SK임업이 관리하고 있다.

-사회 공헌도 좋지만 기업의 최대 목적은 이윤 창출 아닙니까. 조림사업만으로 돈을 벌긴 어려울 텐데요. 흑자를 내기 위해 또 어떤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까.

“사재를 털어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엔 한계가 있지요. 처음 조림사업을 시작할 때는 이윤을 남기지 않고 철저하게 투자만 이뤄졌어요. 나무를 심어 키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니까요.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바로 조경사업입니다. 공원, 가로, 아파트, 생태 등을 아름답고 쾌적한 환경으로 꾸미는 사업에 뛰어든 거죠.

또한 숲을 가꾸며 얻는 부산물로 수익을 올립니다. 예전에는 사과 과수원을 운영해 소득 창출을 모색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 사업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열매를 생산하려면 비료를 주고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는데, 인력이 턱없이 모자랐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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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사진 김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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