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담도 사업(복합 해양레저시설 건설) 조감도.
문건에 따르면 싱가포르 기업인 이콘(ECON INTERNATIONAL Ltd)과 현대건설,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 3자는 1999년 8월 행담도개발(주)을 설립했다. 지분은 이콘이 64%, 현대건설이 26%, 도공이 10%다. 이콘은 100억원을 투자했다. 도공은 땅(행담도)을 대고 도로 등을 설치하는 조건이었다.
사업 목적은 서해대교가 지나는 바다 위의 섬 행담도에 휴게소(2000년부터 운영 중), 호텔, 해양 테마공원, 실내해수욕장, 해양수족관 등을 건설하는 것(조감도 참조). 행담도 주변 바다(공유수면) 7만4200평을 매립하는 공사도 함께 진행한다고 돼 있다. 예상 총 사업비는 5000억원이며 휴게소를 제외한 시설은 2008년 12월 완공이 목표다. 행담도 휴게소는 현재 심모씨가 운영하는 J사에서 임차해 운영하고 있다.
행담도개발(주)의 지분 구조는 여러 차례 바뀌었다. 우선 이콘은 행담도개발(주) 설립 직후인 1999년 9월22일 한국지사 격인 이케이아이(EKI·ECON KOREA INVESTMENT)를 만들어 행담도개발(주)의 지분을 이케이아이로 모두 넘겼다. 이케이아이의 지분은 물론 이콘이 100% 갖게 됐다. 2002년 이케이아이는 현대건설의 행담도개발(주) 지분 26%를 모두 인수했다. 현대건설이 행담도 사업에서 손을 뗐다는 의미다. 싱가포르 회사의 자회사인 이케이아이(지분 90%)와 도공(10%) 양자가 이 사업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같은 해 이케이아이는 자사 지분 중 58%를 JJK사에 팔았다. JJK는 김재복씨가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로, 그의 영문 이름을 따서 회사명을 지은 것이다. JJK는 이케이아이 지분 58% 인수 대가로 이케이아이에 120억원을 지급했다. 120억원은 경남기업측이 김씨에게 제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행담도개발(주) 지분 90%를 소유한 이케이아이의 지분구조는 JJK가 58%, 이콘이 42%가 됐다.
2005년 2월 이케이아이는 8300만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정확히 얘기하면 이케이아이의 네덜란드 법인인 이케이아이B.V.가 발행했다. 한국 법률로는 자본금 100억대 기업이 800억이 넘는 돈을 외부에서 끌어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럽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유럽법의 적용을 받아 돈을 조달하려 한 것이다.
이케이아이의 회사채 8300만달러는 2005년 2월 정보통신부 산하 우정사업본부(6000만달러)와 교원공제회(2300만달러)가 모두 사줬다. 2009년 5월6일 이케이아이가 이자를 쳐서 1억500만 달러를 정보통신부측과 교원공제회에 돌려주는 조건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행담도개발(주)의 양대 주주인 이케이아이와 도공은 “행담도 개발이 실패했을 때 정보통신부측과 교원공제회에 제공해야 하는 1억500만달러는 모두 도공이 부담한다”는 양자 협약을 맺은 점이다. 행담도 개발이 성공하면 도공은 10% 지분에 상응하는 이익만 가져갈 뿐이다.
회사채 발행을 통해 행담도개발(주)의 자본금은 총 966억원이 됐다. 이 돈은 현재 공사에 투입되고 있다. 예상 사업비가 5000억원이므로 행담도개발(주)은 자본금 966억원을 바탕으로 또 한번 대규모 투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