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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언

한미동맹 난제를 푸는 세 가지 ‘묘수’

▼ 전략적 유연성 조건부 인정 ▼ 작전통제권 단계적 환수 ▼ 대북정책 협의체로 공동보조

  • 박건영 가톨릭대 교수·국제정치학 think@catholic.ac.kr

한미동맹 난제를 푸는 세 가지 ‘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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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군사전략상의 근본적 변화에서 도출되는 논리적 결론은, 현재와 같은 주한미군의 구조와 성격은 냉전의 유제(遺制)로 궁극적으로는 유지할 수 없으므로 주한미군의 역할은 세계적·지역적 분쟁에 효과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한국이 주한미군에 대해 ‘한반도-범위 억지력(抑止力)’으로만 계속 남길 바란다면 미국은 한미동맹을 자국 군사자원의 합리적 사용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북한에 비해 압도적인 군사력을 보유한 남한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화를 반대한다면 미국은 한미동맹이 한국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하다고 불만을 터뜨릴 것이다.

반면 한국 정부 일각에서는 한반도 밖에 있는 미군의 한국 유입(flow-in)은 환영하지만, 주한미군의 유출(flow-out)은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도 “만약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 주일미군을 한반도에 투입하는 데 대해 일본이 반대한다면 한국은 이를 받아들일 것인가” 하고 되물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입장은 무엇인가. 전략적 유연성은 대만해협, 동중국해, 그리고 북한과 관련해서도 중대한 정치적·안보적 함의를 갖는 개념이다. 사실 한국은 중국을 봉쇄하거나 북한을 징벌하려는 미국의 정책이나 조치에 연루되는 것을 기피해왔다.

결국 경제가 중요한 요인이다. 일부 한국인은 중국을 ‘새로운 미국’이라고 부른다. 한중간 교역은 관계정상화 이후 10년간 10배로 증가했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은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뀌었다.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3대 대중(對中) 투자국이 됐다.



韓中간 전쟁 발발 가능성

또한 한국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주변 어느 나라보다 북한에 대해 영향력이 큰 중국과 선린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 한국은 통일한국이 중국에 적대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중국이 가질 때만 비로소 한반도의 평화통일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전략적 유연성에 동의하지 못하는 더욱 중요한 이유는 한국과 중국 사이에 원하지 않는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 때문이다. 대만해협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미국은 주한미군(주일미군과 함께)을 파병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미국의 병력 증원노력을 방해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해 한국내 주한미군 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개연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한국은 중국에 대해 자위권을 발동하지 않을 수 없다.

혹자는 경제발전을 최우선 국가 목표로 삼고 있는 중국이 미국과 한국, 또는 일본과의 전면전을 무릅쓰고 대만해협에서 분쟁을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가 한국을 중국과의 원하지 않는 전쟁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우려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전쟁이 반드시 합리적이고 전략적인 계산에 따라 발발하지는 않았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중국과 다른 열강이 전략적 관점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전쟁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한미동맹이 한국의 최대 안보자산이지만 국가의 생명보다는 덜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한편 한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정당화하는 이유로 미국이 제시한 주일미군의 한반도 유입과 관련한 반문에도 대답해야 한다. 한국은 주일미군에 전략적 유연성을 허용한 일본의 결정이 같은 사안이라 해도 한국의 결정보다 훨씬 쉬운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한국이 내세울 수 있는 근거는 북한의 군사력이 중국의 군사력과 비교되지 않고, 북일관계는 한중관계와 비교되지 않으며, 중국은 정복 불가능하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아 전쟁 후 복수심에 불타는 북한을 다시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등이다.

중국과의 이러한 안보·경제·정치적 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이 침략전쟁을 일으킬 경우를 제외하고는, 중국의 분쟁지역에 주한미군을 파병하려는 미국의 일방적 결정을 한국이 지지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중국과의 분쟁에 대한 한국의 거부감은 한국 집권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4년 여론조사 결과에도 명확히 드러난 바 있다.

한국이 향후 외교통상 관계에서 어느 나라에 우선권을 둬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여당 의원의 63%가 미국이 아닌 중국을 지목했다. 한국의 이러한 태도는 미일군사협력에 적극성을 띤 일본의 태도와는 상반되는 것이다. 2005년 3월 일본은 대만해협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미국과의 공동 전략목표임을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한중관계는 중일관계와 크게 다르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중국과 일본 양국의 역사적 불신, 영토분쟁, 그리고 양국이 서로 느끼는 군사적 위협 등은 최근 ‘동북공정(東北工程)’으로 야기된 한중 갈등의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다. 무엇보다 한국과 달리 일본은 통일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계산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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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영 가톨릭대 교수·국제정치학 think@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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